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경 지음 / 래빗홀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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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밤 황새가 당신을 찾아갑니다.


백 일의 기적이 찾아온 꼬물이 김아인, 삼 개월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 한 엄마 윤혜인. 남편은 해외출장 중. 내일, 복직 후 처음으로 자신이 주관하는 회의가 잡혔는데, 전 세계가 코로나로 모든 것이 정지!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도 2주간 휴원. 친정엄마는 지방에 계시고, 남편은 죽은 거나 진배없고(바로 달려올 수 없으니, 급한 불을 끌 수 없다는 뜻)..
아.. 어쩌란 말이냐?
이 아이를 안고 집을 바리바리 싸서 기차를 타고 엄마한테 가자니… 아…. 이게 과연 가능할까?


두둥!! 이런 보호자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황새영아송영”, 유아동반 이동서비스가 생겨났다.
자, 어플을 켜시고 예약하시면 있는 그곳으로 당좡 달려갑니다. 단점, 겁나 비쌈. 장점, 겁나 편함.
그곳의 직원은 AI. Door To Door 시스템!!
비싸지만 비싼 값을 하는 이동서비스를 이용하여 친정으로 가는 동안 차 안에서 직원과 주고 받는 말들에 엄마들은 찐공감을 하게 된다. 비싸지만 나도 이용하고 싶어지네.


📕한밤중 거실 한복판에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나타난 건에 대하여


돌봄 노동은 누가 담당해야 하는 것인가? 늘 여자, 또 여자, 여자, 여자, 여자여자여자여자였던 돌봄 노동 시장에 AI가 나타났다. 뭐 엄청난 건 아니고 젖병 소독기에 대화형 AI를 장착한 것. 그런데 그 얼굴이… 스웨덴 출신의 배우,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키 194센티미터에 몸무게 90킬로그램이라는 것 정도? 별거 아니지?


“나는 젖병 소독의 천사, 보틀스의 엔젤이야. 잘 부탁해, 미주.”


아이가 태어나면 다시 뱃속에 집어넣고 싶을만큼 생활에 대대적인 변화로 인한 당혹감을 수시로 느낀다고 했다. 임신했을 때가 편하다고. 그러니 즐기라고.
이 작은 생명체는 태어나면 그 동안 부모가 어떤 삶을 살아왔던 삶과 성인의 생체 리듬을 완전히 무시해 버린다. 아주 가뿐하게!! 이 무자비한 독재자! 적응은 무슨! 날 달래, 날 봐, 나 배고파, 어라 날 내려놨어?, 기저귀 불쾌해, 이거 뭐야, 몰라 나 울어버릴거야~ 으앙~~~~~~~~ 😱😱😱😱


아이를 키울 땐 무엇보다 자고 싶었다. 그냥 푹 자고 싶었다. 두 시간에 한 번씩 일어나서 젖을 물리지 않고, 기저귀도 갈아주지 않고 그냥 통잠을 자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면서 가장 힘든 건 고립감, 외로움이 아닐까? 나도 날 어쩌지 못하는데, 내가 돌보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가 내 앞에 똭!
절대적인 손길이 필요한 존재. 집중력을 요하고 삶의 우선순위를 통째로 바꾸게 만드는 존재. 그 속에서 보호자는???


사물 인터넷이 상용화 되면서 육아용품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다. 분유 타주는 AI도 아니고, 젖병 소독의 천사라니!! 사용자의(보호자) 취향을 파악해서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모습을 한 모습의 AI가 만들어진다는데, 어떤 이유로 스웨덴 출신의 배우가 탄생하게 된 것일까? 분유를 탈 때마다, 아이의 수유텀을 계산해서 젖병이 몇 개 남았는지 알려주는 보틀스 엔젤. 아이에게 분유를 주고 트름을 하는 순간 남편이 아닌 이 보틀스 엔젤이 함께 걸어주고 말을 걸어준다.


“인공지능과 몇 분 떠든다고 괴로움이 해소될 리는 없습니다. 그건 우리 고객들도 다 아실 테지만 어떤 순간의 가벼운 기분전환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하루 중 단 몇 분만이라도 아기와 관련되지 않은 화제로 주제도 목적도 없이 수다를 떨거나, 또 비난받을 걱정 없이 속을 털어내기도 하고, 그러면서요.” P.62


육아를 경험한 분들이라면 핵공감을 할 수밖에 없다. 그 시절을 어떻게 지나왔을까 생각하며 읽으니 지금 힘든 시간을 지나고 있을 이들의 힘듦이 내게 전이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보틀스 엔젤이 필요하다면 어떤 모습이면 좋을까? 난… 리즈 시절의 톰 크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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