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그라비아의 음모 레이디 셜록 시리즈 2
셰리 토머스 지음, 이경아 옮김 / 리드비 / 202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까칠, 안하무인, 예민, 인간미 제로에 사회성도 없지만 천재적인 두뇌로 어떤 사고도 해결 가능한 셜록 홈스가 여자로 다시 태어났다!! 또 셜록 홈스냐고 말하지 말길~ 여성 탐정인 샬롯의 활약에 미안해질지도 모를 일이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은 대항해시대를 거치며 신대륙에 식민지를 개척하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대영제국의 기반을 다지게 된다. 그 후 산업혁명으로 국력이 신장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군사 등 다방면에서 변혁이 일어난다. 고전적이면서 보수적인 도덕주의, 엄숙주의와 함께 허영과 위선도 함께 존재하는 빅토리아 시대. 많은 변화가 있는 시대였지만 그 시대의 여성들에게 기대하는 것은 사교계 모임에서 남자 하나 잘 만나, 한 가정을 번듯하게, 남편의 기를 세우며 가꾸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당시 여성들은 이것이 불합리, 불공평한 것을 알았지만 꾹 참으며 사는 것을 미덕이라 여겼고, 그 외의 삶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주인공인 샬럿 홈스는 그런 삶을 거부했다.


직업을 갖고 결혼을 거부하며 자신의 힘으로 당당히 살고자 했던 샬럿은 원하지 않는 추문에 휩싸여 사교계에서 퇴출 당하게 되고, 부모로부터도 외면을 받게 된다. 하루 치의 삶을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샬롯 앞에 구원병처럼 왓슨 부인이 나타난다. 평소 샬럿의 능력을 눈여겨 본 그녀의 도움을 받아 ‘셜록 홈스’ 라는 이름으로 탐정 일을 시작하게 된다.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내걸 수 없던 샬롯은 ‘셜록’이라는 이름 아래 정체를 숨긴 채 사건을 하나하나 해결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오랜 친구인 잉그램 경의 아내인 레이디 잉그램이 자신의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사건을 의뢰한다. 그 첫사랑은 놀랍게도 샬롯의 이복 오빠로 밝혀진다.


이 사건은 단순히 첫사랑 실종 사건이 아닌, 어떤 큰 음모와 맞닿아 있음을 직관적으로 알아차린 샬롯.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운명의 라이벌이 될 모리아티도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전작 [주홍색 여인에 관한 연구]가 빅토리아 시대와 등장인물을 소개하는 역할이 컸다면, 이번에 발표한 [벨그라비의 음모]는 사건에 더 직접적으로 깊이 관여하여 해결해 나가는 서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대가 원했던 여성성을 당당히 거부하고 살아가려는 샬롯이지만 여전히 남자의 이름 아래로 숨을 수 밖에 없었던 현실. 그 당시에는 너무 자연스러웠을 성별과 계급의 특권의식은 지금의 우리에겐 불편하게 다가오며 여러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레이디 셜록 시리즈는 셜록 홈스 시리즈에서 성별만 바꾼 패스티시(pastiche)가 아닌 역사 소설, 미스터리 소설, 여성 소설로서 손색이 없다. 치밀하게 짜여진 플롯에 기반하여 어떤 등장인물도 죽어 있지 않고 생생하게 그려낸 셰리 토마스의 글솜씨에 감탄하며 읽게 될 것이다. 빅토리아 시대 천재 여성 탐정인 샬롯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