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흥미진진하다.그간 몰랐던, 오해하고 있었던
이야기의 모서리를 매끈하게 다듬어준다.
나라를 삼키기 위해 침입한 한나라에
끝까지 나라를 포기하지 않다가
피살되었던 고조선의 마지막 왕인 우거왕,
나라를 되찾기 위해
저항하던 이들이 세운 발해,
중국의 그늘에서 벗어나 대한제국이라는
국호를 세운 감격의 순간까지
숨차 오르는 한국사가 펼쳐진다.
이해하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나라의 마지막도 비슷해요. 멸망은 겉으로 보면 비극이죠. 그러면 비극 그다음은요? 앞으로 만날 열두 통의 편지는 모두 결말에 찍힌 마침표 다음에 물음표를 덧붙이며 시작해요. "나라의 멸망은 과연 무엇을 남겼을까요?"
거꾸로 읽는 한국사는
한 챕터가 시작하기 전,
질문과 의문을 던져
역사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챕터가 끝나면
간단히 요약을 해주어
포인트를 콕콕 집어준다.
흥미로운 내용과 색다른 관점,
질문과 요약은 한국사를
이해하기 쉽고 기억하기 쉽게
만들어준다.
우리의 정체성

거꾸로 읽는 한국사를 읽으며
우리의 정체성을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포기할 줄 모르는 강건함,
끝날 것 같은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이어가던 정신,
단절되지 않았던 민족의 특성이
지금의 대한민국을 만든 게 아닐까.

중국을 닮고 싶어 했고
작은 중국을 자처했던 조선에서
(조선이라는 이름은 명나라에서 기자조선의 문화가
조선에도 피어나길 바라며 선택된 이름이라 한다)
우리의 정체성을 가장 드러내는
한글이 탄생하고,
중국의 황제에게만 칭해지던 '만세'를
대한제국 선포 이후에 마음껏
'대한독립만세'를 불렀던 것을 보면서
우리의 역사가 그리 단순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고 언급했던 역사적 명칭에도
생각을 달리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우리나라를 통치했던 일본 관점의 표현인
'일제강점기'라는 표현을,
우리가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강한 의지를 반영하여
'일제저항기'로 부르면 좋겠다는
저자의 말에는 마음이 시큰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는 우리나라를 통치했던 일본 관점의 표현입니다. (중략) 대한제국의 관점으로 이 시기를 역사책에 남긴다면 어떤 표현이 좋을까요. 우리가 나라를 되찾기 위해 노력한 강한 의지를 반영하여 '일제저항기'로 부르면 좋겠습니다.
당연히 여기고 그저 받아들였던 역사를
우리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 봐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마무리하며

최초의 고조선부터 지금의 대한민국까지 5,000년 역사는 단 한 번도 단절된 적 없는 '계승의 역사' 그 자체다.
대한민국을 두고
헬조선이라느니, 망했다느니,
이민만이 답이라며
대한민국이 멸망할 것이라
이야기하지만, 한국사를 볼 때
우리는 그리 쉬운 민족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찬란한 건국의 순간 이면에는 이 땅의 역사를 단절하지 않고 계승하고자 했던 이들의 여러 선택이 있었어요. 그것이 바로 우리의 역사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질 수 있었던 힘이었어요.
멸망의 끝에는 새로운 건국이 있었고,
그 가운데서도 정체성을 잃지 않는
계승의 노력이 있었으니
이 모든 것이 빛나는 역사로 남지 않을까.

고조선이 멸망한 뒤 고구려, 발해, 고려, 조선, 대한제국을 지나 대한민국임시정부와 대한민국이 건국되기까지, 무너진 자리에서 새로운 나라를 세우며 치열하게 역사를 이어 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고 알기 쉽게 전한다.
한국사의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준 책,
앞으로의 한국사를 짐작하게 해준 책,
한국사를 전혀 모르는 나조차도
몰입력 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
거꾸로 읽는 한국사.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본 리뷰는 클랩북스에서 소중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만, 리뷰 쓰고 제 돈으로 몇 권 더 사려고 합니다.
제 주변의 중고등학생들을 비롯하여, 한국사 초보 어른들에게
선물해 주고 싶을 정도로 쉽고 재미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