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건 - 내게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가르쳐 준 야생에 대하여
김산하 지음 / 갈라파고스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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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다는 건 무엇인가?

살아있음이 무엇인지, 살아있다는 것의 의미는 어떤 것인 지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야생 영장류학자 김산하 과학자가 자연으로부터 포착한 빛나는 생명의 이야기이다.

과학이 미처보지 못한 작은 존재들의고유함과 살아있음에 대해서 관찰한 이야기들은 정말 살아있다!

실패할 지라도 바람에 몸을 싣는 꽃가루

사랑을 봄내는 잠자리

춤을 멈추지 않는 나무

씩씩한 상모숲새의 날개짓

생물을 관찰하고 측량하고 그 이용도를 헤아리지 않고

그 모든 측량의 마음을 다 내려놓은 채로

생물을 한없이 바라보고만 싶다는 저자의 말에서 무한한 사랑의 마음이 느껴진다.

살아있다는 거 자체가 무한 신비요 재미를 주는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옳고 그름이 아닌 존재만으로 황홀해지는 기쁨이다.

이 책의 여기저기 뿌ㅜ려져있는 사색의 깊이가 마음에 잔잔하게 다가온다.

그리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자연의 진리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세상에 가장 잘 변하는 게 인간 마음의 기분이요 내 안의 날씨이다.

그러나 싫든 좋든 우리는 살아있는 생명이다.

비록 버거울지라도 나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내 안의 날씨 변화도 나의 일부이다.

좀 무디어지고 싶다면 노화가 다가온다.

기분을 느끼는감각이 둔해진 게 노화이다.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맛보는 게 인생이라면 나이들어서는 온탕도 그리 기쁘지도 냉탕도 그리 놀라지도 않게 된다.

마치 기쁨의 꼭대기나 슬픔의 계곡도 그다지 의미가 없어지는 것처럼 말이다.

살아있다는 느낌은 양 극단 사이에 거리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기쁨도 강렬하고 슬픔도 진하게 느껴진다.

인생의 그네는 흔들리고

끊암없이 기쁨과 슬픔은 기다리지 않는 손님처럼 오간다.

인간으로 잘 살아가기도 사색의 장이 된다.

의자에 오래 앉아있는 만병의 근원이다.

여기저기 서성일 것이다.

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이 사람에게는 필요하다.

그저 그렇게 있으며 집중하기

현재에 충실하기

내기 있는 장소와 주변의 생물

나의 외적 내적 상태와 더불어 머무르기

그저 존재함을 음미하는 이때 모든 우리의 부속기관이 회복된다.

진정 필요한 공간은 자유가 있는 곳이다.

거기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 요란한 소비도 멈춘 채

혼자만의 쉼이 필요한 오늘이다.

야생의 동물들을 바라보며

인간에 대한 인문학적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있는 작가의 폭넓은 사유가 마음을 당긴다.

동물을 들여다 보고 그의 날개짓을 감탄하고

그것에 비추어 인간을 들여다보게 되는

이 책은 재미있고 생각을 하게 되고

또 쉴 수 있게 해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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