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브
손원평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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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몬드>로 깊은 인상을 받은 작가이다.

제목의 <튜브>는 내가 알고 있는 그 '튜브'일까? 왜 제목이 튜브인지... 궁금증이 드는 책이다.

[프롤로그:추락]으로 시작하는 페이지
"더럽게 차갑군." 뭐지? 첫 문장이 알쏭하다.
김성곤 안드레아 의도치 않게 삶의 2막을 시작하는 인물. 죽음도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남들이 보기에는 정말 운 좋은 남자.
"좋다고 하기엔 그저 그렇고, 나쁘다고 보기에도 심히 시시한 이곳의 이름은 바로 현실이었다. 그리고 바라는 대로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삶은 오늘도 어제와 같다."(p.29) 현실에 대한 김성곤의 표현이다. 하루하루 매일매일이 설렐수는 없지만, '오늘도 어제와 같다.' 라고까지 이야기하는 그를 어떻게 보아야할까.

단순히 전 알바를 하던 피자가게의 사장을 만나게 된 진석. 80년대 팝 마니아, 빌보드 차트를 장식던 그룹의 노래와 역사, 멤버들의 특징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줄줄 읊을 수 있는 그를 사람들은 '아싸'라는 단어로 그를 움추리게 했다.
그런 둘이 만나다.
"진석은 친절과 격의 없음을 가장해 무례한 질문을 던지는 게 꼰대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p.81~82)

서로 다시는 볼 일 없을거라 생각한 둘은 한 마디 던지고 받았던 전화번호로 카세트 테이프로...

성곤의 셀카를 보고 궁금해 하는 진석에게 성곤은 말한다. "작고 의미 없어 보이는 것들로도 삶이 바뀌지 않을까"(p.101)한다고. 자세를 고치고 나면 무얼할꺼냐는 진석의 질문에 "난 동안 뭘 할 때마다 늘 목표를 생각했거든. 근데 그 목표들이 순수하지가 않았어. A는 B를 위한 행동이고 B는 C를 위한 행동이었을 뿌이었으니까. 그랬거단? 근데 그게 다 부질없게 느껴지더라. 최종 목표가 무너지면 중간에 했던 A부터 Z 가 전부 무의미해지더라고. 그래서 이제 그렇게 거창한 목표 같은 걸 안 세우기로 했어. 행동에 목표를 없애는 거지. 행동 자첵 목표인 거야."(p.102)라고 말한다.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성곤이 이해되지 않는 진석. 그러나 그들은 서로를 응원하며 달라지려 노력한다.

튜브는 수영을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생명과도 같은 물건이다. <튜브>의 성곤과 진석이 어찌보면 서로가 서로를 위한 튜브가 된 것은 아닐까.

성곤이 만나는 진석, 아내 란희, 딸 아영, 학원버스운전사 '박실영' 을 통해 그의 삶은 조금씩 조금씩 가라앉는 물 속에서 튜브를 만난 것 같다.

내 주변에 나에게 튜브가 되는, 아니 내가 그들에게 튜브가 되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고자 오늘도 힘차게 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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