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러플
글라피라 스미스 지음, 권가람 옮김 / 바람북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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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지만 다정함이 배어있는 남편, 그리고 시니컬한 농담을 툭툭 던지는 아내. 이들에게 찾아온 작고 까만 털뭉치 '트러플'.

아빠를 졸졸 따라다니며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는 트러플의 눈에 인간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비칠까요? 비록 한 공간에 머물지라도 인간과 개는 서로 다른 세계를 경험하며 살아갑니다. 세상을 보는 색채도, 어둠의 깊이도, 움직임의 속도도 모두 다르겠죠. 하지만 그럼에도 결코 다르지 않은 단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일 것입니다.

혼자 조용히 저녁을 준비하던 남자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옵니다.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하기 힘들다는, 아빠의 손길이 절실하다는 딸의 목소리. 트러플은 왜 아빠 곁이 아닌 딸의 집에서 살게 된 걸까요? 그리고 지금, 딸과 트러플에게는 왜 아빠가 그토록 필요한 걸까요.

개는 인간보다 훨씬 짧은 생을 살다 갑니다. 열정적으로 살기에 생이 짧은 것일까요, 아니면 생이 짧기에 그토록 모든 열정을 다 바칠 수 있는 것일까요. 이 책은 한 가족의 일상과 사랑, 그리고 트러플과 공유하는 시간들을 다채로운 색감을 통해 보여줍니다.

읽는 내내 곁에 있는 '유키'를 자꾸만 바라보게 됩니다. 언젠가 우리 곁을 떠날 유키의 마지막을 상상해 보기도 하고, 우리 가족은 어떤 모습으로 그 끝을 맞이하게 될지 생각하니 벌써부터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마지막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늘 24시간을 함께하려 노력하고, 되도록 혼자 두지 않으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공백의 시간들은 늘 생기기 마련입니다. 밖에 나가 있어도 마음은 온통 집에 가 있습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지는 않을까?', '편히 쉬고 있겠지만 혹시 어디가 불편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에 밖에서도 내내 애가 타고 맙니다.

이 책은 사람과 사람의 사랑, 그리고 사람과 반려견의 사랑을 통해 '함께 살아가는 것의 의미'를 조용하지만 묵직하게 묻습니다. 그래픽 노블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더없이 반갑고 선물 같은 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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