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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 2024 뉴베리 아너상
에린 보우 지음, 천미나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8월
평점 :
매년 1월말이면 올해 뉴베리 수상작은 어떤 책인지 검색해보고 여름이 되면 어떤 책이 번역서로 나올까 기대하게 되는 뉴베리 수상작에 관심많은 1인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1월에 발표된 뉴베리 수상작 중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이 가던 책이 바로 이 '사이먼 가라사대 우리는 모두 별이다' 라는 책이었어요. 간단 줄거리를 살펴보았을 때 지금까지의 뉴베리 수상작 중 다루지 않은 이야기가 담겨 있고 그 주제가 참 센세이션한 주제라서 가장 먼저 번역서가 출간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역시나 발빠르게 번역서가 출간되어서 드디어 읽어볼 수 있게 되었네요!
표지의 아이가 사이먼인 것 같은데, 살짝 웃고 있는 표정이라 마치 코믹한 책일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만.. 블랙코메디에 가까운 책이에요. 무거운 주제를 내포하고 있지만 주변의 이런 저런 사건으로 웃음을 주기도 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 한 가지는 챕터의 제목의 형식이 독특하다는 거에요.
왜 이런식으로 되어 있는지 궁금해서 원서를 확인해봤더니 'in which~' 로 표현되어 있더군요.
in which는 그곳에서 라는 의미이고 특정한 상황이나 장소, 시간 등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죠.
이미 책을 다 읽은 상태에서 in which의 의미를 알고 대부분의 챕터의 제목이 이런 형식임을 확인했을 때 전 작가가 챕터 제목 하나에도 주인공 사이먼의 마음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을 살고 하는 사이먼에게는 각각의 사건이 일어난 그 장소, 그 상황이 아주 중요하겠구나 하는 생각 말이죠.
주인공 사이먼은 외부와의 통신(유선 전화는 제외)이 차단된 천체물리학자들이 사는 마을로 이사를 가게 됩니다.
근데 보통의 아이라면 인터넷이 안되는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을 아주 싫어할텐데 사이먼은 그런 동네가 누구나 꿈꾸는 동네가 아니냐고 하네요? 뭔가 사연이 있어보이죠?
사이먼의 엄마는 장례지도사이고 사이먼의 아빠는 성당의 일을 보면서 악기 연주도 하시는 분이에요.
이 책을 통해서 장례지도사 라는 직업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어요! 흔한 직업은 아니지만 사이먼의 엄마가 장례지도사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것도 작가의 큰 그림이 아닌가 싶어요. 아 물론 아빠가 성당의 부제라는 것도 마찬가지구요.
두 사람의 직업때문에 사이먼 가족이 겪는 일들이 더 드라마틱하게 다가오거든요.
또한 책 속에 등장하는 웃픈 사건들이 두 사람의 직업과 관련된 일이기도 하구요.
사이먼은 베프가 된 아게이트와 대화를 하면서 지금의 사이먼이 되고 싶다고 해요. 과거와 미래와는 상관없는 바로 지금의 사이먼. 우리는 현재를 살고 있지만 가끔 과거의 사건에 얽매여서 진정한 의미의 현재를 살지 못할 때가 많지요. 혹은 너무 미래를 생각하며 현재의 소소한 행복들을 놓치고 살 때도 많구요.. 그래선지 사이먼의 '지금'을 살고 싶다는 말이 뇌리에 박히더라구요.
사실 앞 부분을 읽을 땐 조금 지루한 감이 있었어요. 작가가 안배해둔 블랙코메디적인 사건들과 주변의 크고작은 에피소드들이 조금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아마 이런 부분때문에 뉴베리 메달이 아닌 아너상을 수상한 게 아닌가 싶어요.. 그 부분만 아니었다면 담고 있는 메인 에피소드때문이더라도 충분히 메달상을 받을 수 있었던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몰입하게 되는데, 특히 이 부분부터 전 눈시울이 붉어지게 되더라구요. 사이먼의 '이번에는 내가 선택한 일이었다.' 라는 말이 참 슬펐습니다. 아이가 겪은 과거의 일 속에서 아이는 아무 일도 하지 못했었고, 그 일을 겪은 후에도 주변과 언론에 둘러싸여 마치 파도에 휩쓸리듯 여러 일들을 겪었거든요. 그랬던 사이먼이 아게이트와 케빈과 함께한 프로젝트(?)에서 버튼 하나 누르는 것에 이렇게 의미를 두는 것을 보니 만약 내가 사이먼이었다면, 혹은 내 아이가 사이먼이었다면 이라는 생각에 눈물이 날 수 밖에 없었어요..
사춘기 초입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또 찡했던 부분입니다.
엄마에게 휘둘리며 주체적으로 살지 못했던 케빈이 자신의 틀을 깨고 버럭!하는 장면이었죠.
어쩜 작가는 이 장면을 보여주려고 케빈의 엄마에게 완벽한(?) 악역을 맡긴 건지도 모르겠어요.
"내가 선택권을 가지길 원한다면,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 선택을 할 때도 있겠죠!" 라는 말을 아이에게 듣지 않도록..케빈의 엄마가 한 실수를 하지 않도록 반면교사 삼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이먼과 친구들이 해낸 일을 보았을때 그들이 12살이라는 걸 생각하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새로운 도전을 통해 과거의 악몽에서 벗어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된 사이먼의 모습도 대견했구요.
우리나라보다 확실히 미국에서 더 통할 스토리라인인데...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생소한 스토리였으면 좋겠어요.. 물론 가능하다면 세계 어디에서도 소설에나 나올법한 이야기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