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쓸모 - 개츠비에서 히스클리프까지
이동섭 지음 / 몽스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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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연애할 때 우리는 참지 못할 일을 참고, 참을 만한 일은 참지 못한다. 그러면서 내가 진짜로 어떤 사람인지,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게 된다. 연인은 내 욕망을 발견하게 만드는 존재다. 그래서 사랑에 관한 모든 이야기는 왜 나는 하필이면 너를 사랑하는가에서 출발한다. p.13

▫️단 한 번의 눈빛만으로 사랑이 시작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서로의 몸을 샅샅이 알아도 사랑으로 끓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상대의 온도와 나의 것이 조응할 수 있느냐의 차이다. p.175


사랑이란 단어의 사전적인 의미는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 또는 그런 일.’이다. 어떤 사람이나 존재를 몹시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이 마음이 무엇이기에 우리로 하여금 기쁨, 환희, 절망, 그리움, 갈망, 분노, 시기, 질투 등의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것일까. 3년 정도의 유효기간을 갖고 있다고 하는 이 감정이 누군가에게는 평생에 걸쳐 이루어야 하는 과업이 되기도 하는 것일까.


사랑에 빠지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나를 마주하게 된다. 내가 대체 왜, 어떻게, 무엇 때문에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 문학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랑도 이해하기 어렵다. 왜 불륜에 빠지게 되는 건지, 가지 말아야 할 길을 선택하는 마음은 무엇인지..
여기 17편의 명작을 ‘사랑’이란 키워드로 풀어낸 책이 있다. 바로 사랑의 쓸모이다. 이동섭 작가가 사랑에 대한 나름의 답과 질문을 기록한 글을 읽는 동안 그 사랑을 갈망하다 깨어지고 상처받은 작품 속의 인물들은 결코 나와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된다. 인간에 대한 조금더 깊은 차원의 이해가 시작되었다고나 할까.


사랑의 시작을 알리는 ‘끌림과 유혹’, 서로에게 더 깊이 다가갈 수록 느껴지는 ‘질투와 집착’, 눈빛 하나로 불끈과 아찔을 넘나들게 만드는 ‘오해와 섹스’, 내 발로 무덤을 파고 들어가지만 영원한 행복을 기대하다 절망하는 ‘결혼과 불륜’까지.. 네 가지 키워드로 분류한 책들을 해부하기 시작한다. 다소 도발적인 제목들이지만 내용은 가볍지 않다. 몇몇 작품을 빼 놓고는 다 읽어봤던 작품인데 작가의 해석을 읽자니 소설이 다른 각도로 보이기 시작한다. 문학작품이 더 재밌어지는 시간이다.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가 냉철했더라면 어땠을까 상상하니 ‘적과 흑’의 쥘리앵이 떠올랐고, 쥘리앵이 여자였다면 그의 운명은 ‘안나 카레니나’의 안나와 같았을까 내게 되물었다. 물음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는 내 지난 사랑들을 반추해야만 했다. 이렇듯 그들을 알아가며 이해하고 공감하는 과정은 곧 나를 직면하는 시간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개츠비에서 히스클리프까지, 인물들의 삶을 사랑을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다. 책 중간중간 삽입돼 있는 21편의 그림을 감상하는 즐거움은 덤이다. 표지부터 마음을 설레게 하는 책. 그 뜨거움과 조우하시길.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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