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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줄줄줄 스콜라 창작 그림책 104
장여회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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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부터 빵 터졌어요.
글자도 줄을 늘어뜨려 놓은 모양같고, 글자와 그림이 줄로 연결되어있지요. 제목 끝에 조그마한 개미 한마리가 매달려 있고요~

아이들에게 제목을 가리고 맞히게 했는데, 사람들이나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초성 힌트 주니 '줄줄이'를 맞히더라구요~ 표지 그림만 탐색하면 제목 맞히는게 어렵지만, 제목을 다 공개를 하고 다시 보면, 어머! 숨은 그림 찾기처럼 구석구석 눈에 띄는 것들이 많습니다 ㅎㅎㅎ


제목에 5번이나 나오는 '줄' 사전적 의미를 찾아볼까요?

줄1「명사」 노, 새끼 따위와 같이 무엇을 묶거나 동이는 데에 쓸 수 있는 가늘고 긴 물건을 통틀어 이르는 말.

줄2「명사」 쇠붙이를 쓸거나 깎는 데에 쓰는, 강철로 만든 연장.≒줄칼.

줄3「명사」 『식물』 볏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2미터 정도이며, 잎은 좁은 피침 모양이고 뭉쳐난다. 8~9월에 연한 노란색의 암꽃은 위쪽에, 붉은 자주색의 수꽃은 아래쪽에 원추(圓錐) 화서로 피고, 열매는 영과(穎果)를 맺는다. 열매와 어린싹은 식용하고 잎은 도롱이, 차양, 자리를 만드는 데에 쓴다. 못이나 물가에서 자라는데 한국, 일본, 중국, 시베리아 동부 등지에 분포한다.≒줄풀, 진고, 침고.

줄4「의존 명사」 어떤 방법, 사실, 셈속 따위를 나타내는 말.

줄5「의존 명사」 『물리』 일과 에너지의 국제단위. 1줄은 1뉴턴의 힘이 작용하여 힘의 방향으로 1미터 움직일 때 한 일이다. 기호는 J

줄6「명사」 『인명』 영국의 물리학자(1818~1889). 전류를 통하여 생기는 열량에 관한 법칙을 밝히고, 열에너지와 일과의 관계를 실측하여 ‘줄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줄-7「접사」 ‘계속 이어진’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출처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


아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이렇게 의미가 많을 줄

몰랐죠? 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에선

가늘고 긴 끈모양의 '줄'을 보여주면서

반전의 의미를 담은 '줄'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래서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박수치며 웃었어요!

완전 제 취향이라 너무 재밌었어요!!!


작은 줄

큰 줄

있는 줄

없는 줄


이 책의 매력은 반전되는 단어의 재미와 말놀이도 있고,

종종 이 그림에 대한 부가 설명을 해주며 일반 상식도 늘려갈 소스가 많아요 ㅎㅎㅎㅎ


'없는 줄'에 왜 이런 그림이 있을까?

어떤 게 없는 줄 알았을까?

없는 줄 알았는데, 얼마나 있을까?

눈에 보이는 것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

이렇게 없는 줄 알았는데, 많이 있는 것은 어떤 게 있을까?

혹시 내 안에서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많이 있진 않을까>?

있다면 무엇이 내 안에 있을까?


글자 세글자와 빙산의 일각 그림만 보고도 호기심을 우린 여러가지 생각을 나눌 수 있지요.

제가 생각한 질문은 빙산의 일각인거 아시죠? ㅋㅋㅋ

또 하나의 재밌는 장면 하나 소개할게요~





아기오리들이 오리배를 엄마인 줄 알고 따라가는 장면이에요 ㅋㅋㅋㅋ

엄마오리는 맨 뒤에서 뭐라뭐라 얘기하고 있고요 ㅋㅋㅋㅋ

그림만 봐도 웃기죠 ㅋㅋㅋㅋㅋㅋ


이 장면 보면, 또 떠오르는 게 있지요.

로렌츠의 각인이론. 수염 덥수룩한 할아버지를 오리들이 따라다니는 사진의 그 이야기요!

20세기의 유명한 동물학자인 로렌츠는 동물의 행동을 연구했는데, 천둥오리들을 한 그룹은 어미가 부화시키고, 한 그룹은 본인이 부화하게 해서 오리들이 로렌츠를 어미로 생각하며 따라다니는 행동을 보인다는걸 연구해서 '각인'이란 개념을 이야기했지요.

로렌츠의 각인이론을 상식삼아 가볍게 소개시켜줘도 좋고, 심리 공부를 하는 사람에겐 '애착'관련 공부의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도 있고요~~


그림책이 애들만 보는 줄

알았는데

어른들에게 생각의 도화선이 될 줄

모르셨죠?


그림책 한 장면은 백가지로 확장가능한 줄 알고 있습니다 ㅎㅎㅎㅎ


개인적으로 말놀이를 워낙 좋아하는지라

저에게 딱 취향저격인 책이어서 정말정말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ㅎ


그냥 그런 그림책인줄?

No! 엄청 재밌는 줄!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책만 제공받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찐~ 진심을 담아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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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모와 토토 생일 파티 보림 창작 그림책
김슬기 지음 / 보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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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모야~~ 모모와 토토 시리즈 3번째 책이라니! 넘 멋지네요!

<모모와 토토>, <모모와 토토 하트하트>에 이은 <모모와 토토 생일파티>입니다.

그림책 중에선 보기드문 시리즈책이라 일단 좋았고, 자꾸 보다보니 모모와 토토가 주변의 친구처럼 더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모와 토토는 단짝친구입니다. 단짝친구라고 할만한 절친사이라면, 서로의 집에도 많이 놀러가고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잘 아는 사이라고 할 수 있지요. 친구를 좋아하는 것은 물론이고 상대를 잘 알고 친한 사이기에, 상대를 위한 것도 잘 안다고 생각하지요. 이 책에 나오는 모모도 그래요.

모모는 토토의 생일을 맞아 토토를 위한 완벽한 생일파티를 준비하지요. 생일파티 장소, 준비물, 케익, 초대손님까지... 완벽한 생일날을 위해 열심히 준비합니다.

! 너무 공들여 생일파티를 준비하다보니 제일 중요한 케이크를 둘 자리가 없고 모모가 있을 자리가 없습니다. 살짝 당황한 모모는 생일케이크를 자기가 들고 초를 끄는 일까지 하겠다고 합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완벽하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만 모모는 잘 모르지요.

갑자기 벌이 나타나 놀라서 모두 내달리는데, 한참 달리다보니 벌은 안보이고 모두 왜 뛰는지를 잊은채 이 상황을 즐깁니다. 하지만 모모는 케익도 엉망이 되고, 생일파티도 계획에서 틀러져 속상해합니다. 사과를 하는 모모와 오히려 좋아하며 정말 완벽한 케이크라고 말하는 토토!

토는 우리모두 같이 하자며, 함께 케익을 만들어 파티를 즐기고, 오는 길에 모모에게 이렇게 완벽한 파티를 준비했다니 넌 정말 대단하다며 모모를 위로해주고, 파티로 지친 모모를 위해 운전도 대신하며 돌아옵니다.

토토는 수다쟁이나 자기 주장이 강한 스타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자신이 해야할 말은 하는 스타일인데, 단점은 바로 이야기하기보다 좀 지켜보고 참다가 이야기하는지라, 뒷북이라기보다는 느린북같은 느낌입니다. 저는 이 토토의 이야기와 행동을 보며, 시리즈 안에서 토토가 크고 있다고 느꼈어요. 1편에서는 모모 마음대로 하는 것에 말도 제대로 못하고 쭈삣쭈삣하며 뒷말을 삼켰다면, 이번엔 자기 하고 싶은 말은 정확히하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아이들이 크고 변해가고 있지 하는 생각에 괜스레 뿌듯했어요. 시리즈 안에서 캐릭터의 성장이 보여서 이번 책이 개인적으로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토가 성장을 보여줬다면, 모모는 리얼 현실 반영이지요. 

일단 이 책에서 남는 키워드는 '완벽함'입니다.

이 세상은 완벽만을 추구하기엔 늘 변수가 많고, 그 변수를 어떻게 잘 처리할지가 문제해결의 여부를 가름하지요. 그래서 완벽함은 없다라는 것도 당연히 생각할 수 있지요.


그런데 저는 그 완벽함 이전에 '상대를 위한'에 더 방점이 찍힙니다. 평소 관계에서 상대를 위한다고 하는 행동들을 돌아보게 됩니다. 상대를 위한 마음은 악의는 커녕 내가 걱정하고, 염려와 배려를 하려는 마음이 있지만, 나는 상대가 아니에게 진정 그것이 상대를 위한것인지 아닌지는 모르는 거잖아요. 그걸 놓치면 서로 오해가 쌓이지요.

모모가 절친 토토를 위해 완벽한 생일날을 만들어주기위해 완벽한 생일파티를 계획하는 것! 이 생각에만 매몰되면 많은 부분을 놓치게 됩니다. 마치 멋진 발표회를 보며 카메라로 동영상을 찍다가 진짜 하는 모습은 놓치는 것처럼.

책을 보다보니 내 의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모모의 모습이 되는 순간들은 언제인가 돌아보게 됩니다.


<모모와 토토> 시리즈는 친하다고 생각하는 인물들이 서로 어떻게 다른지를 색깔을 통해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스토리들은 서로 다른 인물들이 어떻게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가, 관계 유지를 위해 우린 어떤 마음으로 상대를 바라보아야하는가에 대해 돌아보게 하는 책이라,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에게 좋은 책이네요^^


모모에게 묻습니다.

너에게 완벽함은 뭐니?

상대를 위한 것인데, 상대도 같은 마음일까?

토토에게 묻습니다.

너에게 모모는 어떤 친구니?

관계에서 너는 '너의 선'을 잘 알려줬니?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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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의 빛 노는날 그림책 26
모르간 벨렉 지음, 박재연 옮김 / 노는날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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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가고 가을 첫날입니다.

이 책은 펀딩으로 샀던 지인이 완전 강추했던 책입니다.


<한여름의 빛>, 모르간 벨렉 글그림, 박재연 옮김, 노는날

표지의 그림이 정말 강렬했어요.

정면샷이어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며 콧구멍을 보여주는 그림은 처음이었어요.

정말 한여름의 빛을 그대로 다 만끽하고 있는 듯한 모습!

뽀오얀 피부와 갈색 머리칼이 더 햇빛에 반짝여보였습니다.


자아이가 여름빛을 만끽하는 표지를 넘기면,

와하!! 첫 페이지부터 환상적입니다.

나는 사랑해.

밝디밝은 날들

맑디맑은 날들

이 뜨거운 날들을.

글도 아름다운데, 오른쪽 정렬을 하여

양쪽 페이지를 한가득 메운 여자의 얼굴과 최소한 겹치게 하고,

얼굴에 음영으로 빛과 그림자가 느껴집니다.

속눈썹과 주근깨로 독자가 엄청 이 주인공과 가까이 얼굴을 맞대어 보고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독자 역시 이 주인공처럼 얼굴에 환하게 빛이 들어오고, 음영이 내 얼굴에도 서리지요.


연한 분위기로 책장이 넘어갑니다.

('름'! 이름, 기름 등 름으로 끝나면 상대는 끝말잇기가 실패하게되지요.

하지만 찾아보니 름연은 우리말 '늠연'을 북한말로 의젓하고 엄숙한 태도를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엄숙까지는 아니지만, 한장한장 넘길 때마다 글의 화자는 차분하고 고요한 분위기입니다.

표지와 속표지에 보이는 그림으로봐서 이 주인공은 어림에서 젊음으로 커가는 나이같아보이는데,

정말 나직히 속삭이는 듯한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혼자 봐도 좋지만, 누군가 조용히 읽어준다면 감흥이 배가 되지않을까 싶어요.




식의 흐름 따라 읖조리는 듯한 책을 읽다보면

내가 책을 읽는건지, 보는건지, 무언가 아스라히 보이는 건지, 빛에 언뜻 나타났다 사라지는건지... 나도 모르게 몽롱해지는듯, 편안한 휴식의 시간으로 들어가는 것 같아요. 책만 넘기는데도 정화되는 느낌! 힐링이 됩니다.

나는 사랑합니다.

뜨거운 날을.

창문에 비치는 부드러운 빛을.

반짝거리는 잔물결을.

구름뚫고 쏟아지는 강렬한 빛무리를.

살갗에 닿는 보드라운 따스함을.

와~~ 뜨거운 한 계절에서 창문에 비치는 빛, 잔물결, 하늘에서 비치는 빛무리 등 주인공이 사랑하는 순간들의 시선을 따라가다보면, 어머! 다 일상 속 우리가 접하는 것들입니다. 단지 그걸 누군가는 보고 느끼고, 누군가는 그냥 무심히 흘려보내지요. 그저그런 일상속에 이런 사랑스러운 순간들이 숨어있었다니! 새삼 세상이 살만해보이고, 아름다워보입니다. 책의 그림과 글을 읖조리다보면 나도 모르게 뭉클~ 잔잔한 감동이 밀려와요!



과 그림자로 일상 속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그림과 감각적인 언어로 독자의 마음에 빛을 들여보내는 듯한 책입니다. 아주아주 조용한데 내 안에있던 고요함과 감각을 깨워요. 특히 색연필로 그린 그림이 너무 부드럽고 편안합니다. 거칠거나 딱 자르는 느낌 하나없이 정말 색연필의 부드러움, 아름다움, 세밀함으로 생채기 하나 없게 고이고이 만지고, 조심스럽게 따뜻한 손을 건네는 듯한 책이었어요.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나 인터넷 서점 미리보기로 보여지는 그림보다

실물로 보면 훠~~~얼씬 더 따뜻하고 색감이 살아있어요. 소장각 ㅎㅎㅎㅎ

서평글을 쓰면서 책을 더 소개하는 의미가 더 들어가면 좋겠지만,

소개보다는 이 책이 얼마나 부드럽고 아름다웠는지, 얼마나 나직하고 편안했는지

그 감흥을 더 막 이야기하고 싶네요 ㅎㅎㅎㅎ



한 여름의 빛,

가을로 가는 첫날,

나에겐 어떤 빛이 비치고 있나요?

내가 소중하게 사랑한다 이야기하고 싶은 빛은 무엇인가요?


별거 없는 거 같다라고 생각된다면

이 책을 따라 한번 한여름의 빛을 느껴보세요.

그럼 가을의 빛도, 나만의 빛도 느껴질거예요~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출판사로부터 책만 제공받았으며,

마음으로 읽고, 빛과 온기, 은은한 감동을 담아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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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 안에서
아드리앵 파를랑주 지음, 신유진 옮김 / 보림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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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리앵 파를랑주님의 작품은 정말 하나하나 뜯어볼수록 놀라운 작품이 많은 것 같아요.

가름끈 하나로 매 페이지 새로운 <리본>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고,

구멍이 뽕뽕 뚫렸는데 인생이 진행되는 <봄은 또 오고>는 친정엄마도 놀라신 책이었죠~


이번엔 <그늘 안에서>입니다.

책을 받아보니, 와하! 이번에도 예술이네요!!


일단 판형이 가로로 길고, 펼침 제본입니다.

내용이 시간의 흐름대로 진행되고, 가로로 긴 책이다보니 양쪽 페이지가 한눈에 안들어와요. 그래서 한장 한장 넘기다보면, 나의 시선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훝게되니 시간이 흘러가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책 페이지를 보는 것 자체가 시간이 필요한 일인거죠.


펼침제본 가운데는 바위가 있어요. 그리고 태양은 보이지않는데 바위의 그림자가 길어졌다 짧아졌다 방향이 바뀌며 시간의 흐름과 그 안의 공간과 더위의 메마름이 느껴져요. 더구나 페이지마다 색이 바뀌며 그때마다의 느낌이 다릅니다. 색상은 대놓고 강렬하지않는데, 느낌은 강렬해요~~ 작가가 어떻게 이런 책을 구상했을까, 그 상상과 아이디어의 원천은 무엇일까 무척 궁금합니다.


시작은 황야처럼 넓직한 땅에 가운데 덩그러니 바위 하나,

작은 여자아이 하나가 터벅터벅 걸어옵니다.

바위의 그림자와 아이의 그림자가 비슷한 크기입니다. 바위 그늘에 온전히 자기를 내려놓고 누워서 쉽니다.

조금 있으니 해가 강해지며, 그 바위의 그림자안으로 그 안에 뱀이 찾아오지요요.

헉! 귀여운 강아지나 토끼도 아닌, 뱀이라니.

보통 뱀을 보면 꺅하고 소리지르며 피하고 도망갈텐데,

여자아이와 뱀은 바위의 그늘에 조용히 같이 있습니다.

서로 마주보고 있어서 긴장감이 흐르는데, 공격하겠다라기보단 마치 각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는 느낌입니다.


여자아이와 뱀이 있는 공간에 여우가 도착합니다.

여우의 혀는 축 늘어졌고 털은 타들어갑니다.

그림속 여우의 음영과 한줄의 글에서 여우가 얼마나 지쳤는지 고스란히 느껴지지요.


더 짧아진 바위그늘에 소녀와 뱀, 여우가 함께 합니다.

소녀는 처음에 혼자 있을 때는 누워있다가

뱀이 오니 앉으면서 뱀에게 공간을 내주고,

여우가 오니 더 몸을 움츠려 여우에게 공간을 내줍니다.

뱀 역시 자기가 있던 자리에서 자리를 옮겨 여우가 있게 하지요.


서로 자리를 갖고 싸우거나 내쫓지않습니다.

그저 조용히 자리를 내어주고, 강렬한 태양을 피해 다들 한숨 돌리지요.

동물들은 배고픈 상태가 아니면 굳이 사냥하며 공격하지 않는다하니

생태계에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이들은 보이지않는 선을 지키고 있고, 배려하고 있지요.


오후가 되자 토끼가 오고, 또 다른 동물이 오고... 계속 누군가 옵니다.

점점 바위그늘에 함께 하는 이들은 많아지고 자리를 좁아지지요.

바위 그늘은 한정되어 있는데, 이들은 어떻게 함께 이 자리에 있을까요?

책장을 넘기며 어떻게 서로의 자리를 내어주고 함께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어요.


꼭 앉아있을 것만은 아니며, 꼭 하나가 한자리만 있어야하는 것도 아니며,

함께 같이 있으면 되더라고요.

함께 같이 있게 허용한다면 서로 다 같이 있을 수 있고,

우리가 흔히 '더이상은 안돼, 못해'라고 하는 말을 하기도 하는데

어쩜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어쩜 안되는게 아니라 되게 하는 것을 생각하지않으려는 것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 책의 그들은 타들어가는 더위 속 그들은 그저 다 살려고 하는거고,

나 살자고 남을 몰아내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지금 내어줄 수 있는 만큼 내어주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나누고 있더라구요.


책을 다 읽고 난 다음 소감은....

왠지 모르게 찔려서 약간 반성의 느낌이 듭니다^^;;;;

정말 함께 하기에, 안되는 것인가, 그게 다인가에 대해 물음표를 찍게 됩니다.


누워있다 자리에 앉고, 내 위에 다른 동물을 얹어 조금 곁을 내주면 될수도 있는 것을...

나와 다르고,

어쩌면 적대적인 관계라도,

서로에게 자비의 시선으로 함께 해야할 순간이 온다면,

우리는 좀 더 크게 보고, 유연해져야할 것 같아요.

정말 공존과 상생을 원한다면,

당연히 본질과 있는 그대로 봐야할거고,

좀 더 보탠다면 연민과 자비의 마음이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묘하게 요즘 정치 상황도 생각이 나고요...

그들도 이걸 보고 좀 느꼈으면 좋겠어요.

그 자리에 왜 있는지 초심을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서로 다른 편에 서 있어도, 국민을 대표해 나라를 먼저 생각했으면...

정치도, 언론도,

국민을 도구화 시키지말고, 국민에 대한 연민과 자비를 먼저 생각했으면....


그림책의 물성을 잘 활용하는 작가이기에 늘 기대가 되고,

이번 작품 역시 단순한 그림과 글 안에서도 물음표와 느낌표를 던져주네요.


이책을 혼자 보고 자신이 느끼는 점도 많은데,

여럿이 보고, 많은 이들과 나누면 훨씬 더 깊게 나누기 좋을 것 같아요~^^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출판사에서 책만 제공받았고,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으로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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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그림찾기 ㄱㄴㄷ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35
이주희 지음 / 한솔수북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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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과 표지보고 바로 '와핫! 이거 재밌겠다!' 생각이 바로 들었지요.

숨은 그림 찾기만으로도 넘 재미있는 요소인데,

ㄱㄴㄷ이라니 한글 공부 욕심도 채울 수 있지요 ㅋㅋㅋㅋ

아이들에게든, 어른들에게든 흥미롭게 다가가기 좋지요~~!!



숨은 그림 찾기~ 심심할 때 하기 좋은 놀이인데,

숨은 그림을 찾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림을 세세히 관찰하게 되고

상하좌우 요리조리 돌려보며 그림을 찾으니, 그림을 다각도에서 보게 됩니다.

이런거 하다보면 나도 한번 해봐야지하면서 자기가 다른 그림을 그려넣기도 하지요.

오호~

들어온 정보를 관찰하고, 다양하게 해석하고, 자기만의 생각을 담은 아웃풋에 창의력 한스푼!

거기에 ㄱㄴㄷ으로 각 자음으로 시작하는 물건들이 숨어있으니, 읽기 및 초성퀴즈를 해도 좋고요~

저학년이면 자기가 찾은 물건 글씨 쓰면서 한글도 익히기 좋네요~ 놀이 속에 숨어있는 공부!

(이런거 받아쓰기 하라고 하면 신나게 할듯요 ㅎㅎㅎ)



이 책을 보면서 놀라웠던 점은

단순하게 그림 속 숨은 그림 찾기만 하는게 아니라

초성을 따라 글을 읽다보면 스토리가 연결되는 거였어요.


구름 속 빗방울이 쏴아아~~ 비가 오는 날,

놀이터의 친구들이 집으로 가버려서

다른 친구를 찾아보는 아이,

이 아이는 어떻게 친구들을 만날까요?


한 줄씩 이어지는 글에서 따뜻함이 배어납니다.

친구를 만나면서 재밌게 놀고, 마음도 배불러지는 것처럼.


ㄱㄴㄷ 책도 많이 봤고,

숨은 그림 찾는 책도 여러권 봤는데,

두 요소를 정말 적절하게 잘 배합해서 마음에 들었어요!

너무 어려우면 아이들이 지쳐서 포기하는데, 예쁜 그림으로 적당한 난이도에서 7개씩 찾으며 진행되는게 좋았고, ㄱㄴㄷ 초성을 살리기위해 너무 어려운 단어를 쓰지도 않아서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들었답니다ㅋㅋㅋ


깔깔 웃으며 7개씩 숨은 그림을 찾다보면

비온뒤 무지개처럼 주변 사람들과 다시 잘 어우러지지요^^


ㄱ ㄱㄴㄷ 책으로도, 숨은 그림 찾기 책으로도

ㄴ 너무 마음에 쏘옥 들었어요!

ㄷ 다양한 그림책을 보고 있어서 책상위에 그림책이 쌓여있는데,

ㄹ 로또처럼 눈이 번쩍 뜨이는 그림책이었답니다^^

ㅁ 마음처럼 금방 찾지는 못했지만,

ㅂ 바로 찾아도 좋고 한참 시간이 걸려 찾아도 좋아요.

ㅅ 숨은 그림을 찾다보면, 그 순간 몰입하게 됩니다.

ㅇ 요즘 핸드폰보며 시간만 흘려버리고 머리는 전혀 쉬지 못할 때가 있는데,

ㅈ 조용히 책 보며 숨은 그림을 찾으니 오히려 잘 쉬고 난 느낌이예요.

ㅊ 처음엔 애들 보는 건줄 알았지만, 청소년들도, 가족들끼리도 재밌을거예요.

ㅋ 카메라 렌즈로 들여다보듯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ㅌ 틈날 때 한번 씩 보면, 그 순간 힐링됩니다.

ㅍ 편안하면서도 즐거워지는 기분, 아실랑가요?

ㅎ 흐흐흐~~ 모르면 지금 바로 책을 펼쳐보세요! ^^


딱 제 취향이라 재밌었고요~

수업때 활용하려고 잘 챙겨둡니다 ㅋㅋ

근데 한번 찾았다고 해서 바로 금방 찾지는 못할 것 같아서,

뒷면지에 정답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ㅋㅋㅋㅋ


숨은 그림을 찾으며, 책 위에 바로 표시하기는 아까워서 일단 포스트잇 붙여서 찾은 거 표시했는데,

트레싱지를 쓰기엔 그림이 잘 안보일 것 같고....

책에 바로 마킹 안하고 어떻게 하면 여러번 쓸 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여러권 사는 게 답이려나요 ㅋㅋㅋ



*** 제이포럼 서평단으로 당첨되어

한솔수북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마음을 담아 글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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