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틀린 사랑
아나 황 지음, 윤선미 옮김 / 모모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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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어후, 시작부터 끝까지 후끈 달아오른다! 🔥


틱톡 20억 조회수 돌파, 전 세계 1,200만 부 판매라는 어마어마한 타이틀을 달고 온 아나 황의 다크 로맨스 『뒤틀린 사랑』. 블랑카 리핀스카의 『365일』을 보며 손에 땀을 쥐었던 사람이라면, 이 책 역시 당신의 밤을 순삭할 '29금' 마라맛 소설이다.

✔️ 알렉스 : 부모님의 죽음을 목격한 후 복수의 화신이 된 아처 그룹의 COO. 세상에 믿을 놈 하나 없는 냉혈한. (얼굴과 몸매, 정력까지 다 갖춘 사기캐라는 소문이!)
✔에바(선샤인) : 알렉스의 절친 조시의 여동생. 어릴 적 죽을 뻔한 트라우마를 안고 있지만, 어둠 속에서도 기어이 빛을 찾아내는 사랑스럽고 밝은 인물.


동생이 위험에 처할까 걱정된 오빠의 부탁으로 에바의 곁에 머물게 된 알렉스. 로맨스계의 필승 조합인 '오빠의 절친'과 ‘극과 극 캐릭터’가 만났으니 불꽃이 튀는 건 당연지사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부터 본격적으로 얽히기 시작하는 정사신은 그야말로 폭발적. 책에서 땀 냄새가 날 지경이다. 🫣


하지만 내년이면 지천명인 내 눈에는 이들의 사랑이 아찔한 불장난처럼 보이기도 한다. 에바를 향한 알렉스의 과도한 소유욕과 스토킹마저 사랑으로 포장하는 모습은 20대였다면 내 귀에 캔디처럼 달콤했겠지만, 지금의 내게는 어딘가 위험하고 아슬아슬하다. 키스만 해도 흥분하는 젊음이 그저 부러울 따름이고! ㅎㅎ


자극적인 씬들이 워낙 강렬하다 보니, 후반부에 몰아치는 서스펜스가 다소 묻힌 느낌은 살짝 아쉽다. 사실 이 책의 진짜 묘미는 19금 정사 뒤에 숨겨진 '스릴러적 반전'에 있다. 알렉스의 끔찍한 가족사, 그리고 물에 빠진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에바의 잃어버린 기억이 퍼즐처럼 맞물리며 후반부에는 충격적인 진실과 납치극이 휘몰아친다. 강렬한 로맨스 묘사를 조금 덜어내고, 이 심리적 트라우마와 서스펜스에 더 집중했더라면 묵직한 여운이 남았을 텐데 하는 약간의 아쉬움은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는지는 단숨에 이해가 간다. 넷플릭스 영상화까지 확정되었다니, 과연 이 퇴폐적인 알렉스 역에 누가 캐스팅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도파민이 팡팡 터지는 '길티 플레저'가 필요한 날, 이보다 완벽한 선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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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각본집
곽재용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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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우 후회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

#클래식 이란 영화를 떠올리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노래, ‘너에게 난, 나에게 넌’
성민과(조인성) 지혜가(손예진) 옷을 우산 삼아 뛰어가는 장면.
준하의(조승우) 눈이 안 보인다는 사실을 알고 눈물을 흘리는 주희(손예진).
클래식이란 말만 들어도 자연스레 떠오르느 장면들이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의 그 설렘을 기억한다.
누구에게나 있는 첫사랑을 단박에 소환시키며 잠못드는 날을 만들어 준 영화.
리즈 시절의 손예진을 볼 수 있고 - 아니 뭘 입어도 이쁘고, 양갈래 머리가 그렇게나 잘 어울리다니! -
조승우, 조인성의 풋풋한 모습까지 볼 수 있어 더 없이 좋은 영화다.
설렘과 애틋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영화의 각본집을 읽어 보았다.


뭐!! 이건 너무 좋지.
글을 읽는데 영화 장면 자동 재생되고.
조금은 오글거리는 대화에서는 손을 살짝 오므리면서 읽었다지.
기억에서 지워지거나 흐릿해진 부분들을 활자로 확인하면서는 오~~하는 탄성도,
에이 이건 너무 우연이네 하며 김빠지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그래도 그런 우연이 겹치면 좀 설레긴 하겠어! 하면서.


활자가 잘 들어오지 않는 요즘.
엄청 뜨겁고 핫하다는 책을 읽어도 어떤 감정도 들지 않았는데
간만에 이 책으로 조금은 환기가 된 듯 하고.
추억 놀이 즐겁게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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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법 버스기사 같나요? - 사회적 기업가에서 버스기사로 다시 삶을 운전하기까지
강희정 지음 / 브로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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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바람처럼 달려가자” 혜은이 씨가 부른 ‘뛰뛰빵빵’의 가사다. 제목을 보는 순간 이 직관적인 노랫말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너무나 단순한 나란 사람 ㅋㅋㅋㅋ


책에 집중하고 싶은 날엔 지하철을 타지만, 훌쩍 여행하는 기분을 내고 싶은 날엔 버스에 오른다. 시야가 확 트인 맨 앞자리에 앉아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차창 밖을 구경하는 시간. 낯선 동네의 지리를 익힐 때도 늘 버스를 타거나 무작정 걷곤 했다.


1시간 거리는 무조건 걷는 성향이라 서울에서는 마을버스를 탈 일이 좀처럼 없었는데, 일산에 자리 잡으면서 달라졌다. 일반 버스가 닿지 않는 구석구석을 누비며 사람들의 일상을 책임지는 마을버스의 정겹고 아늑한 공간. 그 따뜻함 때문일까, 버스에 오를 때마다 기사님께 나도 모르게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네게 된 것은.


사회적 기업가에서 버스기사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강희정 작가의 『안녕하세요, 제법 버스기사 같나요?』를 읽는 내내 내가 자주 타는 마을버스가 떠올랐다. 낯이 익은 기사님, 가족사진으로 운전석을 도배하신 기사님, 앳된 얼굴의 젊은 기사님, 그리고 요즘은 통 보이지 않는 여자 기사님까지. 기점에서 잠시 쉬며 간식을 드시던 평범한 일상 뒤에, 온종일 승객의 안전을 책임지느라 바짝 긴장해 있었을 그분들의 땀방울이 겹쳐 보였다.


버스기사의 애환이나 뻔한 직업 경험담일 거라 지레짐작했던 나는 보기 좋게 뒤통수를 맞았다. 이 책은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다시 세우기 위해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묻고, 고민하고, 실행하는 치열한 여정에 관한 기록이었다. 남자 직원을 뽑는 목공 일에 당당히 뛰어들고 배달, 생산, 물류, 청소 등 삶을 가꾸기 위해 거침없이 부딪쳐 온 이야기. 인생의 기점과 종점 사이 어느 즈음에서 단단하게 자신의 궤도를 달리고 있는 한 여자의 강단이 느껴졌다.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보다, 어떤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매 순간 점검하는 모습이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사실 한동안 삶의 끝자락에 서 있는 듯한 기분에 몇 달을 속앓이하며 지냈다. 지금 내가 어디쯤 서 있는지, 어디로 가야 할지조차 가늠이 되지 않아 지나온 세월만 안타까워했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아무리 바닥을 쳐도 놓치지 말아야 할 두 가지를 깨달았다. 바로 사람, 그리고 사랑. 그것이 내가 살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것을. 내가 아프고 상처받았던 시간 역시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과정 중에 일어난 일임을. 그러니 포기하지 말라고 어깨를 다독여 주는 듯했다.


이 책이 단순한 ‘사업 실패 극복기’로 읽히지 않기를 바란다. 목적지로 가는 길에 가끔은 노선을 변경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닿아야 할 방향만 명확하다면 조금 돌아간들 어떠랴. 그녀가 꽉 쥔 운전대는 반드시 그녀를 그곳으로 데려다줄 것이다. 아니, 그녀가 직접 운전해서 갈 테지. 삶의 방향을 잃어 멈춰 서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 내가 잡아야 할 운전대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만들어 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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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쿠바산장 살인사건 ㅣ 히가시노 게이고 산장 3부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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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세상을 떠난 오빠에게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마리아 님은 집에 언제 돌아왔지?”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마지막 엽서를 남긴 채 벌어진 오빠의 비극. 동생 나오코는 이 사건에 무언가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음을 직감하고, 단짝 마코토와 함께 그가 생을 마감한 하쿠바 산장으로 향한다. 겨울 내내 눈이 쌓여있다는 차가운 그곳으로.


이 산장, 어딘가 기묘하다. 매년 이곳을 찾는 투숙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꼭 자신들이 묵었던 방만 고집한다. 게다가 방마다 걸려 있는 영국 전래동요 '마더구스'의 노랫말. 2년 전 일어났던 의문의 사망 사고에 이어, 올해 또다시 희생자가 발생했다. 대체 이 산장에 무엇이 숨겨져 있길래 3년 연속 비극이 반복되는 걸까? 과연 우연일까, 아니면 치밀하게 설계된 범행일까?


마더구스의 노랫말 속에 숨겨진 암호와 정교한 밀실 트릭! 평소 암호 풀이 같은 것에 꽤나 취약한 편인데도, '도대체 이 동요에 어떤 비밀이 있는 걸까?' 호기심이 발동해 두 사람의 추적에 푹 빠져들었다. 흥얼흥얼 노래를 따라 부르며 읽다가 '아차차! 지금 이렇게 즐거워할 때가 아니지!' 하며 다시 자세를 고쳐잡게 만든 몰입감 100%의 소설. 방심하다간 반전에 큰코다친다. (그 누구도 믿지 말 것!)


놀라운 건 이 작품이 1986년에 발표되었다는 사실이다. 거의 40년 전 글임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초기 학원물에서 본격적인 추리소설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작품이자, '지금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있게 한 신호탄 같은 책이다. 시점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사건을 교차해서 다루는 방식도 무척 신선했다. 비록 그 끝엔 인간의 끝없는 탐욕이 낳은 참혹한 진실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사실 난 일본 소설을 그리 즐겨 읽는 편이 아니었는데, 그 장벽을 허물어 준 작가가 바로 히가시노 게이고였다. 그의 초기작부터 다수의 시리즈물까지 섭렵하며 추리 소설의 짜릿함을 알게 되었는데. 거장이 떠난 지금, 더 이상 그의 신작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못내 아쉽고 안타깝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가 남겨둔 보석 같은 작품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 앞으로 그 작품들을 하나씩 꺼내어 읽으며 나만의 방식으로 그를 추억해보려 한다. ≪하쿠바산장의 살인사건≫이 그 의미 있는 여정의 완벽한 마중물이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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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당신을 읽어내기 위해
조은아 지음 / 꿈공장 플러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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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오래 바라보는 것을 좋아한다. 곱씹고 또 곱씹다가 머리를 탁 치는 깨달음을 얻었을 때의 기쁨이란. 자연을, 사람을, 동물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그 속에 깃든 진리와 지혜를 발견하는 일은 내게 아주 큰 기쁨이다.


하지만 한 사람을 오래 바라보던 시간은 달랐다. 이해하고 싶었고, 온전히 받아들여 안아주고 싶었지만, 내 성정상 머리로 명확하고 명쾌하게 이해가 되어야 비로소 가슴으로도 안을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도 도통 알 수 없어 마치 출구 없는 미로에 갇힌 것만 같았다. 속에서 뜨거운 분노가 끓어올랐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니 정확히는 때려치우고 멀리 도망치고 싶었다. 때론 삶의 끝을 생각할 만큼 버거운 무게였다.


하지만 내게 주어진 건 결국 '오늘 하루'라는 시간. 그저 하루를 묵묵히 살아보기로 했다. 내게 책임이란 이름으로 곁에 머무는 이들을 위해 밥을 짓고, 생을 이어가며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나갔다.


천 근의 마음과 백 근의 걸음으로 유키와 산책을 나서던 길, 배롱나무에서 붉은 꽃이 피어난 것을 보았다. 배롱나무꽃이 세 번 피고 지면 여름이 끝난다고 했던가. 나에게는 본격적인 여름을 알리는 신호탄 같은 그 꽃을 보는 순간 문득 생각했다. 저 꽃들도 계절의 이유를 다 이해하고 피고 지는 걸까. 그저 자신의 소임을 끌어안은 채, 오랜 기다림을 묵묵히 견뎌내는 것은 아닐까.


이해하고 해석하려 애쓸 것 없이, 그저 받아들이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 어쩌면 우리네 삶일지도 모르겠다는 깨달음이 스쳤다. 머리로는 이해되지 않아도 가슴으로 온전히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조차 그저 끌어안기로, 그렇게 묵묵히 견디며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즈음. 조은아 작가님의 산문집 <나를, 당신을 읽어내기 위해>를 만났다.


수많은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았을 방송작가의 시선은 참으로 깊고 다정했다. 오랜 시간 무언가를 가만히 바라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통찰. 책을 읽으며 다 이해할 수는 없어도, 사물이든 사람이든 그 속에 깃든 시간의 흔적들이 하나같이 귀하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아, 어떤 형태로든 다들 저마다의 폭풍 속에서 할 일을 하며 버티며 사는구나.’ 그 시간이 흐른 뒤 더 반짝일지 초라해질지 몰라도 그럼에도 묵묵히 해내는구나. 책장을 넘기며 깊은 위안을 얻었다.


힘들고 지치고 버거운 시간이었지만, 나를 그리고 상대를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래서 비로소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냐고 묻는다면 그건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억지로 해석하지 않고 그저 끌어안을 수 있는 용기는 조금 생겨났다. 지금은 그걸로 족하다.


화도 나의 일부 입니다

주어진 상황이 차갑다고, 겨울을 가리킨다고
마음마저 냉랭해지지 않기를.

오해가 찾아와도
이해를 멀리 두지 말기를.

사랑 앞에선 이성보다 감정이 먼저여도
화 앞에선 감정보다 이성을 곁에 두기를.
나쁘다고 밀어내기 전에
먼저 품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가을이 묻은 어른이 되기를.

무엇보다 삶에서, 관계에서, 일에서
감정을 잃고, 길을 잃는다 해도 자신을 잃지 않기를.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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