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을 읽는다 - 한 권으로 깊이 읽는 한강 대표 작품
강경희 외 지음 / 애플씨드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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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10일, 뉴스 속보를 접하고도 도저히 믿기지 않아 한참을 멍하게 서 있었다. 심장은 누군가 꽉 쥐었다 놓은 것마냥 팔딱팔딱 뛰었고, 이유는 모르겠으나 눈물도 흘렀다. ‘왠일이야’라고 속삭이던 내 목소리는 심하게 떨렸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보고도 믿지 못했던 그 순간. 번역 없이 원서로 읽을 수 있다니!!! 한강 작가의 책이 몇 권 책꽂이에 있는지 달려가서 세었던 기억도 난다.


❛채식주의자, 희랍어시간,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한강 디 에센셜,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가 나란히 꽂혀있었다. 나는 한강의 글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가? 그녀가 소설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나는 얼마나 받아들이고 있는가?


#한강을읽는다
부제는 한 권으로 깊이 읽는 한강 대표 작품. 이 책은 한강 작품에 대한 비평집이다. “한강의 대표 작품에 담겨 있는 시대 정신에 한 걸음 다가가고 한 걸음 더 깊이 들어가는 해설서”. 벌써부터 심장이 벌렁거린다. 이 책 한 권이면 강렬하면서도 순하고, 익숙한 듯 낯설며 한강의 글을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 인간의 양면성이 빚어낸 폭력성과 선함을 이해할 수 있을까?


#채식주의자 , #김건형
-인간의 근본적인 조건과 삶의 방식을 다시 묻는다.

#희랍어시간 , #최다영
-침묵, 즉 죽음이 생의 조건이자 산 자들을 연결하는 매개임을 일깨운다.

#소년이온다 , #성현아
-이리도 참혹한 세계가 어떻게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는가?

#흰 , #허희
-밝고, 눈부시고, 아무리 더렵히려 해도 더 더럽혀지지 않는 인간의 투명함에 관한 이야기.

#작별하지않는다 , #강경희
-삶과 죽음을 관통해서 금실처럼 이어지는 작별할 수 없는 이야기.


이 책을 통해 한강의 다섯 가지 얼굴을 본 듯 하다. 고요하면서도 격렬한 눈과 마음에 불씨를 품고 사는 사람의 얼굴. ‘아주 작은 것도 고려하고 계산하는’ 냉철한 얼굴도. 조곤조곤 말하지만 온 몸으로 분투하고 고통에 반응하여 일어나는 감각들의 아우성까지 느껴진다.


❝한강은 인생의 “절실한 질문들” “고통스러운 질문들”을 화두처럼 껴안고 살아간다. 그리고 "소설을 쓰는 과정에서 느낀 고통"의 질문들이 살아있는 감각 의 문장으로 변환될 때야 비로소 그의 소설은 완성된다.❞ p.174


무엇이 한강으로 하여금 고통스러운 질문을 멈추지 못하게 하며, 상처로 얼룩진 이들을 불러내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사랑 일 테다. 금실로 연결되어져 있는, 그리하여 죽은 자가 결국 산 자를 구하게 되는 사랑. 그게 아니라면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한강의 이야기가 난해하다 더 알고 싶은 분들께 권한다. 한강의 글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권한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은 독자의 몫이지만 그럼에도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는 건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직접 읽은 후 주관적으로 남기는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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