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잃어버린 것을 기억하라 - 시칠리아에서 온 편지
김영하 글 사진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퀴즈쇼의 작가 김영하의 시칠리아 여행기다.

그간 작품활동에 임하면서 겪었을 마음의 불편함, 창작의 고통에서 벗어나 이탈리아반도 시칠리아를 여행하면서 풀어낸 글이다.

작가가 여행을 떠나기전 서울의 생활을 정리하면서 했던 말들이 어쩜 나의 생에도 이렇게 딱 맞게 적용되는지... 이것이 중년의 동질감이랄까

 

... 나중에는 보겠지, 언젠가 들을 날이 있을거야. 그러나 그런 날은 여간해서 오지 않는다. 새로운 물건들이 계속 도착하기 때문이다. 나는 한 순간의 만족을 위해 사들인 '너무 오래 존재하는 것들'과 결별해야 겠다고 결심했다. 사서 축적하는 삶이 아니라 모든게 왔다가 그냥 가도록 하는 삶, 시냇물이 그러하듯 잠시 머물다 다시 제 길을 찾아 흘러가는 삶, 음악이, 영화가, 소설이, 내게로 와서 잠시 머물다 다시 떠나가는 삶. 어차피 모든 것을 기억하고 간직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니냐. 이런 인생을 흘러가는 삶, 스트리밍 라이프라고 부를수는 없을까?

 

서점에 들러 읽으려고 사다 시간을 내지못해 쌓아두었던 먼지 뽀얀 책들, 선물 받은 CD, 없애지 못한 Tape들... 이러저러한 이유를 붙여 곁에 두었던 소지품들...

나를 둘러싸고 있는 인생이 지금 내가 가진 소지품들처럼 느껴진다.

벗어버리지 못하는 인간관계, 다녀야만 하는 직장. 만나야만 하는 사람들. 과감히 떨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고 또 떨치자니 겁나기도 하는... 그래서 더 많이 복잡한...

 

시칠리아의 말도 안되는 철도시스템을 원망은 그곳에서 만난 풍광과 따뜻한 사람들도 인해 감쇠하고 다시 찾고 싶다는 애정을 가지게 되는 곳. 그곳 시칠리아.

나도 그곳에 서서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 불어오는 바람을 온몸으로 받고 싶다.

 

작가의 말처럼 젊은이들이 입는 옷으로 갈아입는다고 젊다는 것이 아니라 젊게 생각할 수 있는 진정한 젊은이가 되고자, 젊음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 시칠리아를 지도에서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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