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으로 전쟁을 멈춘다면 - 심리 치료부터 세계 평화까지 세상을 바꾸는 음악 지식 더하기 진로 시리즈 14
최민아 지음 / 다른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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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어느 곳을 가든 음악이 흐르는 시대이다. 향유할 수 있는 기회가 늘면서 장르는 넓고 과감해졌으며 취향은 깊고 세밀해졌다. 다양한 시도와 실험, 퓨전과 크로스오버가 이루어지는 음악 판에서 고고히 전통을 지키는 분야가 있다. 애호가들에게는 더 없이 사랑받지만 한 편으로는 너무 멀게만 느껴지는 클래식. 이 책은 이런 음악이 있으니 한번 들어보세요.’라고 권하는 듯하다.

 

클래식은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제대로 감상하자면 공부할 거리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역사는 최소 수백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고 쓰이는 악기는 왜 이리 많은지, 곡의 형식도 다양하고 연주 시간도 길다. 그러나 그런 배경지식을 몰라도 감상에는 지장이 없다. 악기의 음색이 바이올린인지 비올라인지, 작곡가가 슈베르트인지 리스트인지 몰라도 듣는 순간 바로 알 수 있다. 지금 들리는 이 선율과 화음이 아름답다는 것을. 관심이 생겼다면 끌리는 악기를 배워보거나 작곡가나 연주자에 대해 더 알아볼 것을 권한다. 음악은 아는 만큼 들리고, 꼭꼭 씹어야 맛있으니까.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진로 소개도 눈여겨 볼만하다. 전문 음악인이라고 해서 연주와 작곡 외길을 간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플루트를 가르치는 것이 본업인 저자부터가 음악에 관한 글을 쓰고, 연주와 녹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팔방미인이다. 이 외에 음악치료사, 음악평론가, 음향감독, 음악 기획사, 악기 제작자까지 음악을 통해 자신만의 가치와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노래를 못해 폭소를 터트리게 한다는 평을 들었던 음치 젠킨슨이 마침내 카네기홀을 매진시킨 공연을 열게 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드라마나 영화의 O.S.T를 들으면 즐겨보던 그때 그 감정이 되살아난다. <라데츠키 행진곡>, <축배의 노래>를 들으면 절로 발걸음이 경쾌해진다. 때로는 음악이 말보다 더 진한 위로를 주기도 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도 한다는 것을 우리는 수많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 음악은 공동체의 산물이며, 그 자체로 치유이기도 하다. 이것이 클래식, 나아가 음악으로 전쟁을 멈출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이유다.

하루키의 말처럼 음악으로 전쟁을 멈출 수는 없다. 하지만 음악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담당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 말이다. - P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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