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머리 내 친구 순애 낮은학년 마음나눔 동화 2
조수진 지음, 박보라 그림 / 꿈꾸는사람들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책 소개 주제를 잡고 나서 내게 시작된 다문화를 떠올려 보았더니 25년이 지난 일인데 고등학교 시절 시외버스 터미널 근처에서 처음 외국인을 만났을 때의 감정적인 기억이 아직 내게 남아있었습니다.

어떤 이유일까 떠올려 보니 나는 그 분을 공정한 마음으로 대하지 않았기에 미안함이 남아있어 쉽게 흘려보내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반짝이는 검은 피부 속에서 눈동자와 손톱, 가지런한 이만 유난히 돋보이던 분. 그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았고 특별한 사건도 없었는데 나는 밑도 끝도 없는 약간의 우월감을 가졌던 것 같습니다.
누가 뭐라 꼭 집어 말해 주지도 않았는데 그때 이미 나는 하얀 피부색을 지닌 사람들은 꽤 괜찮은 사람, 검은 피부색을 지닌 사람은 우리보다는 조금 떨어지는 사람. 이 말도 안 되는 수준으로 사고를 했었으니 말입니다.
혹 우리 아이들에게 공정하게 사람을 판단하지 못하는 병적인 사고를 대물림하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볼 대목입니다. 물론 요즘은 세계화에 대한 열망, 다문화사회에 대한 정책과 교육 프로그램이 넘쳐 나, 많이 나아진 사고를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노력과 관심은 더 절실하다고 생각됩니다.
<라면머리 내 친구 순애> (조수진 / 꿈꾸는사람들)는 방학이 되어 시골 할머니 집으로 놀러 간 동호가 다문화가정의 순애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얼굴은 새까맣고 꼬불꼬불하게 라면을 머리에 뒤집어 쓴 것 같은 여자아이. 방글라데시인 엄마가 죽고 난 후 아빠와 사는 순애를 동네 아이들은 위로해 주지 못하고 '방글라데시 벙어리', '깜둥이 벙어리'라고 놀리기만 합니다.
친구들과 놀다 숲에서 길을 잃은 동호가 순애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순애가 말 못하는 벙어리가 아니라 외려 숲의 요정, 물의 요정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아주 멋진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순애에 대한 편견을 접고 진심으로 다가가면서 여태 보지 못했던 많은 면을 발견하게 되지요.

<뻥쟁이 선생님> (최형미 / 크레용하우스)에는 남다는 외모 때문에 학교에서 특별하게 보여지는 것이 싫어 말문을 닫고 소극적으로 지내는 이현이가 등장합니다.
새학년이 되어 만난 선생님은 다문화가정의 아이라고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신경 써 주던 선생님도 아니고, 너무 무관심하게 대해 마음을 아프게 하는 선생님도 아니었습니다. 다른 아이들하고 똑 같이 자신을 공평하게 대해 주시는 선생님이었습니다.
이현이는 자신을 공평하게 대하는 선생님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웃음을 보여줍니다. 진정으로 이현이가 원했던 것은 자신을 다르게 대해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아이들처럼 똑같이 대해주는 것. 그것이 아니었을까요?
책을 읽는 동안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상처받고 외롭고 힘든 순애와 이현이 생각에 마음이 힘들었습니다. 순애와 이현이가 느꼈을 소외가 아직도 사회 곳곳에 넘쳐나니 말입니다.
아직도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조건적인 아픔을 겪고 있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 지구상에는 나와 똑같은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모두가 다르지요. 다름을 인정하는 것. 그것이 더불어 살기 위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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