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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 개정증보판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 갈라파고스 / 2016년 3월
평점 :
어린 시절 가난한 사람을 보면 연민을 느껴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나의 작은 실천으로 그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옷을 기부하거나 적은 금액을 기부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어느샌가 타인을 도우며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이 사라지고 더는 기부를 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나 자신을 챙기기 바쁜 나날을 보내던 와중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인한 기아와 전쟁고아들을 보고 잃어버렸던 나의 마음이 다시금 피어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책장에서 이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나는 아프리카 대륙의 기아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기아 발생의 원인과 이유, 그 해결책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게 없었다. 무관심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을 읽어 나가면서 그동안 내가 얼마나 이 문제에 대해서 무지했는가 깨닫게 되었다. 나는 아프리카의 고질적인 기아와 전쟁 그리고 부정부패 문제가 그들의 열등한 유전적 문제라고 생각했다. 문제의 근원을 인종차별적 시각으로 바라본 것이었다. 이런 생각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지금은 너무나도 스스로 부끄럽고 창피하다.
저자가 말하는 아프리카의 기아와 전쟁 문제는 인종에 대한 유전적 문제가 아니라, 지정학적 문제와 전 세계의 신자유주의 흐름, 그리고 옛 식민 지배 정책의 현대화로 인한 것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설파한다. 또한, 이러한 기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관심을 가지고 함께 행동해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이 책이 왜 긴 시간 스테디셀러이자 필독서로 불리는지 알 것 같다. 지구에서 살아가는 전 세계의 사람들이 꼭 읽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는 기아에 대한 문제를 심도 있게 가르치지 않는다. 또한, 사회적 관심도도 매우 낮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나와 같이 무관심으로 인해 기아를 왜곡된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 여겨진다. 그런 이들이 이 책을 통해서나마 전 세계의 기아 문제에 대해 배우고, 인간에 대한 연민과 책임감을 되찾고 관심을 가지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