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될게 너는 네가 되어 줘 - 어디에서든 반짝일 너에게
김하은 지음 / 길벗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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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쿨링’이 아닌 ‘언스쿨링’을 택한 하은이의 성장기!


👩🏻 “여보, 만약에 시우가 자퇴를 하겠다고 하면 어떨 거 같아?”
👨🏻 “단순하게 학교 다니기 싫어서는 안 되겠지만, 목표가 확실하고 계획이 있다면 상관없어!”


신랑이랑 종종 아이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부모는 처음이다 보니 혹시 모를 상황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자는 마음이 크다. 특히나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 올 초, 친구들 문제로 힘들어하던 때에는 혹 아이가 등교 거부를 하는 건 아닐까, 자퇴를 하겠다고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속이 꽤나 시끄러웠다. “아니 무너지는 하늘 아래 작대기 받치는 소리“ 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


지금 시우는 열네 살, 중학교 2학년이다. 열네 살보다는 열다섯 살이 더 익숙한 한국나이 선호자인 나. 무튼, 이 책을 쓴 김하은 작가는 열다섯 살이란 나이에 ‘나’는 누구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학교 시스템은 왜 이런지, 왜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 그 고민 끝에 고등학교 진학을 택하지 않는다. 학교 밖에서 진짜 자신을 찾아보고 싶은 마음에 언스쿨링을 택한다. 언스쿨링은 무엇인가? 홈스쿨링과는 무엇이 다른가?


”저는 제가 선택한 길을 ‘홈스쿨링’이 아닌 ’언스쿨링‘이라고 부릅니다. 홈스쿨링은 단순히 학교를 집으로 가져온 느낌이라면 언스쿨은 오랫동안 공교육 안에서 희석된 저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공간 이동이 아닌, 학교로부터의 완전한 해방, 즉 ’나‘를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자유를 나타내는 표현입니다. “


열다섯이란 나이에 자신을 탐구하겠다는 의지로 당당히 고등학교 미진학을 선택한 하은. 그리고 그런 자녀를 지지해준 부모님. 솔직히 한국이란 사회에서 모두다 맞다고 생각하는 길을 따르지 않는 것에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생각은 해봤겠지만 선뜻 용기가 없어, 상황이 맞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선택하지 못하기도 한다. 솔직히 처음 몇 장을 읽어보고는 ‘아버지의 직장으로 인해 외국에서 몇년 간 지낸 경험이 있었으니까 그렇지. 하은이는 다른 아이들과 출발선이 다르잖어.’하는 마음의 소리가 툭 튀어나오기도 했다. 외국에서 몇 년이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지 않는가!


조금은 삐딱한 시선으로 읽어내려갔다는 고백을 한다. 그러다 그 시선이 곧 제자리를 찾았다. 하은이란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목표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애쓴 흔적들, 그 속에서의 고뇌와 노력들이 너무도 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어라? 이 아이는 나보다 나은데?’ 하는 생각이 얼마나 들었던지.. 한 아이가 최선을 다해 자신의 삶에 이룬 것들을 단순히 환경이 좋아서라고 결론 지을 수 없었다. 그것은 그 아이의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니까. “수고했다, 너 정말 멋있다!” 하며 엄지척을 날려주고 박수를 쳐 줘야 하는 일이다. 👍🏻👏🏻


중학교 3년의 시간을 지내며 경험한 교육에 대한 비판의 소리는 굉장히 뼈가 있었다. 내가 중학교를 다닐 때와 별 차이도 없을 뿐더러, 오히려 아이들은 더 힘들고 피곤해졌다. 내가 누구인지 생각할 시간도 없이 학교, 학원을 오가는 날들. 미안하다 애들아..


학교 밖 청소년 40만 시대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우리 아이들은 왜, 무슨 이유로 학교 밖을 선택하는 것일까? 그들을 향한 사회의 시선은 어떠한가? 청소년기에는 그 어느 때보다 고민이 많은 시기이다. 모두 저마다의 재능을 갖고 태어나지만 재능보다는 ‘성적’에만 관심이 있는 어른들과 사회. 그 안에서 정말 나다움을 찾기란 요원해보인다. 나다움을 찾기 위해, 세상 속으로 들어온 것이라는 김하은 작가의 당찬 모습에 박수가 절로 나왔다. 진정한 공부가 무엇인지, 아이들이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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