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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의 이유 있는 가출 - 망가진 명태 고향 살리기 프로젝트 ㅣ 우리 땅 우리 생명 7
이성엽 지음, 정은선 그림, 변순규(국립수산과학원) 도움글 / 파란자전거 / 2022년 8월
평점 :
제목과 표지가 눈길을 끌어서 초이스! 동해안에서 명태가 사라진 이유를 다룬다? 참 특이한 주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에게 교육적으로 도움이 되겠구나, 그런데 재미는 없을 수도 있겠다, 좋은 내용이니까 읽어보라고 권해야지 정도로만 생각하고 고른 책인데.. 생각보다 아이가 너무 잘 읽더라구요?
그래서 솔직한 제 생각을 말해줬지요. 그거 재미있니? 독특한 소재라서 고르긴 했는데 재미는 별로 없을 것 했는데 너 참 잘 읽는다. 했더니..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면서 엄마는 동해안에서 왜 명태가 사라졌는지 아냐고 묻더라구요. 그리고 어린 명태를 뭐라고 부르는지 아냐고 묻고... 엄마가 즐겨먹는 먹태와 황태의 차이점은 아냐고 묻더라구요. ㅎㅎ;;
생각보다 반응이 너무 좋아서 결국 저보다 아이가 먼저 다 읽었고 그 뒤에 제가 책을 펼쳐봤는데요..
참 잘 쓰여진 책이면서 씁쓸한 현실도 잘 다뤘고 아이들이 우리 땅에서 사라져가는 생명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책 정보를 좀 더 검색해봤더니 요 책이 시리즈더라구요?
파란자전거 출판사에서 "우리 땅 우리 생명"이라는 시리즈로 우리나라의 멸종 위기 동식물을 하나씩 골라서 그걸 주인공으로 하는 동화들로 구성되어 있더라구요.
바로 아이가 좋아할만한 책으로 몇 권 더 주문했습니다.
당장 아이가 살아갈 세상의 환경에 좀 더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추후 학업에도 도움이 될 것 같더라구요! 다양한 토론 주제도 얻을 수 있어서 이득이고요.
명태의 고향이라 불리는 대진항 앞마다 돌고개마을과 양지마을 아이들이 이 책의 주인공입니다.
돌고개마을의 삼총사 미현, 민수, 태인은 언제부턴가 마을에서 명태가 잡히지 않고,
풍어제를 한 무당이 민수 아빠가 고래를 잡고 나서 돈을 내지 않아 신의 노여움을 사서 명태가 잡히지 않는 거라고 말한 뒤로 진짜 명태가 잡히지 않는 이유에 대해 밝혀나가는 내용이랍니다.
가끔 이렇게 논픽션을 픽션화 해서 쓴 어린이 책들은 주제 전달을 위해 억지로 이야기를 짜 맞춰서
실제 이야기 자체는 유치하거나 개연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런 책은 어른이 읽으면 정말.. 금방 책장을 덮고 싶어집니다..
근데 이 책은 이야기 자체의 흐름도 정말 좋았던 것 같아요.
분열되었던 마을 공동체가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합해나가는 과정도 보기 좋고,
아이들이 스스로 원인을 찾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알아보는 과정도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에게 좋은 가르침이 될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를 들어, 명태가 사라진 이유에 대해 요즘 아이들이라면 사실 휴대폰으로 인터넷에 몇 번 검색해보고 말텐데요.
주인공 아이들은 실제 명태 어업과 관련있는 주변 어르신들에게 질문을 해보기도 하고 수산자원센터에 직접 찾아가서 인공적으로 치어를 기르는 현장을 보고 오기도 합니다. 진취적인 아이들의 자세가 참 보기 좋았던 책이에요.
책 마지막에는 실제 국립수산과학원에서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명태는 어떤 생물인지, 그 외에 어떤 멸종 위기 바다생물들이 있는지에 대한 더 자세한 지식들이 실려있습니다. 사진과 함께라 더욱 관심이 가더라구요.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바로 뒷표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ㅎㅎ
저희 아이도 이 뒷표지를 보더니 저보다 먼저 책을 집어 들었거든요.
뭐야 명태 이름이 왜 이렇게 많아? 이게 다 무슨 뜻이야 뭐가 다른거야~ 하면서 펼치더라구요.
어른인 저만해도.. 황태, 명태, 동태가 같은 생선인지는 알고 있었는데.. 그 차이점도 몰랐었고
안주로 즐겨먹는 먹태나 노가리도 명태의 일종이라는 것은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일주일동안 읽은 책 중 한 권을 골라서 한글 독서록을 쓰는데 지난 주에는 이 책이 가장 인상깊었다며
제가 쓰라고 하기도 전에 먼저 쓰더라구요?
생각보다 너무 재미있었다고 학교 친구들에게도 추천해주고 싶다며 어제 학교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 구매 희망 도서로 말씀드리고 왔다더군요^^
물론 당장의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지만
앞으로 지구에서 더 오래 살아갈 것은 아이들의 몫이므로
아이들이 지구 환경에 관심을 많이 가져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의미로 요 시리즈들 저희집에 조만간 전권 소장할 계획이네요..^^
의도가 참 좋은 책이고, 재미까지 있어서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