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4주

"우주에 우리밖에 없다면 그것은 엄청난 공간의 낭비일 것이다" - 영화 <컨택트>의 인상깊은 대사이다. 이 무한하게 넓은 우주에서 과연 생명체가 있는 곳이 지구밖에 없을까? 지구 이외의 생명체-외계인에 대한 상상 역시 우주만큼이나 무한하게 이어져 오고 있다. 미지의 존재인 그들은 때로는 지구를 공격해오는 무서운 적이기도 하고, 또 때로는 함께 교감을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친구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먼 곳에서 지구를 스쳐가거나 우연히 조우하던 존재로 그려지던 외계인들이 언젠가부터는 아무도 모르게 지구인들 속에 섞여 있는 가까운 존재로 표현되곤 한다. 이렇게 온갖 종류의 외계인 영화가 현재도 상영중이고 또 앞으로도 많은 영화가 상영 대기 중이다. 그럼, 그 중에서도 지구에 와서 지구인을 사랑하고 지구를 지키려 싸워주는 착한 외계인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영화를 소개해 본다. 

 

 

 

 

 

 

 

아이 엠 넘버 포 (2011)  

피타커스 로어의 SF소설 '로리언 시리즈'의 첫번째 이야기 <아이 엠 넘버 포>가 최근 영화화 되었다. 행성 로리언은 흉폭한 모가도어인들의 공격으로 멸망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초능력을 쓸 수 있는 9명의 어린이들을 지구로 탈출시킨다. 로리언의 마법으로 보호받는 이들은 각자 번호 순서대로만 죽일 수 있다. 그들을 추격해오는 모가도어인들의 손에 3명이 죽고 이제 그들의 표적이 된 넘버 포 '존'. 어릴 때부터 신분을 숨기며 도망쳐다니는 데 지친 존은 오하이오의 '파라다이스'란 마을에서 처음으로 진실한 친구와 연인을 만난다. 그리고 그는 로리언의 미래와 사랑하는 이들이 있는 지구를 모가도어인들의 손에서 지키기 위해 더이상 도망다니지 않고 싸울 결의를 하게 되는데...
내용상 시리즈의 서막에 해당하기 때문에 원작소설은 주로 로리언과 그의 초능력 발현에 대한 배경설명 위주이다. 영화는 '마이클 베이 제작'이란 타이틀의 스펙터클한 재미를 위해 이 내용설명을 생략하고 그 자리에 액션씬을 강화했다. 어쨌든 존의 정체와 모거도어인의 위협만 빼면 거의 평온한 하이틴 생활이 펼쳐진다. 마을에서 제일 예쁘고 인기많은 소녀. 그애 곁에 껄떡대는 운동부. 남들 보기엔 찌질한 괴짜지만 주인공에겐 둘도 없는 친구. 그리고 주인공의 유일한 친구이자 아버지같은 보호자. 미국식 하이틴물의 전형적 요소의 총집합이다. 인간과 비인간의 하이틴 연애는 흡사 '외계인판 트와일라잇'이다. 로리언인은 지구인과 생김새도 같아서 안에 녹색 파충류 피부가 감춰져 있을 염려도 없고, 초능력은 옵션에, 평생 한여자만 사랑하는 순수하고 평화로운 종족이라니 이거 어찌보면 차라리 뱀파이어보다도 훨씬 나은 순정남의 탄생이 아닌가!? 로리언인이라면 얼마든지 지구로 망명해 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디 숨어있는 로리언인 없나...?  

 

 

 

 

  

 

 

트랜스포머 (2007)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2009) 

이번에도 마이클 베이 제작, 시리즈 영화이자 지구인들 속에 섞여 지구를 지켜주는 친절한 외계 친구들이 등장하는 영화이다. 다만 <아이 엠 넘버 포>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들은 지구인의 모습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지구인들의 가장 가까이에 있을 수 있는 '자동차'의 모습으로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조차 철저히 알리지 않고 숨어있다는 점, 그리고 마이클 베이 제작이라는 이름에 역시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스펙터클한 블록버스터라는 점이다. 원작은 일본 애니메이션이지만 이미 요즘 세대에게는 날카롭고 복잡한 기계의 느낌 물씬 나게 바뀐 로봇과 메간 폭스의 섹시 바디로 대표되는 헐리웃식 오락영화로 각인되어 있다.
지구에 떨어진 거대한 에너지원 '큐브'를 놓고, 로봇생명체들의 행성에서 두 세력-이미 그들의 고향 행성을 장악하고 파멸시킨 악의 세력 '디셉티콘'과 그들에 맞서는 '오토봇' 군단-이 지구에 온다. 특히 오토봇들의 수장 '옵티머스 프라임'은 거대한 덩치만큼 중후한 목소리와 품격을 지닌 이른바 신사 중의 신사, 남자 중의 남자라고나 할까. 절대 인간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원칙과 자신들의 행성에 일어난 것 같은 비극을 지구에선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 인간보다도 인간을 신뢰하고 존중하며 자유와 평화를 추구하는 그의 모습은 그가 기계의 모습이든 외계의 존재이든 아니든을 떠나 그야말로 '인격자'로서 존경하지 않을 수가 없다. 심지어 2편에서는 장렬하게 스스로의 목숨까지 바치는 희생정신까지 발휘하니, 이런 외계친구들만 있다면야 얼마나 마음 든든하게 살 수 있을까~ 그리고 범블비같은 귀여운 자동차 친구가 생긴다면야, 운전면허도 좀더 적극적으로 딸 수 있을 거 같은데... 허허.  

 

 

 

  

 

  

 

제5원소 (1997)

이번 영화는 앞의 두 영화와는 쪼끔 다른 점이 있으니, 일단 배경이 미래세계라는 점. 그래서 그 미래세계에선 이미 외계인이 낯선 존재가 아니라는 점이다. 바야흐로 이미 우주를 누비며 여러 생명체들과 더불어 살고 있는 우주 시대. 그리고 또한가지 결정적 차이는 파릇한 하이틴들이 주인공으로 나와 풋풋한 듯 아닌 듯(한국 기준으로는 이건 고딩이 아님;;) 두근두근 연애질을 시작했던 두 영화와 달리 <제5원소>의 주인공은 세상살이에 적당히 찌들어주신 매력의 미(?)중년이시다. (97년만 해도 브루스 윌리스 아저씨 한창 멋지게 잘 나가실 때니 '미'자를 붙여주도록 하자...)
악마의 집합체라는 괴물체가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다. 물, 불, 바람, 흙과 인간, 이렇게 5개의 원소가 모이면 세상을 구할 수 있다는 예언대로, 선량한 외계종족 몬도샤인이 4개의 원소를 나타내는 돌을 가지고 지구로 온다. 하지만 우주해적의 습격으로 지구에 불시착, 지구인들이 몬도샤인의 팔 한쪽을 세포재생술로 복원시키자 빨간머리의 소녀 '릴루'가 탄생한다. 전직 요원이자 현재는 택시기사로 살던 코벤은 릴루와 엮이면서 본의아니게 함께 지구의 운명을 구할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데... 그 와중에 강하지만 여리고 순수한 릴루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일단 하나의 영화 자체만으로 봤을 때는 선의 구원자와 사랑의 신화적 요소와 SF의 절묘한 결합이라든가, 뛰어난 상상력이 빛나는 독특한 이미지 등 가장 완성도 있고 개성 넘치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무식한 오크스타일부터 노래하는 디바까지 다종다양한 재미난 외계인들이 적으로 또는 아군으로 등장하는데, 인간이지만 외계인스러운 포스를 지닌 게리 올드만과 외계존재와 인간 사이의 신비한 정체성과 함께 순수한 소녀와 액션 여전사를 오가던 밀라 요보비치의 미친존재감은 어떤 외계인보다 강렬하다.  

 

~ 덤으로 덧붙이는 내용 ~

외계인 얘기가 나온 김에, 앞으로 또 개봉을 앞두고 있는 외계인 소재의 영화들도 한번 정리해 보자.

1. 월드 인베이젼 (2011년 3월 10일 개봉예정)
2011년, 거대한 유성 떼가 지구에 떨어지고, 사상 최대의 유성쇼에 들떠있던 세계 각 도시는 정체불명의 적으로부터 무차별 공격을 받고 초토화된다. LA 주둔군 소속 낸츠 하사(아론 에크하트)는 자신의 부대를 이끌고 지금껏 싸워본 적 없는 적들에 맞서 사상 최대의 반격 임무를 맡아 전면전에 참가하게 되는데...
이번 페이퍼의 주제와는 정반대인 인류의 적으로서의 외계인 공습 영화.ㅠㅠ 외계의 무차별 공격과 이에 맞서는 용감한 미국이라는 구도는 1996년의 <인디펜던스 데이>가 떠오른다. 사실 이 소재로 <인디펜더스 데이>이후 이보다 더 낫게 만든 내용을 본 적도 없었던 것 같은데... 아무래도 내용적인 면 보다는 현란한 CG를 총동원한 전투장면에 촛점을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가장 사랑하는 외계인이 E.T인 나로서는 무작정 적과 적으로 전쟁을 벌이는 이런 류의 구도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지라 그다지 끌리진 않는다...  

 

2. 황당한 외계인: 폴 (2011년 4월 7일 개봉예정)
육두문자도 서슴지 않는 골초 외계인 '폴'과 외계인을 숭배하는 괴짜 지구인의 기막힌 우정을 그린 코미디물. 두 괴짜 친구들이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UFO의 메카, 일명 로스웰로 잘 알려진 '에어리어51'지역으로 여행을 갔다가 사막 한복판에서 '폴'이라는 이름의 외계인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인생이 인생이 걸린 일생일대의 모험을 하게 되는데...
일단 <새벽의 황당한 저주><뜨거운 형제들>의 사이먼 페그와 닉 프로스트 콤비의 영화라는 점에서 기대감 충만한 영화이다. 아마도 그 둘의 영화다운 영국식 코미디를 실컷 볼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항상 '징그럽다''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르겠는 게 더 무섭다'라는 이미지였던 로스웰 외계인의 모습에 우스꽝스런 반바지를 입고 걸쭉한 코미디를 선보일 것 같은 폴이 어떤 재미를 선사해줄지... 어서 개봉했으면~~  

 

3. 슈퍼 8 (2011년 6월 개봉예정)
캠코더로 영화를 촬영하던 아이들이 외계인을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사건을 그린 영화로 J.J.에이브람스와 스티븐 스필버그의 공동 프로젝트이다.....라는 것밖에 알려지지 않은 베일에 싸인 비밀스러운 영화. 캐스팅이든 무슨 정보든 <클로버필드>보다 더 극비로 숨기며 도통 알려주지 않고 있다나. 어쨌거나 J.J.에이브람스가 직접 감독을 맡았다는 데에서 뭔가 심상치 않은 조짐이 느껴진다. 그의 초특급 떡밥 드라마 <로스트>에서 떡밥임을 알면서도 주워먹으며 매달려 허덕대다가 결국 뒤통수 후려맞았던 기억이 선명하거늘... 이 영화도 모 아니면 도일 것 같은 느낌?! 저 스티븐 스필버그의 이름이 없었더라면 <클로버필드>류일 거라고 단정지어버릴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대체 무슨 영화가 나올지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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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2월 1주

더위에 지치고 추위에 얼어붙는 힘겨운 계절 - 여름과 겨울마다 그 힘겨움을 잊고 우리를 열광하게 해주는 스포츠들이 있다. 바로 얼마 전까지도 동계 아시안 게임이 열렸는데, 그런데 웬지 올 겨울은 뭔가 허전하다. 바로 작년까지 온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었던 겨울 스포츠의 꽃,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열광이 전혀 느껴지질 않는 것다!! 그렇게 TV에서 주구장창 볼 수 있던 피겨 대회도 올해는 싹 자취를 감추었고, 심지어 아시안 게임의 피겨 종목 조차 그다지 화제를 일으키지 못했다. (여자 싱글에서 동메달을 땄음에도 불구하고...) 김연아라는 스타의 등장으로 피겨의 불모지인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멋진 여러 선수들의 기량을 즐길 수 있게 되는가 싶었으나, 바로 그 스타가 없으면 여전히 우리나라에서는 겨울 스포츠의 꽃이 피어나기 힘들다는 현실이 슬프다~ 그리하여 아쉬운 마음으로 영화속에서 한번 피겨 스케이팅을 만나 볼까 하여 모아 본 작품들을 소개한다.

 

 



사랑이 머무는 곳에
(1978)
Ice Castles



사랑이 머무는 곳에
(2010)
Ice Castles

 

피겨 스케이팅을 소재로 한 스포츠 멜로 영화의 고전인 <사랑이 머무는 자리에>. 주인공은 스케이트를 누구보다 사랑하며 뛰어난 재능 또한 가지고 있는 시골소녀 렉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꿈을 위해 노력한 렉시의 밝고 순수한 스케이트에 사람들은 환호해준다. 그녀는 사람들의 갈채를 받는 피겨 유망주로 성공해가는 듯 하지만, 한편으로는 처음의 순수했던 스케이트의 즐거움과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을 잃게 된다. 여기까지 뻔한 성공 스토리일 것 같던 영화는, 렉시가 사고로 실명하면서 단순한 스포츠 멜로물 이상의 본격적인 인간승리의 감동 드라마로 변모한다. 폐인이 되어버린 렉시의 곁을 지키는 아버지와 남자친구인 닉. 사랑하는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녀는 다시 얼음판에 설 용기와 희망을 되찾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 이러한 훈훈한 사랑과 인간승리의 드라마, 아직 덜 여물어 아픔도 겪지만 언제나 꿈을 향해 나아가는 풋풋한 청춘들의 이야기가 잘 어우러진 영화이다. 앞도 보이지 않은 채 홀로 선 가녀린 소녀가 너른 빙판 위를 미끄러지며 그려내는 아름다운 스케이팅 장면만으로도 이 영화의 로맨틱한 감성이 팍팍 와닿을 것이다.
다만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땐, 1978년 작인지라 요즘에 비하면 다소의 촌스러운 부분들이 보이기에 살짝 리메이크판이 나와줘도 괜찮을 텐데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그랬는데 이게 웬걸, 진짜로 2010년에 리메이크판이 나왔다. 심지어 똑같은 감독님이, 마치 데칼코마니처럼 정말 원작 그대로인 모습으로 만들었다. 렉시의 의상조차 원작에서 아주 조금만 손을 봤을 뿐 거의 똑같을 정도이다. 대회 해설자로 미쉘 콴도 깜짝 출연을 한다~ 원작에 추억이 있으면 있는대로, 모르면 또 모르는 대로 2010년판 리메이크도 한번쯤 볼만한 영화라고 감히 추천해본다.

 

 



사랑은 은반 위에 (1992)
The Cutting Edge
 



사랑은 은반 위에2
(2006)
The Cutting Edge
~ Going For The Gold ~



사랑은 은반 위에3
(2008)
The Cutting Edge
Chasing the Dream ~

 

두번째 피겨 영화는 <사랑은 은반 위에> 시리즈. 1992년에 영화가 나오고, 세월이 흘러 2006년에 1편 주인공 커플의 딸을 내세운 속편이, 2008년에는 그 딸은 코치가 되고 또다른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나오면서 시리즈물이 되어버렸다. 이 시리즈들 또한 역경을 딛고 재기하는 감동 스포츠 드라마의 요소와 남녀주인공의 로맨스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하지만 <사랑이 머무는 자리에>는 한 소녀를 중심으로 한 드라마 중심이었다면, 이 시리즈들은 피겨 스케이팅이라는 소재를 이용한 '로맨스물'이다. 남녀의 착착 맞아떨어지는 호흡과 주고받는 눈빛 속에 사랑이 피어나리라~는 상상을 뭉게뭉게 피어나게 하는 '페어' 종목이 로맨스에도 딱! 각자 새로운 꿈, 재기를 꿈꾸며 손을 맞잡은 남녀 주인공들이 처음에는 티격태격하면서도 서서히 사랑을 싹틔우며 빙판 위에서만이 아닌 서로의 영원한 파트너가 되어가는 과정이 그려진다.  
피겨 대회의 모습이나 연기 장면은 잘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은 무척 아쉽다. 대회장의 화려한 조명은 아무래도 배우들의 어색한 피겨연기를 멋지게 커버하기 위한 것 같은데 보는 내내 정신사나웠고 올림픽같은 대회의 느낌보다는 쇼의 느낌이 너무 강해서 거슬렸다. 목표을 향해 다시 일어나 도전한다는 주인공들의 의지도 스토리의 주요 축 중 하나인데 그 무게감이 너무 없어져 더욱 단순한 로맨스물로 치중되어 버린다. 또 피겨의 프로그램이란 그 안에서 또하나의 드라마를 극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인데, 그 특성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그냥 배경음악에 기술만 몇 개 보여주고 마는 점도 영화의 연출적인 면에서 마이너스였고.
그래도 뭐, 전형적이긴 하지만 가끔 별 생각 없이 팝콘 씹으면서 로맨틱 코미디를 보고 즐기고 싶을 때 한번쯤 볼만한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를 유지해주기 때문에 그런 전형성도 꼭 나쁘지만은 않다. 또 실제로는 말이 되지 않겠지만 영화속에서는 아이스하키 선수라든가 롤러스케이터 등의 피겨와 상관없는 이력을 지닌 주인공이 등장하는 등, 극적인 재미를 주는 색다른 페어연기를 볼 수 있는 것도 나름 영화만의 재미라면 재미. 예를 들면 2편에서 남녀주인공은 둘이 같이 3회전 점프를 뛴다... 왜 이장면에서 나는 자꾸 웃음이 나던지... ㅋㅋ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 (2007)
Blades of Glory

 

포스터만 봐도 이미 범상치 않은 포스가 느껴지는... 게다가 저 주인공은 윌 페렐?! 과연 이것이 피겨 스케이팅을 다룬 영화인 것인가 싶겠지만, 맞다. 그럼 이번엔 남자 싱글? 그건 아니다.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 또한 <사랑은 은반 위에>시리즈처럼 주인공들은 페어로 출전하며, 영화에서만 가능한 그들만의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사랑은 은반 위에> 보다 훨씬 과감하게...! 
이들 페어는 남녀가 아니라 남남이다! 왜 페어는 꼭 이성끼리 하고 동성은 없지? 하는 이 단순하고도 허를 찌르는 발상이 무척 마음에 든다. 안그래도 한번쯤 동성끼리 짝지어 연기하는 건 왜 없을까 하는 궁금했던 적이 있지 않은가? (나..나만 그런가;;;) 남남 페어는 어때? 심지어 그 남남은 서로 전혀 다른 성격에 누구보다 격하게 치고받는 라이벌 사이였다면? 어릴 때부터 스케이트 영재로만 키워진 순수함의 결정체 지미와 천상천하 유아독존에 심각한 마초맨 채즈는 싸움을 벌이다 결국 둘 다 남자 싱글 피겨계에서 쫓겨나고 만다. 그러나 스케이트 없이는 떨거지 폐인밖에 못되는 둘은 재기를 위해 규정의 헛점을 이용해 페어로 시합에 나가고자 연습에 돌입한다. 영화 초반에는 서로 너무나 다른 두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에서 극단의 과장을 만들어내는데 한국인의 입맛에는 다소 과격한 미국식 코미디라 웃으면서도 웃기 힘든 미묘한 부담이 있다. 하지만 점차 우정인 듯 아닌듯 서로 알아가고 맞춰가는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다 보면 편하게 깔깔댈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도 사이코같았지만 그래도 은근히 점차 숨겨진 인간미(!?)를 보이며 변하는 채즈 덕도 있고, 마지막에는 나름 훈훈한 우정의 피날레가 제법 카타르시스도 전해주더라는... ㅋㅋㅋ
코미디 영화니까 아름다운 피겨 연기를 볼 기대는 하지 말자. 대신 얼음 위에서 두 남자가 펼치는 한없이 진지해서 더 웃긴, 나름 박력있고 나름 긴장감 넘치는(목숨을 걸고 하니까) 페어 연기는 보지 않고 넘기기엔 아까운 재미~ 파격적인 동성 페어의 최종 필살기, 전세계 어디서도 할 수 없고 오로지 북한에서만 시도 가능한 미친 기술의 실체도 직접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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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2주

세인트 클라우드 (2010) 

"시간의 경계를 넘어선, 신비한 사랑의 시작"
... 영화의 포스터와 영화 포스터를 그대로 사용한 원작 소설의 표지에 있는 이 문구를 처음에 보자마자 기욤 뮈소의 소설 <구해줘>나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 처럼 적당히 판타지를 가미한 뻔한 로맨스겠거니 생각했으나 그렇지만은 않았다. '시간의 경계'라는 말 때문에 혹 시간여행인가 했지만, <세인트 클라우드>는 사후 천국으로 떠나지 않고 중간계에 머무는 영혼을 볼 수 있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이 작품이 <사랑과 영혼>같은 부류의 절절한 로맨스에 치중하는 건 아니다. <세인트 클라우드>는 갑작스럽게 소중한 이를 잃어버리고 남겨진 자와, 그렇게 갑자기 원치않게 사랑하는 이들의 곁에서 떠나게 되어버린 자들(즉, 영혼들)을 모두 보듬는 이야기이다.
자기 잘못으로 어린 동생의 삶을 빼앗아버렸다는 죄책감과 그 동생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일념으로 자신의 미래를 접어버린 찰리. 활달하고 당차지만 마음속에는 아버지를 잃은 상실감과 마음 맞는 짝을 만나 사랑받고 사랑하고 싶어하는 외로움을 지닌 테스. 그리고 누구보다 믿고 따른 형의 곁을 떠나지 못하고 천국에 가지 않은 채 영혼으로 머물고 있는 샘. 각자 어딘가 결핍되어 있는 이들이 서로를 사랑하면서 상처는 치유하고, 어느새 족쇄가 되어 있던 사랑의 틀을 깨고 더 큰 사랑으로 포용하게 되는 모습은 무척 뭉클하다.
안타깝게도 이 뭉클한 감동은 영화에서는 시각적 볼거리와 러브스토리를 내세우느라 원작 소설만큼 잘 전달되지 않는다. 그림같은 바다와 해질녁의 풍경, 원작과 달리 요트선수로 설정되어 보다 멋진 장면을 연출해보이는 찰리, 선남선녀의 환상적인 러브씬 등은 분명 무척 아름답고 그 아름다움으로 보는 이의 마음을 감상적으로 만들기는 한다. 하지만 원작에서 느껴지던 찰리의 상처와 외로움, 그리고 마음의 갈등은 깊이는 없어지고 단순화되어 버렸다. 헐리우드의 떠오르는 별 잭 애프론은 신선하고 풋풋한 매력은 있지만 그것뿐. 잭 애프론이라는 배우 자체에 그다지 열광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하기에는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든다. 하지만 나름 원작에 충실하고 영상미와 분위기는 버리기 아까우니 이왕이면 책과 영화를 모두 보는 편을 추천하고픈 작품이다.   

<세인트 클라우드> 벤 셔우드 지음

영화 개봉과 발맞추어 보무도 당당히 영화 포스터를 표지로 두르고 나왔다. 그런 고로, 영화와 마찬가지로 책도 남녀주인공의 달달 절절한 러브스토리일 것 같은 느낌을 주는데... 로맨스에 과한 기대를 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시간 여행자의 아내 (2009) 

"시간여행의 운명을 지닌 남자, 그를 기다리는 여자"
...이번에야 말로 진정 '시간'의 경계를 뛰어넘는 신비한 사랑이야기다. '시간여행자'라고 하니 마치 시공간을 신나게 훌훌 넘나드는 신비한 능력을 지닌 자유인과 바람같은 그 남자를 일편단심 기다리는 청순한 여인의 로맨틱한 러브스토리가 기대된다. 하지만 이 작품 역시 그렇게 마냥 아름답기만 한 로맨스 영화는 아닌 것이니... 이 남자, 헨리는 '시간여행 유전자' 때문에 몸이 멋대로 시간을 뛰어넘어다닌다. 한마디로 스스로 시간여행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매일 언제 어디로 날려갈지 몰라 예측불허의 불안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문자 그대로 그의 '몸'만 홀랑 타임워프를 하다보니 어느 시대 어느 장소에 알몸으로 뿅 하고 떨어져 무슨 위기상황을 겪어야할지 알 수 없다. 그런 그의 삶에서 유일하게 위안과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언제나 사랑으로 그를 기다려주는 아내 클레어 덕분이다.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는 클레어라는 한 여인의 끝없이 희생을 감내하는 헌신적이고 안타까운 사랑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타고난 불우한 운명만큼이나 어둡고 힘들게 살았던 헨리의 과거도 끌어안았고, 언제 사라져서 언제 돌아올지 종잡을 수 없는 남편을 늘 걱정하며 기다려야 했고, 그 시간여행 유전자 때문에 둘의 사랑의 결실인 아이조차 가지기 힘든 고통을 이겨내야 했다. 얼핏 낭만적일 것만 같지만 실상 서로를 깊이 믿고 의지하지 않는 한 한결같이 지키기 힘든 그들의 사랑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애틋하다.
영화는 이들의 이러한 감정을 잔잔하고도 아름답게 잘 표현하고 있다. 다만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이리저리 뒤얽힌 스토리를 영화의 시간 안에 편집하다 보니 다소 흐름이 끊기는 느낌이 있고, 그래서 책을 읽지 않고 영화만 볼 때는 이해되지 않는 허점들이 있다는 게 단점. 또 책을 읽을 때 어둠속에 방황하던 젊은 시절과 클레어와 결혼한 뒤의 나이 든 헨리의 이미지는 무척 달랐고 그점이 헨리의 매력 중 하나였는데, 에릭 바나는 안정된 중년 헨리의 이미지에는 부합했으나 젊은 헨리의 매력은 영 살리지 못해서 아쉽다. 그나마 레이첼 맥아담스가 기네스 펠트로보다 클레어 역으로 마음에 들었던 점으로 위안을...      

<시간 여행자의 아내>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

처음엔 '기네스 펠트로 주연 영화화'라고 광고했었는데, 영화화의 난항과 함께 책도 사라졌다가 영화가 나오자 새로 재판됐다. 이젠 무려 특별소장본까지 나왔다. 영화가 끝내 망했으면 이 책도 어찌됐을지... 

  

 

 

레이크 하우스 (2006) 

"2004년의 남자, 2006년의 여자... 시공을 초월한 신비한 사랑"
...모르는 사람이 없을 듯 하지만, 시공간 초월 러브 스토리 하면 대표적인 영화 <시월애>가 헐리웃으로 건너가 리메이크된 것이 바로 <레이크 하우스>이다. <시월애>에서는 바다 위에, <레이크 하우스>에서는 호수 위에 지은 집을 배경으로, 그곳에 사는 2년전 과거의 여자와 2년후 미래의 남자가 우연히 서로 편지로 소통을 하게 되고, 그렇게 같은 공간이지만 서로 다른 시간 속에서 사랑의 감정을 키워나가게 된다.
<시월애>에서는 아직 신인이던 풋풋한 전지현이 여주인공을 맡아 청춘의 설레임과 아린 슬픔이 느껴졌던 반면, <레이크하우스>는 이미 익숙하고 비슷한 부류의 영화 경력도 많은 산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의 조합으로 성숙한(?) 멜로의 느낌이 났달까... 그래서인지 아니면 워낙 헐리웃영화에 익숙해져 있던 탓인지 <레이크 하우스>는 <시월애>를 볼 때보다는 더 편한 느낌이 들었었다. 2000년에 처음 <시월애>가 나왔을 땐 다소 생소함을 느꼈었는데 말이다... 어쩌면 <시월애>가 쓸쓸함과 그리움의 정서가 훨씬 강했기 때문에, 헐리웃스러움이 덧입혀져 잔잔하면서도 밝은(다소 뻔한 느낌이긴 하지만) <레이크 하우스>쪽이 더 편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시간을 뛰어넘어 편지를 주고받는다는 초현실적인 설정을 쓴 마당에 좀더 판타지를 살짝 첨가해도 괜찮다고 여겼던지, <레이크 하우스>의 클라이막스와 엔딩은 <시월애>보다 좀더 극적으로 연출된다. 사람에 따라서는 유치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정도는 나름 애교로 재미있게 피식 웃어줄 수 있다... ㅎㅎ   

 

사랑이란 참으로 신비하고 참으로 대단한 힘을 지닌 것이라고들 한다... 그 신비를 살짝 현실속에 끼워넣어 더욱 극적이고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보여주는 영화들. 하지만 이 영화들 모두에서 새롭게 알 수 있는 것 한가지는! 결국 어떤 초자연적인 신비함 때문에 그들의 사랑이 특별해진 것이 아니라, 그들의 사랑을 특별하게 만든 건 바로 그들 자신이라는 것. 영혼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있든, 시간을 이동하여 신비한 만남을 가지든, 그들이 그 사랑을 끝까지 붙잡고 지키고자 애쓰지 않았다면 그들의 이 특별한 사랑이야기가 완성될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며,
덤으로 이러한 시공을 뛰어넘는 특별한 사랑이야기를 그린 헐리웃 이외의 영화들도 간단히 소개해본다.
 

 

 

 

 

 

  

 

- 앞에서 <레이크 하우스>의 원작 영화로 언급했던 <시월애>.
- <시월애>와 같은 해에 나온 또다른 시공 초월 러브스토리 <동감>. 이 영화에서도 정말 풋풋 풋풋 풋풋한 유지태와 김하늘, 박용우, 하지원을 볼 수 있다. 낡은 무선기로 우연히 대화하게 된 1979년의 여자와 2000년의 남자. 남자에겐 당돌하지만 귀여운 신세대 여자친구가 있고 여자에겐 수줍게 드러내지 못하지만 마음에 담은 선배가 있다. 안타깝기도 하고 순수하기도 한 그녀의 사랑을 들으며 호감과 그리움을 갖게 되지만, 두 사람은 사실 놀라운 인연이 닿아있는 관계였는데...
- 2008년 조용히 국내에 개봉해서 조용히 입소문과 입소문으로 큰 호평과 인기를 얻었던 대만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학원로맨스+음악 영화일 거라 생각했으나, 끝까지 보다 보면 제목처럼 신비한 비밀이 얽힌, 그리고 그 비밀로 인해 더욱 짠한 감동을 주는 순수하고 예쁜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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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1주

원소스 멀티유즈 라고 하던가. 요즘은 드라마, 영화, 뮤지컬, 연극, 소설, 만화... 하나의 틀 안에만 갇혀있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매체로 다양한 변주가 이뤄지고 있다. 각각의 특성에 따라 보는 맛이 다르고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한데...  

 

1. 뮤지컬 -> 영화 

김종욱 찾기 (2010)
감독: 장유정
주연: 임수정, 공유

이제는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창작 뮤지컬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등장하였다. 바로 오랫동안 수많은 뮤지컬 스타들이 (신인시절에) 거쳐갔으며 여전히 대학로에서 사랑받고 있는 동명의 뮤지컬을 스크린으로 옮긴 <김종욱 찾기>. 원작이 뮤지컬이고 뮤지컬 연출자가 직접 메가폰까지 잡았지만 이 영화는 '뮤지컬 영화'는 아니다. 감독 본인의 경험이 매우 많이 녹아 있으며(임수정의 직업이 무대감독) 뮤지컬 형식을 쓰지 않는 대신 극속에 뮤지컬 무대를 꾸며 임수정에게 노래까지 시키는 등 뮤지컬의 요소를 가지고 있는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이렇게 뮤지컬은 뮤지컬, 영화는 영화라는 각각의 개성을 인지한 덕에 이 둘은 같으면서도 서로 다른 느낌으로 따로 또 같이 보는 재미가 있다. 뮤지컬에선 한 배우가 다양한 캐릭터로 변신하며 극의 감초 역할로 깨알같은 재미를 주었다면, 영화에선 무대의 한계상 쓸 수 없었던 여러 주변인물들을 살려낸다. 여기에 곳곳에서 까메오로 출연하는 뮤지컬 배우을 찾아보는 재미는 덤. 우려와 달리 원작의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를 그대로 잘 살린데다, 남녀 주인공 둘의 캐릭터성을 더 뚜렷해지면서 둘의 티격태격과 알콩달콩함에 훨씬 몰입하기 쉬워졌다. 임수정과 공유라는 나름의 이미지가 정립된 배우들이 각각 기존의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변신하는 모습도 꽤 신선. 

 

오페라의 유령 (2004)
감독: 조엘 슈마허
주연: 제라드 버틀러, 에미 로섬

뮤지컬에 관심 없는 사람이라도 아는 저 유명한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뮤지컬, 이제는 고전 중의 고전이 된 작품 <오페라의 유령>. <오페라의 유령>은 이전에도 다양한 매체로 옮겨진 적이 많지만, 가장 최근이 아마 2004년의 조엘 슈마허 감독의 영화일 것이다. <김종욱 찾기>와는 반대로 이 영화는 뮤지컬을 거의 그대로 스크린에 재현시킨 작품이다. 좀더 화려하고 큰 스케일의 배경이 나온다는 점만 다를 뿐이다. 아직 빨간 수영복의 스파르타 전사로 유명해지기 전의 제라드 버틀러가 팬텀을 연기하는데... 기괴해야 하는 팬텀 치고는 뮤지컬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너무 살린 나머지 '얼굴 반쪽만 가면으로 가리면 라울보다 낫구만 그냥 같이 살지 왜'라는 말이 나오는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뮤지컬과 같은 설정의 분장이라고 해도, 얼굴이 또렷이 보이지 않는 무대와 커다란 스크린으로 클로즈업 되는 영화에서 보는 느낌은 천지차이인 것을. 실제 공연의 감동을 느낀 사람에게는 영화만의 특별한 매력을 찾을 수가 없어 무미건조했을 것이고, 직접 공연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겐 뮤지컬 공연 실황 녹화가 아니라 굳이 이 영화를 찾아 봐야 할 이유를 알 수 없는 어중간한 영화. 

 

맘마미아! (2008)
감독: 필리다 로이드
주연: 메릴 스트립, 아만다 사이프리드

'아바'의 노래들로 중년층의 추억의 향수를 자극하며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뮤지컬 <맘마미아!>도 빠지지 않고 영화화되었다. 메릴 스트립을 비롯해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등의 쟁쟁한 미중년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있는데다, 심지어 이들이 신나게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니 일단 뮤지컬의 팬이 아니라 할지라도 영화에 호기심이 갈만 하지 않은가? 이 영화도 원작을 거의 그대로 옮겨왔지만 <오페라의 유령>과 달리 <맘마미아>는 스크린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한껏 부각시킬 수 있는 최대의 무기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그리스의 해안가 풍경! 무대에서 표현할 수 없는 그 자연과 풍광은 뮤지컬보다도 이 영화를 더욱 생생하게 빛나게 해준다. 게다가 이 영화의 생각지도 못했던 비밀병기가 또하나 숨어있었던 것이다... 바로 아직도 소녀다운 감성을 간직한 발랄한 엄마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던 사랑스러운 딸 소피 역의 아만다 사이프리드라는 신선한 배우의 발견! 덕분에 이 영화의 최대 수혜자로 지금 헐리웃에서 아주 잘 나가고 계시다... <맘마미아>는 원작 뮤지컬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영화만의 매력점도 나름 잘 찾아내었으니, 이 정도면 뮤지컬을 영화한 무난한 사례로 꼽힐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일단 현재 공연중이거나 또는 최근에 공연을 한 작품을 위주로 위의 세 영화를 추려보았다. 그밖에도 뮤지컬을 영화로 옮긴 작품들은 숱하게 많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렌트> <페임>같은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들이야 물론 빼놓지 않고 영화화 되었고, <헤드윅>이나 <시카고>같은 꾸준히 사랑받는 작품들도 성공적으로 영화화되었다. 영화로 더 널리 알려져 있는 <마이 페어 레이디>나 <지붕 위의 바이올린>도 뮤지컬을 원작으로 했으며, 팀 버튼 감독과 조니 뎁이 만들어낸 특이한 뮤지컬 영화 <스위니 토드>도 원래 뮤지컬 작품이다. 팀 버튼의 색이 입혀지긴 했지만 원작 자체도 그렇게 독특한 느낌의 뮤지컬.  



 

 

 

워낙 많으니 이쯤에서 멈추고...
이번엔 반대로 영화가 뮤지컬이 된 경우도 몇개 찾아보았다. 이번에도 역시 최근 공연작을 위주로.  

 

2. 영화 -> 뮤지컬  

라디오 스타

뮤지컬이 영화화 된 경우는 드물었지만, 영화가 뮤지컬화 된 일명 '무비컬'들은 우리나라에서도 언젠가부터 하나둘 늘어나더니 이제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 그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가 <라디오 스타>. 한물 간 80년대 락스타와 매니저의 찡한 우정을 그렸던 이준익 감독의 영화 <라디오 스타>를 뮤지컬로 옮겼다. 락스타는 아니지만 실제로 한때 최고의 스타였으나 지금은 묻혀진 김원준이 주연을 맡아 또 묘하게 공감대를 끌어냈던 작품. 이번엔 새롭게 임창정도 주연으로 합류했더라... ㅎㅎ   

 

 

서편제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무비컬이 최근에 나왔다. 바로 소리꾼 일가(?)의 한 많은 삶과 소리를 그려낸 임권택 감독의 영화 <서편제>. 흔히 뮤지컬 하면 서구적인 느낌이 우선 떠오르기 때문일까, 아니면 영화의 이미지가 아직도 너무나 선명하게 남아있기 때문일까. 처음에는 '뮤지컬 서편제'라는 제목부터도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던 작품.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야기와 노래가 합쳐진 우리의 소리도 뮤지컬과 영 거리가 먼 것은 아니다. 공연을 보지는 못했지만 평들은 좋았던 것 같다...     

  

 

 

빌리 엘리어트

아버지의 강요로 사나이다운 운동 권투를 배워야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몰래 접하게 된 춤의 매력에 푹 빠져서 신나게 무아지경으로 탭댄스를 추던 꼬마 빌리를 이제는 스크린만이 아니라 무대위에서 볼 수 있다. 영화 <맘마미아>가 무대에서 볼 수 없는 생생한 풍광을 스크린으로 보여주었다면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는 반대로 스크린 속에서만 봐야했던 생생한 몸놀림을 직접 볼 수 있게 해준다. 해외에서는 이미 뮤지컬로도 크게 사랑받고 있었으나 한국에서는 올해가 초연이다. 이왕이면, 영화에서 성장한 빌리가 무대에서 추던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까지 같이 볼 수 있다면 더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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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자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허술한 내용, 당황스런 결말. 하지만 최고의 배우들과 장르영화의 재미로 커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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