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빨개져도 괜찮아!
로르 몽루부 지음, 이정주 옮김 / 살림어린이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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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가 친구들 앞에서든 학교에서든 자기의 소신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고 어디 가서나 어깨 쫙 펴고 자기 몫을 다하는 것 또한 우리 부모님들의 바램 중 하나라 생각됩니다.
아이가 유치원 시절, 큰 소리로 씩씩하게 선생님께나 친구들에게 인사를 하면 좋으련만 내 마음과는 달리 나의 뒤에 숨어 삐죽이 얼굴 내미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었습니다. 물론 지금이라고 더 나아보이지는 않습니다. 아직까지 친구들이 “oo야, 안녕” 하고 먼저 말을 건네면 너무 쑥스러워하면서 그 아이의 얼굴을 똑바고 쳐다보지 않은 채 허공에 대고 손만 쓰윽 올려서는 “크~ 안녕”이것이 전부입니다.
이럴 때면 또 마음이 급해져 아이에게 친구가 반갑다고 인사하는데 태도가 그래서 되겠니, 다음부터는 이렇게 해라는 식의 계몽 훈시가 이어지지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저 또한 어린 시절 숫기가 부족하다는 말을 참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조금 낯선 장소에서는 선뜻 사람들 쳐다보기도 겁이나 땅바닥에 그려진 무늬에 집착했고, 엄마 친구 분들이나 동네 어르신들이 집에 찾아오시면 엄마 등에 딱 달라붙어 목만 내미는 거북이 인사가 전부였습니다.

<얼굴이 빨개져도 괜찮아> (로르 몽루부 / 살림어린이) 여기에 나오는 주인공 미리암은 누군가 자기의 이름만 부르기만 해도 얼굴이 토마토처럼 빨개질 정도로 부끄러움을 아주 많이 타는 아이입니다. 학교에서 발표는 꿈도 꿀 수 없죠.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이 미리암을 놀리며 장난을 친답니다. 그러면 3초 만에 얼굴이 빨간 색으로 변해 ‘못난이 토마토’가 되지요.
선생님의 질문에도, 친절한 동네 빵집 아줌마에게도, 옆집에 사는 놀러온 친구에게도 수줍어하는 미리암. 그런 미리암이 선생님의 도움으로 친구들의 놀림을 극복하고 멋진 시를 외우면서 ‘노래하는 새 미리암’으로 거듭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책입니다. 아이들을 무릎에 앉히고 이 책을 한번 읽어 주세요. 아이가 표현은 하지 않겠지만 마음의 위로를 받고 용기를 가질 수 있을 거에요.

<소심쟁이 김건우> (고정욱 / 랜덤하우스코리아) 이 책에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질문을 하면 마음은 이미 답을 좔좔 말하고 있는데 입은 꼭 붙어 떨어지지 않는 주인공 김건우가 등장합니다.
유치원 때 제일 발표도 잘하고 씩씩하던 건우를 질투한 친구 민욱이의 조롱과 비난 때문에 사람들 앞에만 서면 얼굴이 빨개지고 말문이 턱 막혀버리는 일종의 사회공포증, 대인공포증을 가지게 됩니다.
건우는 이런 자신의 모습이 창피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자신을 믿고 아껴주는 짝꿍 희재에게도, 사랑하는 엄마에게도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희재가 보낸 적극적인 용기 응원과 친구 민욱과의 마음을 터놓는 대화, 부모님의 사랑과 응원에 힘입어 점차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고 자신감을 되찾는 건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동화책입니다.

부모의 과보호, 잘난 아이와의 지나친 비교, 어린 시절에 받은 마음의 상처 등으로 자존감에 깊은 상처를 입은 아이들이 소심해 지는 경향이 많다고들 합니다. 자신을 추스르고 마음을 다잡는 것은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만 주위에서 따뜻한 마음의 위로와 격려로 아이가 건널 징검다리를 놓아준다면 물살에 휩쓸리지 않고 강 건너편 아름드리 나무 아래에 도착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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