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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치의 죽음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2
레프 톨스토이 지음, 이순영 옮김 / 문예출판사 / 201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톨스토이의 작품을 오랜만에 보았다. 삶과 죽음에 대한 주제를 다룬 작품 중 이번에 만난 책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이다. 죽음
앞에서야 진실한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이반 일리치의 삶을 바라본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문예출판사
고위 공무원의 아들로 태어난 이반 일리치는 성공가도를 달리는 인물이다. 요즘 이야기
하자면 금수저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적당히 품위있고, 성공에 대한 야망도 있으며, 일도 열심히 하면서 살았던 그의 삶을 죽음 앞에서
돌아보게 되는 이야기다. 그의 장례식으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그가 태어나서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 속에 우리가 가진
거짓, 위선, 가식등을 그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드러내고 있다. 그의 삶은 평탄해 보이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무엇인가 결여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특히나 주변인물들과의 관계는 허탈함을 느끼게 한다. 가끔 내가 생각하는 타인과, 타인이 생각하는 내가 서로 다르듯이 일리치가 깨닫게 된
그들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삶을 반성하게 해준다. 이는 작가 톨스토이가 가졌던 생각 -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의 자기반성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를 깨닫게 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일리치의 인생을 바라보면 아내의 임신이후 변화, 승진 누락의 좌절과 같은 사소한 것들을
기점으로 가볍게 당한 부상이 그를 돌이킬 수 없는 죽음으로 이끄는 최고점이 된다. 이는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를 마련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필요한 것은 진심이 담긴 위로와 걱정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왜 사람은 죽음에 이르러서야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되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원래 인간은 이기적이기 때문일까? 작가의 말처럼 죽음에 이르러서야 진정한 자기반성이 이루어지는 것일까. 이반 일리치을 나의 주변에는
나를 진정으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생긴다. 그래서 치열하게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가끔 휴식이 필요하고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타인의 시선에 익숙한 모습에서 벗어나 본 모습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면 죽음 앞에서 좀 더 겸허하게 자신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이반 일리치는 죽음에 이르기까지 보여주는 그의 심리적 갈등은 삶에 대한 그의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하지만 결국 어둠이 곧
빛이 된다는 것, 죽음이 다가왔다면 거부하지 말고 받아들이는 것이 스스로를 편하게 만드는 것임을 보여준다. 삶과 죽음은 반대되는 것이 아니고
동일한 것임을 이야기 하고자 한 소설인 듯하다. 삶과 죽음의 경계선에서 보여주는 이반 일리치의 모습은 진정한 삶이 무엇인지 한 번쯤 생각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삶과 죽음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는 소설이라 읽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