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적인 의사 결정이 어색한 것은 여태 그 나이가 되도록 자기 가치관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알지 못해서 그렇다. 자신이 뭘 원하는지,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스스로의 욕망에 무지하다 보니 그 어느 것도 우선순위가 모호해질 수밖에. 자신의 우선순위를 알려면 평소 내 마음의 소리를 듣는 훈련을 해야 하는데 주변에 휘둘리다 보면 정작 내가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재미없는 일을 하니까 일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의욕이 생기지 않으니까 일을 대충대충 한다. 최소한으로만 몸을 사리며 일을 하니까 회사는 중요한(중요한 일들이 대개는 재미있다) 일을 내게 맡기려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원래 하던 일이나 하찮아 보이는 일만 반복하게 된다. 이윽고 나는 점점 일할 의욕을 상실해간다. 내가 의욕을 불태우지 못하는 것은 해봤자 잡무만 시키기 때문이지만 상사 입장에서는 의욕이 없어 보이는 직원에게 중요한 일은 맡길 수가 없다고 생각하는 이 동상이
우리가 조금 늦게 만났다면 어땠을까. 그럼 지금 같은 결말은 아니지 않을까. 이렇게 서로의 미숙함을 원망하며 헤어져야 하는 일은 없지 않았을까. 정말 헤어질 사이라서 헤어진 거라는 말이 맞는 걸까. 조금 더 사랑을 알았다면 조금 더 이해심이 깊었다면 우리가 서로에게 처음이 아닌 두 번째, 세 번째 사랑이었다면 더 잘할 수 있었을까.지금의 나는 아쉬움일까. 맞다면 사랑을 잘 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인 걸까, 너라는 사람에 대한아쉬움인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