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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 언어치료사가 쓴 말하기와 마음 쌓기의 기록
김지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2월
평점 :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한겨레출판에서는 정말 좋은 에세이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어요. 특히나 주제가 다양하고 어느 하나의 주제에 국한되지 않게 다양한 시선으로 담겨진 에세이들을 읽어 볼 수 있다는 것이 좋더라고요. 이번에 출간된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책 역시도 지금까지 한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해주는 점에서 저에게는 아주 뜻깊고 의미있게 다가오더라고요.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 책의 저자는 18년 동안 언어치료사로 일하면서 여러 아이들을 만났다고 하는데요. 그중에서 25명의 아이들과 함께했던 이야기들을 에세이로 담아 놓았어요.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아이들을 향한 너무나도 따뜻한 시선이 그대로 느껴져서 참 대단하신 분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어요.
말더듬증, 다운증후군, 중증 자폐성 장애, 무발화 등 다양한 사연들을 가진 아이들을 책을 통해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책을 읽으면서 어릴적 말더듬증이 있던 친구도 생각이 났고 동네에 살던 다운증후군 친구도 불현듯 생각이 나더라고요.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과 언어 수업이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는데요.
언어 치료사로 일하면서 그동안 저자가 노력해 왔던 부분들을 보면서 이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아이들과 함께 성장을 한 것이구나 느껴지더라고요. 그저 직업으로서 아이들을 대한다기 보다는 마음과 마음이 와 닿아 서로 언어로 맞닿는 느낌이 들었어요.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는 총 3부로 이루어져 있어요.
1부에서는 우리에게 언어가 없다면 이라는 주제로 말더듬과 언어장애로 힘들어하는 아이들의 수업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고요. 2부에서는 완벽한 소통의 순간이라는 구성으로 저자와 아이들의 소통과 교감의 순간들을 담아 놓았습니다. 마지막 3부에서는 우리가 그린 행복의 모양이라는 구성으로 언어장애가 있다고 해도 각자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나아가고자 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저자의 이야기로 그려지며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책의 제목이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라고 했는지를 알게 되었고요. 숨어있는 언어를 하나하나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저자와 아이들과의 소통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단 언어치료사와 아이들과의 에피소드에서 나아가 언어가 숨어 있는 세계에서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결국 타인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었던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