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세상에 맞설 때
황종권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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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사람 같지 않은 것들한테 분노했던 적이 있는가. 세상이 주는 고통에 아직도 신음하고 있는가. 내 가족과 친구를 잃었던 적이 있는가. 죽일 수 없는 희망을 보았던 적이 있는가. 살을 에는 추위에도 거리로, 거리로 나섰던 적이 있는가.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눈동자에 그렁그렁 맺혀 있는가?
그날 이 책이 만들어졌으며,
그날 당신의 손에 시가 있었다.❞


시는 늘 그랬다.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시는 들불처럼 일어났다. 펜 끝에 피를 묻혀 세상과 자신을 죽이려드는 권력자들에게 맞섰다. 위기, 위급, 긴급할 때마다 시는 늘 그래왔다. 시를 쓰는 시인들이 그래왔다.


❝시인은 저항하는 존재다. 저항하지 않는 시는 가짜다.❞ 라고 추천사를 쓴 류근 시인의 말이 맞다.
시는 본질적으로 저항을 담고 있다.


그날 당신의 손에 들려있었던 것은 무엇인가.
손을 곱아가며 떨었던 그날,
눈을 맞아가며 자리를 지키던 그날,
당신의 손에도 마음에도 시가 있었으리라.


#시가세상에맞설때 #황종권 #마디북
@황종권 @마디북

🔰고함의 시 ❛세상에 외치다❜

유류품 - 김주대 -

끈 풀린 운동화가 돌아왔다
운동화 속에는 아기 발목이 없다

먼 길
혼자 걸어갔을 발목을 생각하며 8년
아직도 숨이 참고
물속을 우는 엄마

끈 풀린 운동화만 돌아와
집안을 걸어다닌다


🔰연대의 시 ❛눈과 귀와 마음을 열고❜

이제야 꽃을 든다 - 이문재 -

이름이 없어서
이름을 알 수 없어서 꽃을 들지 못했다
얼굴을 볼 수 없어서 향을 피우지 않았다

누가 당신의 이름을 가렸는지
무엇이 왜 당신의 얼굴을 숨겼는지
누가 애도의 이름으로 애도를 막았는지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우리는 안다


🔰저항의 시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광야 - 이육사 -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
바다를 연모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하던 못하였으리라


🔰희망의 시 ❛한 걸음 더 나아가리라❜

진정한 여행 - 나짐 히크메트 -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비로소 진정한 무언가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때
비로소 진정한 여행은 시작됩니다


김남주, 윤동주, 이육사, 신경림…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저항시 50선을 만나볼 수 있다. 시가 어려운가. 그럴 것이다. 내가 저항하지 않는다면, 그 속에 내 분노가 서리지 않는다면 어려울지 모른다. 시란 원래 어려운 것이기도 하고.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한 편의 시가 끝나면 그 시에 대한 친절한 해설이 붙는다. 미쳐 깨닫지 못한 아픔과 고통 분노의 순간을 그 속에 담긴 저항의 의미를 깨닫도록 도와준다.


갈라진 땅, 희망이 없어 보이는 그곳에도 새싹은 돋아난다. 올 것이다, 푸르고 푸른 그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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