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못난 당근이지만 맛은 정말 좋다고 한다.
농사를 지어서 무엇이 좋으냐고 물으신다면 꼭지에 싀인 글이 참 좋아 옮겨본다.
머릿 속이 복잡할 때는 몸을 쓰는 단순 작업이 최고다.
묵묵히 김을 매고 무성한 잡초와 잔 가지를 쳐 내고
물끄러미 채소들을 바라다 보곤 한다.
잡생각이 많아지거나 속이 시그러운 친구들이 간혹 게스트 농부로 밭에 와서
한참동안 풀을 뽑고 나면 허리가 아프다고 엄살이지만
번뇌와 시름도 내던진 때문이다.
저자의 시선이 참 맑고 투명하다.
저자가 '도시농부 소셜클럽'이라는 모임을 만들어서
함께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모이고
텃밭농부 단체복 점프슈트를 입고서 농사를 짓는 모양은
흡사 학창 시절 동아리 모임 같아서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가장 눈길이 가는 건
텃밭 작물을 사랑하다 못해
드디어 기르는 야채들과 이야기를 하고
잘 자라라고 사랑의 말을 던지는 대화 부분이다.
농사꾼은 농사꾼이다.
마치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부모가 다정한 말을 던지듯이
그렇게 다정하고 상냥한 부모가 되어버린다.
이 책을 읽으면 누구나 도시농부가 도고 싶어질 것 같다.
누구라도 힐링할 수 있는 대상이나 장소가 필요하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어떤 평가도 지적도 기대도 하지 않는 채소들에게서
저자는 다정한 친구같은 안식을 느끼는 가 보다.
이 글은 도서를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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