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한 어둠
황시운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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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책을 덮고 결국 눈물이 터져 나왔다. 당신의 살을 베어내 나를 먹이시는 엄마라니…….


뜻밖의 사고였다. 그냥 툭! 스치듯 툭 친 것뿐이었는데…. 그날의 사고로 큰아들 정희는 전신 마비가 되어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살아간다. 사고를 일으킨 작은 아들 제희는 가출 청소 사년이 되어 거리를 배회한다.


누구의 탓이 아닌 것을 모두 안다. 하지만 절망 앞에 인간은 누구나 누군가를 탓하게 된다. 그 높은 절벽에 앉아 발을 까딱이던 열네 살 정희, 그냥 툭 쳤던 열한 살 제희, 처음 쳐보는 텐트로 씨름을 하던 남편 원석. 아니면, 그 모든 사고를 막지 못한 엄마 혜선.


제희처럼 남편도 집을 나가고 혜선은 정희를 돌보며 산다. 세상에 정희밖에 없는 것처럼. 차라리 죽어버리는 게 낫겠다 싶은 통증을 매일 견디며 사는 정희를 위해서라도 혜선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어깨 아래로는 움직일 수조차 없는 아들을, 혜선이 없으면 어떻게 살아가게 한단 말인가.


원석, 제희, 혜선. 떨어져 지내는 이 셋에게도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이 찾아온다. 숨을 쉴 수 없을 만큼 무딘 칼이 살을 찌르고, 수백만 개의 송곳이 온몸을 찌르는 고통. 정희를 지키지 못한 죄책감, 무력감, 깨어진 가정에 대한 슬픔과 누군가를 향한 원망이 그 고통의 원인일 테다.


그러던 그 가정에 새로운 아이가 찾아온다. 제희가 길거리에서 만난 은주. 제희의 아이가 아닐 수도 있지만, 제희는 은주를 거두고 가정을 꾸리기로 한다. 그렇게 제 발로 엄마와 형을 찾아온 제희. 미안함에 등을 돌리고 원망으로 눈을 감았던 지난 시간을 뒤로한 채 서로에게 조심스레 다가간다.
그들은 서로를 온전히 안아줄 수 있을까?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


이 작품을 쓴 황시운 작가는 2011년 불의의 추락 사고로 극 중 제희처럼 전신 마비가 되었다고 한다. 글 속에 그의 아픔과 절규가 알알이 박혀 있다. 그를 먹이고 입히고 살리는 어머니의 사랑이 조용히 책 전반에 아프도록 흐른다. 글을 쓰면서도 너무 아파, 마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작가. 어떤 고통을 참아가며 이 글을 세상에 내놓았을지 가늠조차 할 수 없다.


어둠이 환할 수도 있구나. 어둠에 아스라히 비치는 빛이 있다면, 그 빛은 어둠을 환하게 할 수도 있겠구나. 그 환함이란 무엇일까. 서로를 향한 사랑일까, 그럼에도 나아가려는 마음일까. 용서해보려는 시도일까, 이해해보려는 다짐일까.
누구에게나 환한 어둠은 존재할 테다. 그 어둠을 조금이라도 환하게 해 주는 존재는 누구인지, 무엇이 내 어둠을 환하게 밝혀줄지 깊이 돌아보는 시간이 되었다.


“괜찮아요, 엄마. 우린 모두 그럴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었던 거예요.”


황시운 작가님, 좋은 글 끝까지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이라도 고통이 나아지길, 진심으로 빌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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