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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 45분, 나의 그림 산책 - 혼자 있는 시간의 그림 읽기
이동섭 지음 / 홍익 / 2019년 10월
평점 :

<새벽 1시 45분, 나의 그림 산책>
이동섭 지음
홍익출판사
혼자 있는 시간의 그림읽기
이 밤, 나를 위로하는 그림이 필요하다.
예술 작품으로 인문학을 이야기하는 예술인문학자 이동섭, 예술가도 많고 인문학자도 많은 이 시대에 두 분야를 통섭한 인문학자인가. 저자는 인생을 길고 재미있게 살기 위해서는 혼자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가 펴낸 책 표지가 특이하다. 제목도 특이하다. 노란색이 마음을 끌고, 초록색이 안정감을 준다. 그 위에 초승달 배경으로 실오라기 한 올 없이 온 몸을 드러낸 모델이 의자에 걸터 앉아 다정한(?)편지를 쓴다. 옆의 쓰레기통은 비어있지만 편지를 망치면 바로 버릴 수 있게 준비 되었다. 책을 펴서 한장 한장 넘기기는 순간 책이 엄청 소중하게 잘 만들어졌다는 느낌이 든다. 책장을 넘기니 눈에 띄는 그림들과 조근조근 이야기하듯 해설해주는 글이 마음에 들어온다. 저자의 이야기와 화가들의 이야기가 서로 어울러져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독자를 다그치지도 않고, 독촉하지도 않으며 그림 속으로 빠져들 수 있게 이야기를 전해준다. 그림이야기는 들을 수록 귀가 쫑긋, 눈이 반짝해진다. 새벽 1시 45분에도 눈을 뜨고 앉아서 책을 읽는다.
그림이라는 것은 보면서 감동을느낄 수 있게 빠르게 영감을 전해주는 예술작품이다.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그 작가의 느낌이 전해지는데, 그림 한 장을 그릴 때 화가는 온 정성을 다해서 그린다. 그 그림을 읽어내는 사람, 그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 그 그림을 온 마음을 다해서 읽는 사람이 바로 저자이다. 저자는 그림 한 장 한 장을 보면서 느끼는 느낌, 그림에 얽힌 사연, 화가의 이야기까지 친절하게 소개해 준다. 그림을 보면서 행복해지고,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 하고 깨닫게된다. 또한 작가는 솔직하게 자기의 개인사를 드러내며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해준다.
part 1. 혼자를 선택하는 시간
part 2. 너무 사소해서 잊어버린 장면들
part 3. 혼자 알게 된 삶의 비밀들
part 4. 거리 두기가 필요한 순간
part 5. 더는 숨지 않고 나다움을 찾을 때
각 part별로 그림과 함께 여러 가지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제목들이 너무 간단하면서도 제목 자체가 주는 진정 효과가 있다. 마음에도 진통제가 필요하다, 나의 영양제는 혼자 있는 시간, 노는게 제일 좋아, 식상하지만 의외로 위로가 되어 주는 말은 8번까지 있어서 골라서 읽는 재미도 있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도 없지 않아서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사랑, 그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준다.
프랑스어 '플라뇌르'는 아무목적없이 떠돌듯이 걷는사람을 일컫는다. 정처 없이 도시를 걸을 때, 시간을 흘려보낼 때, 평소와 다른 생각이 머릿속으로 밀려든다.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려야하거나 구상을 정리할 때 걷는 일이 필요하다. 요즘 말로 멍때리기라고나 할까. 프랑스로 유학한 저자가 보는 유럽인들의 걷기는 많은 지식산물의 원천이라고 할 만하다. 걸으면서 인생의 많은 시간을 보낸 사람들이 해낸 일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다. 걷는다는 것은 생각도 정리하게 해주지만 몸도 건강하게 해준다. 나도 이제 책을 덮고 걸으러 나가봐야 하겠다. 화가가 그림으로 표현한 하늘그림도 멋지고, 내 눈으로 보는 오늘의 하늘도 멋질테니 나는 멋진 것만 보는 사람이 되는 것인가!
고맙습니다.
저는 네이버카페<북뉴스>를 통해 <홍익출판사>가 전해주신 책을 읽고 이 글을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