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표본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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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컬처블룸으로부터 도서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미스터리의 여왕 <고백>의 '미나토 가나에'의 데뷔 15주년 기념작《인간표본》은 믿고 읽는 작가이기에 무척 기대되었다. 먼저 이 소설은 인간 존재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쉽게 대상화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묻는다.

작품은 ‘표본’이라는 단어가 주는 불편함을 활용해 누군가를 관찰, 분류하고 해석하는 행위가 어디에서부터 윤리적 경계를 넘는지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인간 표본》은 충격적인 스토리보다 인물들의 시선, 관찰과 관찰당하는 것의 불균형 속에서 발생하는 긴장을 지속적으로 갖게 만들어 읽는 내내 재미있었다. 과하게 자극적인 스토리라면 오히려 읽는 동안 힘들었을텐데 그렇지 않아서 읽으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했다. 역시 미나토 가나에의 작품답다는 생각이 든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인간을 표본화하려는 욕망’이었다. 흔히 우리는 남을 평가하고 규정하며, 때로는 상대의 복잡한 내면을 단순하게 해석해버리기도 한다. 이 소설에서는 이러한 행위를 극단적 설정을 통해 우리가 타인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되돌아보게 만든다. 더군다나 인물 간의 관계를 통해 드러나는 권력 구조는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만든다. 누군가를 ‘표본’으로 바라보는 순간, 바라보는 자와 바라보이는 자의 불평등한 관계가 맺는 왜곡은 결국 인물들의 삶 자체를 바꿔놓는다. 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

오랜만에 만나는 관찰자 시점의 소설이기에 끊임없이 읽는 동안 등장인물의 감정과 동기를 해석해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인간 표본》은 단순한 스릴러가 아닌 해석을 하는 재미가 있는 소설이었다.

명확한 해답을 주지 않는 결말을 통해 '표본’이 무엇인지, 관찰하려던 것은 과연 '타인' 이었는 아니면 자신이었지 생각하게하는 여운을 준다.
《인간표본》은 인간을 바라보는 방식과 더불어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하는지 성찰하게 만드는 명작이기에 꼭 추천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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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로 가야겠다
도종환 지음 / 열림원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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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소설과 에세이를 좋아하지만 요즘은 시를 자주 읽는다. 한 편의 시가 주는 편안함으로 일상 속에서 위로를 받을 때가 있다. 좋아하는 시인들 중, 도종환 시인도 그 중 한 분이다. <담쟁이>, <당신은 누구십니까>, <흔들리며 피는 꽃>과 같은 도종환 시인의 시로 많은 위로와 감동도 받았기에 시집이 출간되면 꼭 찾아서 읽는다. 열림원에서 출간된 《고요로 가야겠다》는 너무나 반가운 시집이다. 순백의 바탕에 수묵화같은 표지는 이 시의 제목과도 무척 어울리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치인으로서의 도종환도 나는 좋아했고 응원했다. 정치판을 떠나 본연의 시인으로 돌아온 도종환의 시들은 어떤 색일까 호기심이 생겼다. 《고요로 가야겠다》에 담긴 시들은 그간 보았던 도종환의 시보다 훨씬 부드러워지고 편안해진 느낌이었다. 그래서 시를 읽는 나 또한 감정의 기복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고요로 가야겠다》는 목차의 대표적인 시를 먼저 시행을 나눠서 수록하고 뒤에 온전한 시가 실려있다. 시의 배치 방식이 굉장히 독특한데 이로인해 하나하나의 문장을 곱씹어보게 하고 되새김하게 하는 효과가 있어 시를 감상하기에 너무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고요한 시 속으로 천천히 들어가는 기분과 명상하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 시집은 이월, 고요, 달팽이, 슬픔을 문지르다, 사랑해요, 당신의 동쪽, 손, 끝의 8개의 화두를 던지고 시를 감상하도록 만든다. 시를 통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내 안에서 일어나는 울림에 귀기울일 수 있다면 이것이 시를 통한 명상이 아닐까. 그렇다면 《고요로 가야겠다》는 충분히 그 역할을 하는 시집이 분명하다.

편안하게 읽어내려가다 마지막 시 <계엄이 있던 겨울>이란 시에서 역시 도종환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시대를 반영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직설적으로 써내려간 그의 시가 반갑기도 했다. 봄을 준비하는 이월, 봄을 기다리는 설레임의 이월로 시작해 마지막 시 계엄이 있던 겨울>이란 시에서 곧 다가올 이월을 기다리며 끝맺는 치밀함이란...시의 구성과 배치에 다시 한 번 놀랍고 멋진 이 시집을 두고두고 소장하며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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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맛있게, 솥밥 착한 레시피북 1
맛있는 테이블 지음, 박원민 사진, 육정민 / 참돌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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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단골 솥밥집이 있을만큼 솥밥을 좋아한다. 그런데 전기밥솥만 사용했기에 솥밥 즉 냄비밥은 집에서 해볼 생각조차 한 적이 없다. 《오늘도 맛있게, 솥밥》은 왠지 솥밥을 집에서도 다양하고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먼저 이 책은 얇고 가볍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여가지의 계절별 솥밥 레시피가 담겨 있어 놀라웠다. 솥밥은 왠지 한여름 메뉴와는 어울리지 않는 듯하지만 초당옥수수솥밥이나 스팸 솥밥처럼 쉽게 구할 수 있는 식재료를 이용해 무더운 여름철에도 간단하게 만들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솥밥 레시피가 있다. 모든 식재료가 솥밥의 재료가 될 수 있을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의 요리책보다 핸디북 사이즈에 얇지만 계량도구, 조리도구, 양념재료, 육수재료 등 꼼꼼하게 실려있고 특히 밥짓기의 기본과 쌀의 품종에 대한 설명까지 있어 기본에 충실한 요리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레시피는 사진과 함께 기본재료와 고명용재료, 양념레시피가 따로 실려있어서 양념재료를 보기가 편한데 솥밥인만큼 만드는 방법도 복잡하지 않고 간단해서 매우 유용한 레시피북이다.

집에서 가장 손쉽게 만드는 소고기콩나물 솥밥부터 베이컨양배추솥밥, 버터오징어솥밥과 같은 아이들도 좋아할만한 솥밥, 해물 빠에야솥밥이나 장어솥밥 같은 전문식당에 가야만 먹을 수 있는 레시피도 수록되어 있어 이 책이면 솥밥을 다양하게 활용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솥밥과 곁들이기 좋은 반찬 코너도 정말 유용하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솥밥을 만드는 다양한 육수였다. 육수를 제대로 내서 만든다면 집에서도 맛있는 솥밥을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도전해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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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을 담은 인물화 - 편지로 읽는 초상화와 자화상
파스칼 보나푸 지음, 이세진 옮김 / 미술문화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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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세계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가 반 고흐라고 알고 있다. 나 또한 많은 화가를 좋아하지만 반 고흐를 가장 좋아한다. 그래서 반고흐 관련 책도 많이 읽었고 반고흐 뮤지엄을 가기 위해 암스테르담을 가기도 했고 고흐의 마지막 삶의 공간이었던 오베르쉬르우아즈를 찾기도 했다. 이 책을 만나니 오베르쉬르우아즈에서 보았던 반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가 나란히 묻힌 무덤의 비석이 생각나기도 한다.

흔히 반 고흐와 테오가 주고받은 편지가 수백통에 이른다는 것은 알려져있지만 편지 중에는 빈센트가 여동생인 빌이나 다른 친척에게 보낸 것들이나 폴 고갱, 안톤 반 라파르트, 에밀 베르나르와 주고받은 것들도 상당히 많다.

《반 고흐, 영혼을 담은 인물화》는 고흐가 남긴 수많은 그림 중 초상화와 자화상에 집중하고 있어서 더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반 고흐에게 인물화는 주변의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었고 그는 농부면 농부답게 매춘부면 매춘부답게 모델이 가진 있는 그대로의 모습인 그들의 삶, 생각, 개성을 화면에 표현하고자 노력했기에 그의 초상화는 의미있게 받아들여진다.

특히 반 고흐는 자신의 모습을 화폭에 많이 담은 화가로도 유명한데 여러 장의 그의 자화상은 독특한 심리상태가 표출돼 있어서 그림마다 다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반 고흐, 영혼을 담은 인물화》는 초기 인물 연구부터 색채와 자아, 색채와 재창조, 마지막 종착지 오베르쉬르우아즈로 이어진다. 시대와 작업을 했던 공간(장소)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분석한 초상화를 통해 고흐의 세계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이 책은 미술전문도서 출판사의 책임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양장본이며 종이질과 수록된 그림들이 상당히 고품질로 한 권의 멋진 도록과 같다. 반 고흐를 사랑하고 반 고희의 작품세계를 이해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강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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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는 500개의 계단 Q&A - 2026 최신판
이혜송.이혜홍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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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살면서 자소서를 써야하거나 자신을 소개하는 말하기가 필요할 때가 있다. 내가 나를 소개하는데 참 어렵다는 것은 아이러니같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나를 되돌아보고 정리하고 싶어질 때가 있었다. 나의 삶을 되돌아보고 정리하고 싶어질 때 큰 도움이 될만한 책이 바로 《나를 만나는 500개의 계단 Q&A》이다.

이 책은 다양한 모습을 가진 사람이기에 한마디로 나를 말하는데 어려운 것이 당연하다고 말하며 제목에 드러나듯 500개의 질문을 통해 나를 되돌아보게 만든다. 500개의 질문은 과거의 나부터 시작해 내일의 나까지 체계적으로 되어있으며 지치지 않고 이 문제에 끝까지 답할 수 있도록 아주 단순하고 쉬운 문제부터 심오한 문제까지 실어 다양한 모습의 나와 가까워지게 만든다. 예를 들어 기억에 남는 선생님이나 몇 시에 취침하고 일어나는지, 취미 등의 아주 가벼운 질문들부터 바꾸고 싶은 법률이나 자살을 생각하는 친구에게 어떻게할지 등 고심해야할 답을 요구하는 질문 등 굉장히 다양한데 아마도 스스로에게 던질 수 있는 질문은 총집합했다고도 보인다.

이 책은 질문에 반드시 순서대로 답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질문에 천천히 생각하고 답을 쓰다보면 어느순간 나의 모습이 정리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크기도 핸디북 사이즈라 휴대해 가지고 다니면서 때때로 작성하거나 잠시 시간이 날때 쓸 수 있다는 점은 이 책의 장점이다. 특히 다른색으로 표시된 질문들은 자소서나 이력서, 면접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질문들이라 이 부분들을 작성하고 따로 모아 정리해본다면 자소서도 거뜬하게 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리학 전문가들이 만든 500개의 질문에 답을 하다보면 복잡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에서 내가 누구인지를 분명히 알고 내가 원하는 나로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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