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둘뿐이다 놀 청소년문학 11
마이클 콜먼 지음,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 <우리 둘뿐이다> (마이클 콜먼 지음 / 유영 옮김 / 놀(다산북스))에서는 학교 내에서 아이들 간의, 아이들과 교사 간에 벌어지는 일을 통해 관계망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모든 문제를 논리적으로 풀어내려는 영재 대니, 초등학교 입학하던 날 부터 다른 모든 아이들보다 훨씬 컸고 그 사실을 이용해 학급의 약탈자가 된 토저.
"우리는 단 한 번도 친구였던 적이 없다. 그렇게 되길 바란 적도 없다. 우 리는 물과 기름처럼 항상 다른 부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토저는 수년간 내 인생 속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자주는 아니었지만 드물지도 않았다. 마치 다 잊었다고 생각하는 때쯤 다시 나타나는 악몽처럼"(p.14)
이 문구에 작가의 집필의도가 반영되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아이 둘. 학교 내 강자 그렉과 플릭과 연합해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토저. 일관되게 학교 아이들에게 무관심으로 대응하는 '괴짜 천재' 외톨이 대니. 그리고 이 둘을 무시하고 아이들 앞에서 조롱하는 것을 무기로 하는 체육선생 액셀만.
우연히 참가한 여름방학 캠프 프로그램. 적대감과 무관심으로 무장된 두 아이와 액셀만 선생이 한 동굴에 갇히게 되는 긴박한 상황에 놓이면서 조금씩 마음을 여는 과정을 현실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깜깜한 동굴에서 여태 왜 자신을 괴롭혔는지를 묻는 대니의 질문에 괴롭힌이유를 모르겠으며 자신을 포함한 모든 아이들과 액셀만 선생조차 대니를 부러워하고 질투하고 있을 것이라는 말을 건넵니다. 그러면서 토저는 늘 악행을 함께 저지르며 붙어 다니는 그렉과 플릭 또한 한 번도 친구인 적이 없었으며, 지금껏 한 번도 진짜 친구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고백합니다.
긴박한 상황에서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토저의 나약하고 여린 마음을 보게 되는 대니는 토저라는 악몽을 서서히 벗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동굴에 물이 차오르는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하면서 토저는 의식을 잃은 액셀만 선생을 향해
"난 그가 너무 싫어. 그는 항상 날 원숭이라고 불러. 그래서 모두가 날 비웃게 만들지."(p.209) 하며 여태 담아두었던 자신의 분노를 강하게 표출하며 쓰러진 액셀만 선생을 버려두고 가길 원합니다.
액셀만 선생의 조롱에도 언제나 일관되게 웃는 표정을 유지했던 토저에게 이런 깊은 분노가 있었을 줄...
과연 두 아이는 어떤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갈까요?
작가가 놓아 둔 극단적이지 않은 매듭을 만나 아이들의 내면에 한 발 한 발 깊숙이 발을 들여놓으면서 독자들 또한 작품속의 대니 혹은 토저가 되어 때로는 마음에 생채기를, 때로는 해결의 기쁨에 빠져들게 됩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관심이 생기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나' 혼자가 아닌 '우리'의 관계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서 받는 일관된 관심과 지지가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대니에게 보였던 캠프 관리인 로니의 따뜻함이 위기의 순간 대니가 문제 해결에 다가설 수 있게 한 것처럼.
이제 막 관계의 중심에 자신을 올려놓은 우리 아이들과 아이들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마음먹은 어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책이라 생각합니다.

누군가에게 상처 주지 않고 위로가 될 준비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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