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행복이 있었네
박인목 지음 / 지식품앗이 / 2020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사물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깊이있는 통찰이 표현되어 있어  읽을 수록 감칠 맛이 난다. 세무사라는 직업이 주는 뭔가 딱딱할 것 같은 이미지의 선입관이 무너져 내린 건 처음 몇 꼭지를 읽고 나서부터였다. 세월, 철들다, 호접란, 에헴과 빵 등의 꼭지에서 삶을 애틋하게 바라보는 작가의 심성을 엿볼 수 있었다. 청바지와 왕만두에는 건실한 의류 사업가의 장학재단 이야기가 나온다. 장학금 전달식에 초대된 작가가 본 그의 모습은 여전히 청바지 두 벌 뿐이다. 점심으로 왕만두를 대접 받으며 화려하지 않은 이 점심값도 저 장학금 봉투에 보태졌을 것을 생각하며 흐뭇해하는 저자의  해석이 감사하게 다가온다. 

  기차여행은 인생의 짦음을 되돌아보게 하고  사마의와 수수꽃다리는 개체에 대한 깊은 관심과 통찰을 애정어린 관심으로 보여주고 있다.  모든 사물과 이웃에 대한 관심이, 생명체에 대한 사랑과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길러주었다는 작가의 표현대로  작가는 더욱더 겸손해지고 자신의 한계를 분명하게 인식한다.     

 작가는 인간의 궁극적인 선의 가치로서 행복을 찾아가는 과정을 제시하며, 그것의 달성은 사물과 상황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서 감사하는 마음을 축적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또 다양한 장면에서 생명의 창조주에 대한 무한한 신뢰와 겸손한 자세가 삶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  인생의 가혹함과 축제의절정을 모두 겪은 후 지나온 삶에 대한 파노라마를 회고하면서 얻은 혜안, 생의 막바지에서 욕심을 흘려보내고  그 마음자리에 찾아드는 은총처럼 찾아온 깨달음까지.     

 작가에게 남은 인생의 오후가 다 가기 전에 삶의 향기를 듬뿍 머금은 후속편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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