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받자마자 단숨에 다 읽어 버렸다.
재미도 있거니와 장군의 활약상을 그림으로 보니 더욱 실감이 갔다.
이 책에서 새로이 알게 된 것은
유성룡 대감에 대한 이야기이다.
유 대감은 이순신을 요직에 천거한 분이다.
이순신의 역량을 알아보았고 그의 지략과 용맹함을
인정했기에 전라 좌수사로 파격 승진하도록 했고
이에 이순신 장군은 바로 전쟁 대비 훈련을 하고
배를 만들고 군량미를 거두어 들이며 서서히
전쟁이 올 것에 대한 준비를 했다.
마침 이순신 장군이 그 대비가 다 끝나고
마지막 훈련을 마친 다음날
바로 전쟁이 터졌다.
이순신이 승승장구 왜를 격파하자
조정은 환호횄으나
전쟁의 실태를 잘 모르는
선조와 대신들은
원균의 모함상소를 그대로 받아들였다.
이순신이 왕의 명령을 듣지 않고
진격하는데 게을리 한다는 둥 참소한 걸 그대로 믿고서는
이순신을 한양으로 불러올려
고문을 가하고 감옥에 31일 동안 가둔다.
이때 선조가 유성룡대감에게 이순신이 어떤 자인고 하고 묻자.
자주 승리에 취하면 인간은 교만해지기 마련이라고 하면서
이순신을 모함한 원균의 의견에 동조한다.
유성룡 대감은 놀랍게도
이순신을 옹호하던 이때까지의 태도를 확 바꾸어버린다.
그도 역시 승전고를 계속 울리고 있는 이순신 장군을 시기하고 싫어하게 된 걸까?
인간의 이렇게 가볍고 간사한 마음을 여기에서 확인하게 되어 씁쓸하다.
그나마 원균이 칠전량 전투에서 다 말아먹교 아무 것도 없으니까 선조는
권율 장군 휘하에서 졸병 노릇하는 이순신을 다시 불러서 애원을 한다.
"내 할 말이 없노라, 할 말이 없노라. 다시 왜군을 토벌해 주시오!"
다 망해버린 수군 대신에 육군에 편입하라는 선조 임금의 말에
그 유명한 이순신의 글이 나온다.
"신이 비록 미흡하오나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사오니
수군으로 싸우게 해 주십시오! "
하아 정말 한숨이 나오는 대목이다.
사실 원균이 이순신을 모함했던 건 사실이나
그 역시 무모하게 칠전량 전투에 나가면 죽는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대로 진격하다가 이순신이 만든 배들을 전쟁에서 다 잃어버리고 말았다.
물론 군사들도 몰살이 되었다. 자기 목숨도 바쳤다. 장군이 전사한 것이다.
기가 막힌 상황이다.
이순신은 바닥에서 다시 일어나 전쟁준비를 한다.
양반들에게 기부요청을 하고
집집마다 다니며 모병을 하고
무기를 만들고 농사를 지으며 군량미를 만들었다.
모두 하나하나 일구어나갔다.
이 장면에서 피눈물이 나온다.
몇 년을 갈아바쳐 만든 배와 훈련된 병사들 군량미를 다 잃어버린 막막한 상태에서
이 목슴울 바치면 되지 않겠나이까 하는 장군의 심정이 읽혀진다.
이 장면에서 눈물이 나온다.
무슨 까닭에 나를 죽이려한 임금을 위해서
나를 시기하는 대감들을 위해서
나를 모함하는 동료들을 위해서 싸워야 할까?
오직 백성을 위한 마음이었다 생각한다.
백성들이 도륙이 되고 피가 낭자하게 흐르도록 일본도에 베어지는
처참한 모습이 그를 일으켜 세웠다고 본다.
의분에 넘치는 마음으로
죽을 각오로
하늘에 기도한 그의 기도와 시가 생각난다.
이 전쟁에서 이기게 해 주옵소서
이 목숨을 바쳐도 좋사오니 이게게 해 주옵소서
한산섬 달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서서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는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줄글로 읽어도 감동이지만
만화는
특히 박시백 작가의 그림으로 보는 이순신은 또다른 감흥을 준다.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꼭 사서 읽혔으면 좋겠다.
#임진왜란, 조선엔 이순신이 있었다.
#박시백
#휴머니스트
#컬처블룸
#컬처블룸 서평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