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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열하로 배낭여행 가다 ㅣ 탐 철학 소설 14
김경윤 지음 / 탐 / 2014년 11월
평점 :
세상에서 가장 쉽게 읽는 「열하일기」
열하일기는 조선 영조 때 선비 박지원이 청나라 황제의 만수절(칠순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사신단 일행으로 합류해 열하까지 가는 길에 보고 들은 것에 대해 쓴 새로운 생활과 관찰의 기록이다.
이 책은 경기도 고양시에서 ‘자유청소년도서관’을 운영하며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의 중인 저자 김경윤의 박지원에 대한 깊은 애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려서 우울증 치료를 위해 저잣거리로 나가 사람들의 이야기 듣기를 즐겼다는 박지원은 과거시험에 백지로 답안을 제출할 정도로 권력에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저자는 누구보다 뛰어난 유머감각과 벗과 신분을 뛰어 넘어 교제할 정도로 세상에 대한 열린 태도를 지녔으며, 백성이 편안하게 살기를 간절히 바랐던 박지원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노라 고백한다.
하여 방대한 분량의 열하일기를 청소년들이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도록 줄이고, 화자도 박지원에서 청소년과 같은 나이 또래인 마부 창대로 바꾸어 본격적으로 열하일기를 읽기에 앞서 가벼운 마음으로 전체를 재밌게 훑어보도록 새롭게 구성했다.
“사람마다 길이 다르니, 너와 내가 같이 걸었던 길이지만 응당 너의 길이 있을 것이다. 이번에는 너의 이야기를 써 보지 않겠느냐?”는 박지원 나리의 서신에 힘을 얻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는 창대의 서문은 오늘의 청소년들이 반듯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가기를 원하는 저자의 바램이 담겨있는 듯하다.
청소년들이 박지원과 그의 일행이 걸어갔던 일정을 따라가며 함께 웃고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는 책이다. 더불어 동서양 철학자들의 사상을 청소년들이 읽기 쉽게 소설로 풀어 낸 ‘탐 철학 소설 시리즈’의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