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벗은 모습을 보고 싶소.“ 그가 말했다. “딱 한 번만. 그냥 보기만 하고 다른 것은 안 해요.”p.16아이가 생기지 않아 약혼자와 헤어지고 엄마 세상을 떠나고 마음에 공허함만이 남아있던 루이즈에게 어느 날 레스토랑 단골인 티리옹 의사가 상상도 못할 제안을 한다. 면상을 갈겨야 할 것 같지만 루이즈는 이 제안에 묘하게 끌린다. 만 프랑을 받는 조건으로그의 제안을 수락하는 루이즈. 호텔에서 만난 티리옹 의사는 놀라우리만치 늙어보였다. 아니, 지쳐보였다고 하는 것이 맞을까?천천히 옷을 벗는 루이즈. 전라가 된 그녀를 바라보는 묘한 표정의 티리옹. 바로 그 순간 티리옹은 총을 꺼내 자신의 얼굴 반을 날려버렸다. 정신을 못차리고 뛰쳐나간 루이즈. 그리고 시작되는 천일야화보다 더 재밌고 놀라운 반전의 반전을 거듭된다.2차 세계 대전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때, 마지노선에서 근무하는 라울과 가브리엘. 갑작스런 독일군의 공격으로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라울과 가브리엘은 탈영병 신세가 된다. 파리 시민은 이제 피란을 가야하는데, 무엇에 홀린 듯 파리에 남아 엄청난 비밀이 가득 든 가방을 들고 다니게 된 기구한 운명의 기동헌병대원 페르낭, 변신의 귀재로 똑똑하다는 지식인들의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신나게 놀아나는 데지레.전쟁으로 혼란에 빠진 파리. 부상과 죽음 고통과 절망을 가슴에 안고 피란을 떠나는 시민들의 모습과 B급 코미디보다 더한 상황을 연출하는 국가의 시스템을 보여준다. 책임자들은 떠나고 유언비어를 퍼트리기 바쁘다. 국민들의 안전, 생명에는 관심이 없어보인다. 이 기시감은 무엇인가?그런데 이 책 심각하고 천불이 나는 상황을 묘하게 비틀어 웃음을 선사한다. ‘피에르 르메트르’ 아저씨 순간 ”발자크“로 빙의한 줄. 읽다보면 헛웃음이 자꾸만 나온다. 1차 세계 대전을 다룬 “오르부아르”, 전간기(戰間期)를 다룬 ”화재의 색“에 이어 2차 세계 대전을 담은 ”우리 슬픔의 거울“로 전세계 역사에 큰 획을 그었던 전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3부작에 담아냈다.오르부아르에서 어린 소녀로 등장했던 “루이즈”가 우리 슬픔의 거울에서 성인이 되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오르부아르를 읽어본 독자라면 그녀의 등장만으로도 엄청 반가움을 느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