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차 일기
버드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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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차 가면 벤츠 올까요?

여사친이라면서 왜 썸을 타?
데이트할 돈은 없고 친구랑 술 마실 돈은 있냐?
야간 진료비가 아까워 아픈 걸 참으라고?
딱 한 번 실수라더니, 벌써 몇 번째야?
사람들 보는데 내 엉덩이 좀 그만 만져!
지나간 연애는 왜 들먹이는데?
어떻게 싸울 때마다 헤어지자고 하냐?
또 거짓말하고 아닌 척하네…
얻다 대고 얼평, 몸평이야?
걸핏하면 잠수 좀 타지마.

삐삑! 똥차를 만나고 계십니다. - 책 중에서 -


사랑이 전부였던 이십 대 시절, 온갖 유형의 똥차를 만나 심신이 너덜너덜해진 후 누구보다 정확도를 자랑하는 똥차감별사로 거듭났다는 작가 버드. 회사원이자 인스타툰 작가로 이중생활을 하고 있는 그녀. 똥차 경험담을 혼자 알기 아쉬워 인스타에 [똥차 일기]를 그려 업로드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연재 석 달만에 폭발적인 호응이 쏟아졌고, 똥차를 만나고 속 끓이고 있는 사람이 비단 자기만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세상엔 참으로 많은 유형의 똥차가 존재하고, 그들로인해 심신이 피폐해진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을 위로하고 만나기 전 피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똥차감별사를 자처하게 됐다고 한다.


대놓고 얼평, 몸평 일삼는 똥차,
세상에서 내가 제일 불쌍한 자기 연민형 똥차,
툭하면 잠수타는 잠수형 똥차,
내로남불 멋대로 여사친 만나는 쿨병 걸린 똥차
상대에 다라 얼굴을 바꾸는 가면형 똥차
고백, 스킨쉽, 섹스까지 일방통행? 불도저형 똥차
달콤하게 왈왈 개소리하는 달변가 똥차
감정이 곧 태도가 되는 생떼형 똥차
예의바른 척은 다 하지만 친구들과 음담패설을 일삼는다던지, 김치녀부터 시작해 영계라고 말하는 주둥이!! 그건 입이 아니다!!


책을 읽는동안 지나간 연애를 생각해봤다. 내가 똥차였을 때도 있고 (난 왜 그때 그렇게 잠수를 탔던가… 애들아~ 미안했다. ㅠㅠ), 내가 똥차를 만났던 적도 있었다. 나랑 싸우면 일상 생활을 하지 못한다거나, 집앞에서 죽치고 기다린다거나, 일년 내내 만나야 한다거나 (넌 사생활도 없니?), 자신의 감정이 최우선이라 나의 감정은 고려하지 않는다거나…..
이것은 사랑이라기 보다는 나의 경계선를 침범하는 일이라 불쾌하기만 했다. 이것은 연애에만 해당하는 일은 아닌 듯 싶다. 친구, 회사, 가정 안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이란 생각이 든다.


나쁜 연애, 이상한 연애, 좋은 연애.. 당연히 좋은 연애를 하고 싶지만, 나도 모르게 나쁘고 이상한 연애를 하고 있을 수도 있다. 나만 모르고 주변은 다 알고 있는 나쁘고 이상한 연애를 하고 있다면 어서 정리를 해야 한다. 물론 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 관계에 얽매여 나의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핑크빛으로 물들고 즐거워야 할 연애가 이렇게 잿빛일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속상하다. 일단 내가 바로 서자! 나 혼자 스스로도 행복할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건강한 연애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상대가 똥차일 수도 있지만, 나 또한 얼마든지 똥차일 수 있음을 인정하자! 그래야 똥차가 아니라 벤츠 아니라 벤츠 할아버지도 만날 수 있단 말이다.


상처를 준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지 않지만, 상처받은 사람은 자신이 왜 상처를 받았는지, 어떻게 하면 다시 상처받지 않을 것인지, 어떻게 고통에서 벗어날 것인지 수많은 성찰의 밤을 거친다. 그리고 그 끝에는 잘 다듬어진 보석 같은 깨달음과 단단한 마음이 남는다. 혹독한 사랑을 해본 사람만이, 폭풍 같던 시기를 지나온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있다. 실패한 사랑에서 내가 건질 수 있는 건 바로 그것이었다. 똥차는 절대 가질 수 없는 마음, 사랑에 최선을 다했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마음 말이다.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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