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들보다 조금 다른 것을 읽고, 조금 다른 것들을 생각하고, 조금 다른 것들을 쓴다는 이유로 가지게 되는 자의식은 처연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그가 사회로부터 받은 소외감을 같은 질량의 우월 의식으로 바꾸어놓기 때문이다. 그런 우월 의식을 지니게 될수록 소외감은 더 커지고 그렇게 생긴 소외감은 다시 우월 의식으로 변한다.
한번 이 '공굴리기'에 올라타게 되면 사태가 악화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가령 그들은 아르바이트를 할 때도 완벽한 화장을 하고 킬힐을 신은 채 출근하는 여성을 경멸할 것이다. '나는 다르다'는 자의식을 가진 이들은 자신이 사회적인 요구로부터 자유롭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장한 그녀들이 훨씬 긴박한 삶을 살고 있고, 역시 실존적인 고민을 하고 있으며, 어떤 종류의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는 사실은 전혀 알려 하지 않는다. 이렇게 '다르다'는 자의식은 자신과 별로 다를 바 없는 세상에서 스스로를 격리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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