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김지윤 지음 / 팩토리나인 / 2023년 8월
평점 :
김지윤 작가의 장편소설인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 표지에서 부터 뭔가 마음을 홀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작은 수첩과 함께 받아본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의 내용은 어떨지 많이 기대되었어요. 이런 종류의 소설을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해서 요즘 이와 비슷한 느낌으로 나오고 있는 소설들을 거의 다 읽었거든요. 연남동 빨래방에는 어떤 사연이 있을지 그래서 더 궁금해졌어요.
요즘은 마음이 각박해져서 그런지 이렇게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드는 이야기에 마음이 동하는데요. 특히나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마치 내 이야기인 것 같기도 한 설정들에 힐링이 되고 위안이 되더라고요. 저마다의 고민으로 눅눅했던 마음이 뽀송뽀송해지는 곳! 그곳은 바로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이에요. 빨래방을 방문하는 이들의 마음에 다정한 위로를 건네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나 어려움이 있고 고난이 있기 마련이에요.
모두다 충만하게 모든 것이 채워진 채로 살아가는 것은 아닙니다. 공허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고 타인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요. 그런 여러가지 다양한 감정들을 갖고 살아가는데요. 마음이 울적하고 힘이 들면 내 옆에 누군가 있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잖아요. 고민을 털어 놓기도 하고요. 여기에서는 빨래방이 바로 그런 곳이에요.
힘들고 어려운 마음에 고민이 있는 사람들이 우연히 연남동에 있는 24시간 무인 빨래방에 오면서 사연을 가진 각자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빨래방 테이블에는 주인 모를 다이어리 한권이 놓여 있는데 누군가 빨래가 다 되길 기다리는 동안 하나씩 자신들의 고민이나 이야기들을 적어 놓았지요. 그리고 그곳을 방문하는 이들은 그렇게 누군가 다이어리에 적어 놓은 이야기들을 읽고 고민에 대한 답글도 적기도 합니다.
고민을 적어 놓았던 이가 다시 그 빨래방을 찾았을 때 자신의 고민에 누군가 적어 놓은 답글을 보며 위로를 받기도 하고요. 장난스럽게 적어 놓은 답글이 아닌 진지하게 진심을 담아 적은 글들에 사람들은 치유와 위안을 받게 됩니다. 그렇게 이곳을 오는 사람들은 다이어리 속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기도 하고 다른이의 고민에 답을 주기도 하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하고 고민을 해결해 주는 이들이 되어가지요.
이야기의 처음 시작은 장영감의 이야기로 부터 시작합니다. 반려견 진돌이와 함께 살고 있는 장영감은 연남동에 있는 단독주택에서 살고 있는데요. 아내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자 홀로 연남동 주택을 가꾸며 살고 있지요. 장영감은 아들을 의사로 잘 키워내며 손주까지 영재 판정을 받아 유학을 간다고 하는데 아들은 손주의 학비를 아버지가 보태주었으면 하는 마음에 연남동 집을 상가로 개조해 세를 주자고 말하지만 장영감은 아내와의 추억 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지요.
살기 싫다. 사는 게 왜 이렇게 힘드냐.
사람들의 답글이 달린 글들도 많았지만 문득 이 글에서 손이 멈췄다. 이 글 밑에는 아무도 글을 적어주지 않았다. 누군가의 삶과 죽음에 함부로 한마디 거들거나 관여하고 싶지 않은 것일까. 장 영감은 고심 끝에 테이블 위에 있던 펜을 들었다. 그리고 한 글자 한 글자 정성스럽게 썼다. P.26
그러던 중 장영감은 빙굴빙굴 빨래방에서 우연히 누군가 놓고간 다이어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다이어리 속에는 여러 사람들의 고민들이 적혀 있었는데 그안에서 장영감은 사는게 힘들어 살기 싫다는 이의 고민에 정성스럽게 답글을 적어주게 됩니다. 그 사연을 적은 미라의 이야기가 그려지게 되고 그렇게 고민을 나누다 미라는 장영감댁 2층에 세들어 살게 됩니다.
들어주는 이 하나 없지만 노래로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하준과 만년 드라마 작가 지망생으로 힘들어하는 여름이는 서로의 고민에 답글을 달다 그것이 인연이 되지요. 휴학을 결정해야만 했던 미대생 연우의 사연과 고양이 아리의 만남, 그리고 백수 세웅의 이야기. 또한 보이스피싱 범죄로 동생을 잃은 재열에게는 얼굴에도 상처가 남았지만 마음에는 더 큰 상처가 자리잡고 있었지요.
재열은 동생의 다이어리를 가져가려 빨래방에 왔지만 다이어리에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가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그곳에 다이어리를 두기로 하고 그런 재열의 사연에 빨래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다 함께 힘을 모아 보이스피싱범을 잡기로 계획합니다. 장영감과 아들 대주의 이야기는 보는 내내 눈물이 차올랐는데 너무 슬퍼서 꺼이꺼이 나오는 눈물이 아닌 마음이 뭉클해서 나오는 소리없는 눈물에 저도 모르게 빙굴빙굴 빨래방의 문을 열게 했습니다.
누구나 목 놓아 울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다가 필요하다. 연남동에는 하얀 거품 파도가 치는 눈물도 슬픔도 씻어 가는 작은 바다가 있다. P.362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마치 나의 이야기인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고 내 친구의 이야기인것 같은 느낌도 들었는데요. 이 책의 가장 마지막에 적혀 있는 문구가 마음에 콕 박혀서 지워지지 않더라고요. 때로는 울고 또 때로는 웃으며 연남동 빙굴빙굴 빨래방을 찾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던 시간이었는데요. 다 읽고 나니 내 마음이 뽀송뽀송한 빨래가 된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ㅣ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