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유럽의 도시 - 4가지 키워드로 읽는 유럽의 36개 도시
이주희 지음 / 믹스커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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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travel)은 ‘고생’, ‘고통’을 뜻하는 고대 프랑스어 ‘travail’에서 기원한다”(p.241)고 한다. 집 나가면 고생이란 건 만국공통의 정서인가보다. 고생인 걸 알면서도 우린 왜 돈과 시간을 들여 아니 체력과 감정까지 들여서라도 기꺼이 떠나려고 하는 것일까?
단순하게 새로운 것을 보고 싶고 경험하고 싶어서?
그것도 아니라면 마르셀 프루스트의 말마따나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을 얻기“ 위해서일까?


배낭여행 중 만난 이탈리아에 마음을 빼앗겨 11년 동안 유럽에서 거주하며 로마 지식 가이드, 박물관 학예사의 길을 걸었다는 이주희 작가.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공정 여행사의 기획자가 되어 환경에는 최소한의 피해를, 지역민에게는 보탬이 되는 지속 가능한 여행을 만들었다고 한다. 공정 무역처럼 지역 주민에게 보탬이 되는 여행을 기획하는 기획자라니! 멋지지 아니한가!


전직 역사학도답게 이주희 작가는 여행 중 만난 고대 도시에서 역사를 읽고 예술을 이야기한다. 덩그러니 놓여있는 돌 위에 얹혀진 시간과 그 시간 속에 쌓였을 이야기를 읽는다. 너무 근사하지 않은가?
같은 돌도 누군가에게는 역사로 읽히다니!!


#역사 #예술 #책 #라이프스타일 이렇게 네 가지 키워드로 유럽의 36개 도시를 소개해준다. 익숙했던 공간을 살짝 비틀어보기, 그리고 돋보기로 확대해보기!! 스치듯 지나갔을 이야기와 공간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건물과 공간, 정치와 사회 문화, 그 속에서 영향을 주고 받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보인다. 그것을 느끼고 보고 경험하는 것. 이것이 진정한 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설렘 가득한 책공간을 지은 도시를 소개하는 챕터였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까지 이을 지식의 보고 도서관의 모습이 흥미로웠다. 특히 독일 슈투트가르트시에 지어진 슈투트가르트 도서관은 한국인으로서 자긍심도 느끼게 해 주었다. 도서관 설계 공모전에 당당히 선정된 이가 바로 한국인 이은영 건축가였기 때문이다. 2011년 들어선 도서관의 모습. 왜 그렇게 뭉클하던지..
이 책 아니었으면 알지 못했을 일이었다.


낯익은 유럽 속에서 만나는 낯선 도시 이야기.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는 건 어떨까?
관광과 먹거리 중심이 아닌 역사와 예술이 숨어있는 도시를 소개하는 인문학 가이드. 어떤 여행서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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