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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신명은 여자의 말을 듣지 않지
김이삭 지음 / 래빗홀 / 2024년 6월
평점 :

귀신보다 사람이 무섭죠.
20대 자취하던 오피스텔에서
반복적으로 가위에 눌리고,
남자 귀신이 나오는 꿈을 꿨더랬어요.
집에 들어가기가 싫고,
잠들기 두려운 날이 이어졌더랬죠.
결국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이사를 했어요.
비슷한 시기, 같이 일하던 동기의 자취 집에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 정도의 남자가
새벽에 침입했다고 해요.
'너를 죽이고 나도 죽겠다'던 남자를
밤새 이야기로 설득해 무사했고,
다음 날 집을 나와 바로 이사를 준비했죠.
이 상황에서 누가 더 무서웠을까 생각해 보면
당연 저보다는 여자 동기가 무섭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이 문장이 쏙 들어왔나 봐요.
지방에 있는 300년 된 고택에서 머물며,
CCTV에는 찍히지 않는 존재를 만나게 된
[성주단지] 주인공의 대사
"전 귀신은 무섭지 않아요. 사람이 무섭죠."
#천지신명은여자의말을듣지않지
괴이한 힘과 난잡한 귀신 '괴력난신'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는
김이삭 작가의 첫 소설집이에요.
성주단지
야자 중 XX금지
낭인전
풀각시
교우촌
5편의 단편이 한 권에 담겨있습니다.
소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여성
데이트 폭력과 스토킹에 시달리던 여성,
어른과 아이의 중간에 끼어있는 여고생들,
과거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 여성들,
안전한 세상 밖으로 쫓겨난 그들 앞에 나타난
'괴력난신'은 두려운 존재로만 인식되지 않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 [야자 중 XX금지]에
등장하는 학교에는 특별한 교칙이 있어요.
본관은 야자 금지.
닫힌 문을 절대 함부로 열지 말 것.
게시판 뒤 닫힌 문을 열고
학교 모습과는 같지만 옛날은 아닌
다른 공간으로 넘어간 아영, 정원, 예원
총을 든 남자에게 쫓기는 상황,
들어왔던 문을 열고 돌아가야 하지만
열리지 않는다?
"우리 엄마가 예전에 그랬거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가야 할 때도 있지만,
가끔은 너 죽고 나 죽자는 마음으로
맞서야 할 때도 있다고."
그녀들은 무사히 돌아왔을까요?
귀신으로부터
왕자가 나타나 구해주길 기다리지 않는
우리의 여성들 이야기 만나보실래요?
"여자가 벽을 부순 순간, 괴담의 규칙은 깨진다."
괴담 밖으로 전진하는 여자들의 이야기
출판사를 통해 제공받은 책을 읽고 담은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