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다이 시지에만이 쓸 수 있는 글❞자신의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소설을 쓰는 이들이 있다. 헝가리 태생의 작가 ❛아코타 크리스토프❜ 그리고 중국 태생의 작가 ❛다이 시지에❜. 모국어가 아닌 언어로 소설을 써야만 하는 이들의 아픔은 그들의 글에서도 잘 드런난다. 전쟁, 혁명.#세중국인의삶 #다이시지에 #문학동네 전자제품 폐기물 공장이 들어서있는 귀한 섬 귀도. 이름이 무색하게도 귀한 섬 귀도는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폐기물에서 흘러나온 중금속으로 인해 쓰레기섬이 돼 가고 있었다.#호찌민벙어리 이모와 함께 낡은 컨테이너에 살고 있는 조로증에 걸린 열두 살 소년은 어느 날 교도소 소장의 방문을 받는다. 열두 살이지만 일흔은 넘어보이는 아이. 대머리, 쪼글쪼글한 주름까지. 어딜 봐도 노인의 모습 그 자체다. 거액을 횡령해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당 서기장을 대신할 인물을 찾는 중이다.❛오랫동안 치욕의 증표로만 여겨지던 자기 몸이 마침내 존재근거를 얻어 서커스의 소재로, 예술적 표현의 수단으로 탈바꿈하는 것이라 믿었❜던 그는 소장의 지시대로 당 서기장의 수인번호와 인적사항을 달달달 암기한다. 드디어!! 연기를 펼칠 날이 다가왔다. #저수지의보가트저수지를 관리하는 아빠(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보가트와 닮았다 하여 별명이 ❛보카트❜다), 전자제품 폐공장에 다니는 엄마 그리고 주인공 ❛나❜. 야망 없던 아빠는 ‘나’를 피켜스케이팅 챔피언으로 키울 목적으로 저수지가 어는 겨울이면 직접 훈련을 시키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 대신 빙질을 좋게 하기 위해 저수지 구멍에서 물을 퍼올리던 ‘나’는 납중독으로 인한 건망증으로 집을 찾지 못하고 실종된 엄마의 나이키 운동화 한 짝과 대퇴골 뼛조각을 발견하게 된다. 엄마는? 범인은? 혹시… 아빠?#산을뚫는천산갑중금속 중독으로 더 이상 쌀농사가 불가능해진 귀도. 중금속에 중독된 형은 나무에 결박된 채로 살아간다. 그를 포박할 쇠사슬은 자신들이 직접 만든다. 농사에 필요한 기구를 만들던 대장간은 명맥이 끊긴지 오래. 아들을 포박할 쇠사슬을 만드는 엄마의 마음은 어떨까.❛차남❜은 수업 시간에 자신의 형을 그린 그림으로 대학에 진학하게 되지만 곧 슬럼프가 찾아와 그림을 멈춘다. 그 후 레스토랑 주방보조로 일하다 식재료로 들어온 천산갑을 손질하게 된다. 필사적으로 몸을 웅크려 죽지 않으려 저항하는 천산갑은 알고 보니 임신한 상태였던 것. 그 모습과 오버랩 된 자신의 엄마. 고향으로 돌아간 차남이 보게 된 것은?풍자가 가득했던 그의 이전 소설과 다르게 이번 글은 뭔가 묵직함과 섬뜩함이 가득하다. 이야기의 속도는 빠르고 행간에 묻어둔 의미는 조마조마 아슬아슬하다. 거대한 국가의 체제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 속에서 인간은 어떤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지 서늘하게 또는 유머러스하게 그리는 다이 시지에. 이번 글은 전작과는 다른 느낌이지만 우화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만족감이 높을 거라 생각된다.한줄평 : 믿고 읽는 다이 시지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립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