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맛 사탕 사탕의 맛
김소희 지음 / 길벗어린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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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라는 관계 속에서 청소년들은 보호를 받고 있을까? ‘세상은 그런 거야, 너만 왜 유독 힘들어해. 적응해야지라는 말이 얼마나 폭력적으로 들리는지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아동 폭력과 여성 폭력, 학교 폭력은 이슈화되고 있으나, 그에 비해 가정 내 청소년 폭력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아직 미성숙하나 자신의 일은 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일까? 보호가 필요하지만 자립을 할 수 있다는 착각 때문일까?

 

김소희는 만화와 일러스트를 그리는 작가이다. 2018년 자전적 성장 만화 <반달>, <자리>를 출간했다. <민트맛 사탕>사탕의 맛시리즈 중 하나이다. 예쁜 민트색 배경에 핸드폰 속 아이들... 표지부터 궁금증을 일으킨다.

 

책은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방치된 솔이와 희진이, 그리고 선생님이 캔디 스타에서 만나 서로 친구가 되며 성장해 가는 이야기이다. 나는 무중력의 우주를 떠돌다 현실로 돌아오면 남아 있는 것은 눈물뿐이었다. 그런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들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게임 아이디 민트초코 한솔이는 언니와 함께 살지만, 언니는 한솔에게 무관심하다. 엄마에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엄마가 영원히 자신을 떠날까 두려운 아이이다. 곰젤리 희진은 버려질 것을 두려워해 독립을 요구, 현재 혼자 살고 있다. 이 둘은 캔디 스타 마을에 입주하기 위해 열심히 사탕을 모으고 있다. 그들은 현실이 아닌 게임 세상 속에 집을 만들려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들의 희망은 이루어질까?

 

우리에게 항상 있기에 소중함을 모르고 있는 산소. 그러나 한솔과 희진은 맘껏 숨 쉬고 싶다. ““이 사탕은 어떤 맛일까요?” “산소가 들어 있다니까 산소 맛이겠죠” “밖으로 갖고 갈 수 있다면 좋겠네요.” ‘숨 좀 제대로 쉬게.....’”(p.32~33) 한솔이의 현실이 얼마나 답답하고 힘겨운지 느껴지는 대화다. 제대로 숨을 쉴 수 없다는 건 어떤 걸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자유, 관심과 사랑을 갈구하는 한솔이가 그려진다. 가정 내에서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면 사회에서의 소외감 보다 더 큰 상처를 준다. 집에 가기 두려운 한솔이는 사탕을 캐서 게임 속에서라도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고 싶어한다.

한솔이 희진과 블랙캣에게 사랑을 해 봤냐 묻는다. 희진은 전 사랑 같은 거 믿지 않아요. 소모적인 감정일 뿐이잖아요.”(p.87)라며 답한다. 희진의 엄마는 재혼을 해 동생을 낳았다. 엄마 또한 적응을 하느라 희진에게 부탁을 가장한 이해를 요구한다. 희진은 엄마가 떠날까 봐 두려워 먼저 가족을 떠났다. 희진은 필요 없는 엄마의 안경을 가지고 있을 만큼 엄마를 그리워한다. 안경을 쓰고 있던 엄마는 항상 희진을 보며 웃고 있었고, 희진은 엄마의 웃음을 계속 갖고 싶었다. 그냥 있었다면 가족이 되어 식탁에 함께 있을 수 있었을까 가정해본다. 희진은 단지 자신을 향해 웃던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는 건 아닐까.

 

뭐가 됐든 어떤 형태로든 제가 생각하기에 사랑은 말이죠, 산소만큼이나 우리가 사는데 필요한 거라고 봐요.”(p.119) 블랙캣의 말처럼 산소만큼이나, 산소처럼 우리에겐 사랑이 필요하다.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 떠오른다. ‘할아버지, 사람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있나요?’ 작가는 만화라는 형식으로 결코 가볍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간다. 김소희 작가의 힘일까. 한 번 읽어서는 아까운, 안되는 만화책이다. 관계에서 힘들어하는 소외감이 들거나 친구가 필요한 청소년들에게, 삶의 속도에 허덕이는 성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청소년들에게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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