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사람
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조은영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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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하나의 여정이며 아직 가지 않은 길을 너무 앞서서 일일이 계획하다 보면 오히려 막다른 길에 도달하거나 좌절하기 쉽다는 사실을 배웠다. (…) 시간이 우리에게 하는 일은 한 가지다. 모든 생명체는 시간의 흐름에 맞춰 적응해야 한다. 이 사실은 달리기에서 유독 두드러지고 인간의 생물학적 의미와 매커니즘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살다 보면 포기해야 할 것도, 더 힘을 기울여야 할 것도 있다. 그게 무엇이며 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p.18

달리기는 내 삶에 몇 해를 보탰다기보다 내게 주어진 시간에 삶을 보태주었다. p.29

달리기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는 문을 열고 나가 어떤 길이든 일단 올라서는 것이지만, 사실 달리기는 경제적 지위, 인종, 성별, 정치적 연관성 같은 성향과는 상관없이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야외 스포츠다. (…) 모든 사람이 환영받을 뿐 아니라 뇌에서 더 많은 뉴런을 생산하고, 속도와 지구력을 위해 근육이 강화되고, 잠재적으로 수명이 더 길어지는 것을 포함해 건강한 몸으로 가는 동등한 발판 위에 서서 시작하는 운동이 달리기다. p.227~228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생물학자로 살아온 학자이자 마라토너인 베른트 하인리히. 뼛속까지 마라토너인 그가 오랜 세월 기록한 80년 러닝 일지를 읽다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보스턴, 샌프란시스코, 웨스트 밸리 마라톤과 같은 다양한 마라톤에 출전, 100마일을 12시간 27분 2초에 달려 US 오픈 100마일 신기록을 세웠고,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뛴 결과 252.2킬리미터라는 US 오픈 24시간 달리기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단다. (작가소개) 르망 24는 들어봤어도, 24시간 달리기는 처음이다. 이분 달리기에 진심이시다! 나를 포함 달리기에 미친 사람이 상당히 많습니다 여러분!!


이 책은 노화, 달리기, 신비로운 자연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제목이 뛰는 사람이라 달리는 이야기만 가득할 거란 내 예상을 깨고 듣도 보도 못한 식물과 생물의 이야기가 참으로 다양하다. 숲속을 달리며 만난 생물체의 (벌, 나비, 개미, 파리, 꽃 등) 생존방식에 의문을 품고 관찰하고 탐구하고 연구한 결과들도 들려준다. 자연속에서 배운 생물들의 생존방식을 자신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적용해본다. 나이듦과 달리기의 상관관계, 생명체의 생체시계 매커니즘과 노화의 비밀을 밝히려 한다.


달리기에 진심인 나는 내가 과연 몇 살까지 달릴 수 있을지, 관절이 잘 버텨줄지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다. 15km가 넘게 달린 날은 무릎이 욱신욱신 쑤셔오기도 한다. 얼마 전 하프 마라톤을 하고 나서는 하루 종일 잠을 자야만 했다. 다음 날이 되면 말짱해지지만 그 순간은 두려움이 엄습해온다. 베른트 하인리히만큼 몸을 혹사시키지는 않지만, 건강하게 오래 달리기 위해서는 기록이 아닌 시간과 싸워야 함을 배웠다. 달리기 전과 후의 삶이 다름을 느낀다. ‘달리기가 주어진 시간에 삶을 보태줬다’는 작가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달려보시라, 당신도 느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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