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산문답
문상오 지음 / 밥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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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동물

개 : 새복(진돗개로 새벽이라고도 불림, 동물사회의 좌장으로 추대됨)

고양이 : 방울(호박줄무늬의 암고양이), 삭(수고양이)

뱀 : 묘산(지하동굴에 사는 공룡의 후손으로 총 여덟마리), 왕별(석장산의 칠점사 우두머리), 칠점(누룩뱀)

쥐 : 쥐 맏형 황종을 비롯해 태주, 고선, 임종, 남려, 청황, 청태 등 칠 형제

까마귀 : 오금

고라니 : 은돌(둘째), 막돌(막내)

올빼미 : 응광, 응섬(응광의 동생으로 군장올빼미), 양샘

청거북 : 장생, 불로

쇠파리 : 번강(전령)

이 소설은 동물소설이다.

소설의 중간 중간에 펼쳐지는 동물에 대한 인간의 참혹한 살상과 학대가 과장되었을 수도 가공인 것도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똑같은 털복숭이 주제에, 그동안 먹이사슬의 정점에 굴림하면서 짐승들에게 저지른 악행이 어떠했었는지는 반문의 여지도 없지 않는가.

그들도 이젠 당차졌다. 인간에게 이렇게 따져 묻는다.

'비교형량하지 못하는 것이 어찌 인간의 존엄일 뿐이냐! 이 아름다운 녹색별에서 만다라를 수놓은 것이 어찌 너희들의 숨결뿐이겠냐고.'

어미 고양이가 기겁했다. 아궁이가 장작불로 활활 타올랐다. 시뻘겋게 단 가마솥에선 기름 튀는 소리가 얼음장 깨지는 소리로 쩔쩔 갈라졌다. 아!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품에 있어야 할 새끼들이 사내의 손에 들려져 있다니!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눈에선 불이 났다. 무작정 뛰었다. 사내의 손을 물어뜯었다.

가마솥은 들기름으로 펄펄 끓고 있었다. 늙은이가 가마솥 안으로 새끼를 널름 집어 던졌다. 연이어 사내놈의 손에 잡혀있던 나머지 새끼들도 펄펄 끓는 기름 가마에 던져졌다. 어미도 처절하게 울부짖었다. 그러나 그 몸부림도 어느 순간 조용해졌다. 물 한동이를 받쳐 든 사내가 솥뚜껑을 열자 역한 누린내가 진동했다. 어미 고양이는 더는 볼 수 없던지 피를 토하며 어디론가 사라졌다. -증살, 그 참혹한 기억 p12~14

동물의 세계에는 그들만의 질서가 있고 나름의 규율이 있었다.

식이불살. 배가 고파 잡아먹을 수는 있으나 재미 삼아 죽이지는 않는다.

고양이가 쥐를 잡을려고할때 쥐가 인간의 총에 맞아 죽은 고리니의 장례식에 가는 사정을 이야기하고 참석할수있게 부탁한다. 고양이도 같이 동행하게되면서 고양이와 쥐라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

장례를 다 치루고 헤어질려고 할때 방울이가 황종을 세우면서 억울하고 참혹한 죽음을 어떻게 해서든 앙갚음은 해줘야 하겠는데 그럴 요령이나 방법은 없고 그렇다고 그냥 보내자니 벗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설득해서 방울이의 거쳐에서 복수에 대해 의논하게 된다.

황종일가는 본인들의 터전에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무분별하게 뿌린 농약으로 눈이 실명하였고, 새복이는 7년을 함께한 주인이 개장수에게 팔아버리면서 개장수에 갖은 고처를 당하면서 겨우 목숨만 부지하여 살아있었다.

방울이는 세마리 새끼를 눈앞에서 허망하게 보낸 어미였다.

이렇게 인간들에게 살상과 학대당한 동물들이 모여서 인간들에게 복수하기 위해서 본인들의 아픔을 이야기하면서 복수를 생각한다.

                            

"슬픔은, 뭐랄까. 명치에 들러붙은 가래 같은 것이어서 뱉어내야지,

가지고 있으면 답답하고 병이 되거든.

그런데 어떤 슬픔은 아무리 뱉어내려 해도 뱉어지지 않는게 있어.

본드나 아교풀같이 착 달라붙어서 안으로 삭이는 수밖에......

시간이 걸리고 고통이 따르겠지만 어쩌겠어.

그 외엔 달리 방법이 없는걸. 안에서 녹여내는 수밖엔."

p76

일러스트를 보면 너무 귀여운 책이지만 무거운 주제이다.

시사프로그램에서도 동물 학대를 많이 다루었지만 처벌은 아주 가볍다.

내가 기억하는 내용은 강아지 공장, 오토바이에 강아지를 끌고 다닌 사건, 고양이를 괴롭힌 아이들, 동물 구조했다고 거짓방송을 한 크리에이터.

잠깐 관심을 가지면 이런사건사고는 너무 비일비재하다.

말을 못한다고 해서 작은생명을 함부로 다루어도 괜찮은건 아니기 때문이다.

한번 더 동물과 자연에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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