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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거짓말 - 한국 공직사회는 왜 그토록 무능해졌는가
노한동 지음 / 사이드웨이 / 2024년 12월
평점 :
처음 이 책을 발견하자마자 든 생각은 “자극적인 제목만으로 이목을 끄는 책이겠네.”였다. 하지만, 저자의 약력을 보고 나는 생각을 고치게 되었다. 저자는 서울대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서 10년간 일한 베테랑 고위직 공무원이었다. 저자가 공직 사회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다는 사실을 알고 책을 바로 구매해 버렸다.
나는 당시, 국가공무원이라는 꿈을 내려놓고 방황의 시기를 겪고 있었다. 대학 시절 내내 국가공무원을 목표로 하고 생활했었고 공무원이 아닌 길은 염두에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아무 준비도 없이 갑작스럽게 진로를 변경하자, 그간의 준비기간에 대한 아쉬움, 미래에 대한 불안에 방황하던 시기에 발견한 책이었다.
나는 매일 아르바이트 출퇴근 시간에 틈틈이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10년간 공직에서 겪은 경험과 감춰졌던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하는 저자의 글에 지루함을 느낄 새도 없이 읽어 내려갔다. 저자는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느끼는 무기력함과 무능함에 대해 설파한다. 공무원들의 무능함은 생산성 없는 공직 업무에 허덕이다 공무원 스스로 무능해지는 길을 택하는 인원이 많아져 생긴 현상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내용은 국가공무원이 되어서 나라를 위해 일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살아온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9급 말단 공무원이 아닌, 5급 사무관부터 4급 서기관까지 공직에 소속되어 있는 많은 수의 공무원들이 그렇게 무력감에 빠져 일하고 있다는 현실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국가공무원이 되면 공무원이라는 자부심과 많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기획하고 제작한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렇게 마지막 페이지까지 읽고서 책을 덮어도,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으로 방황하던 시기, 국가공무원이 되지 못하고 포기했던 나 자신에게 실망과 자괴감을 느끼던 시기에 접한 이 책은 나에게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국가공무원이 되지 못한 미련을 조금이나마 떨쳐내 주었고, 공무원이 되었을 때의 환상만을 상상했던 나에게, “사실 공무원의 현실은 이런 거야.”라고 조언해주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통해 모든 직업에는 명암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앞으로는 환상보다는 현실을 직시하며 새로운 진로 설정도 신중하게 잘 준비해 나갔으면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을 위해 밤낮없이 일하는 공무원분들에게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