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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발상의 지혜 - 뇌과학으로 풀어낸 속담의 숨은 뜻
김재진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1월
평점 :

아이들과 차를 타고 이동할때 혹은 여행갈때 차 안에서 속담퀴즈를 종종 한다. 아이들과의 속담퀴즈가 종종 속담관련 이야기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내 지식의 한계로 생각보다 이야기가 빨리 끝난다.
'뇌과학으로 풀어낸 속담의 숨은 뜻'이라는 부제가 먼저 눈에 띄었던 '역발상의 지혜' 책을 보며 아이와 더욱 깊은 대화를 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 꼭 읽고 싶었다.
'역발상이 지혜' 책의 저자 김재진님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재직하고 있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다.
책 속에는 28개의 주제에 대해 속담의 숨은 의미와 현대적 지식, 뇌과학 실험의 결과와 의미, 그리고 관련 문제에 따른 임상적 질환 환자의 사례 등이 연결해서 소개되어 있다고 한다.
책을 읽던 중 공감되었던 '02. 기본심리욕구' 편이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속담의 이야기로, '백지장은 혼자도 들 수 있다'는 주제로 소개되었다.
원래는 서로 협력하라는 뜻의 속담이지만, 여기서는 백지장도 혼자 들지 못할 정도의 자율성 부족과 의존성향은 과잉통제의 결과라고 이야기하고 있었다.
불안 증상이 심해져 초진진료를 위해 내원한 20대 초반의 젊은 환자들은 혼자 오는 때도 있으나, 부모를 대동하고 오는 경우가 더 흔하다..... 내원한 이유를 질문하면 환자가 불편을 호소하기 전에 부모가 환자의 증상을 술술 말한다. 환자가 직접 말하도록 주의를 주면, 그 부모는 "네가 잘 설명해 드려"라고 자식에게 요구하면서도, 잠시의 망설임 뒤에 바로 다시 개입하여 긴 설명으로 환자의 대변인을 자처한다.
'과잉통제와 의존성 불안장애'편에 나온 이야기로 저자가 진료실에서 흔히 마주치는 상황이라고 한다.
나 역시 아이가 어렸을 때 병원에서 하던 것처럼, 아이가 청소년이 되었을 때도 똑같이 했다가 의사선생님에게 주의를 받은 적이 있다. 그 이후로는 병원에서든 다른 곳에서든 아이가 스스로 말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최대한 조심하고 있다. 엄마이기에 노파심이 불쑥불쑥 솟아오르지만 참아내며 자율성을 키워주려고 노력중이다.
또한,
불안장애의 발병을 온전히 부모의 과잉통제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 기질적으로 불안 성향이 있어 위축된 행동으로 일관하는 아이를 양육하려니 결과적으로 과도하게 개입하고 간섭할 수밖에 없었던 부모들도 많다. 그런 경우에라도 상대적으로 양육이 어려움은 더하겠으나, 최대한 자녀의 자율성을 키워주는 양육이 불안 성향이 불안장애로 발전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을 것이다.
라는 글로 마무리하여 부모의 마음도 쓰다듬어주며 바른 길로 안내해주는 것 같아 더욱 믿음이 갔다.
후에, '17. 근심 걱정의 반추' 편은 남편에게 꼭 들려주고 싶어 직접 읽어주었던 부분이다.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속담을 '비 오는 동안 쑥쑥 자라는 잡초로' 표현한 부분으로, '비가 그치고 나면 땅이 굳는 건 알겠는데, 비 오는 시련의 시간에는 어찌해야 하나? 시련은 걱정과 근심에 차 있는 시간이다'로 문제제기를 하고 있었다.
걱정은 미래를 향한 것이다. 뭘 해야 할지, 뭘 할 수 있는지, 뭔가 잘못된 일이 일어나지 않을지, 앞일에 대해 생각하지만 결론은 없다. 없는 결론을 어떻게든 얻기 위해 다시 생각하지만, 역시 결론은 없다..... 과도한 걱정의 결과는 불안이다. 그렇게 걱정이 많은데 불안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근심은 과거를 향한 것이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한 후회와 자책, 그리고 원망이 주를 이룬다. 후회와 자책은 용서되지 않는 자신에 대한 자체 처벌이다. 원망은 용서되지 않는 잘못의 원인 제공자에 대한 마음속 처벌이다.....밤낮없는 근심에 마음은 무거워진다. 결국, 과도한 근심의 결과는 우울이다.
남편은 나보다 걱정과 근심이 많아 "왜 그런 걱정까지 하는거야?"라고 여러번 물어봤었다.
반면, 나는 걱정이 없는 편이라 너무 태평하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둘다 장단점이 있기에 딱 중간쯤 되면 좋았을걸 싶기도 하다. 이렇게 부부라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고..
이 외에도 여러가지 속담에 관련해 뇌과학과 의학에 관한 이야기들이 무척 흥미로웠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다가 남편과 아이들에게 읽어주고 싶은 부분은 읽어주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도 속담 이야기를 할때면 꺼내들고픈 재미있는 책, 다 읽고나니 '역발상의 지혜'라는 책제목이 참 잘어울리는 지혜로운 책이었다.
* 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