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엄마는 없다
최민아 지음 / 시공사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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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주 3일만에 출산을 했다. 유도분만을 위해 새벽 6시에 입원을 하고 33시간의 진통 끝에 제왕절개로 아이를 낳았다. 손가락 발가락 열 개씩 정상이란 말에 그간의 걱정과 두려움은 눈녹 듯이 사라졌다. 그리고 시작된 육아의 대환장파티. 백일의 기적이 왔다 일주일만에 백일의 기절로 돌아선 아이. 두 시간 간격으로 밥달라고 울어대는 아이, 초예민 등센서로 눕히면 삼십 분만에 다시 안으라며 울어댔다. 네 번의 젖몸살로 죽다 살아나기를 반복하며 떼어낼 수만 있다면 가슴을 떼어내고 싶었다. 혼자 아이와 있는 시간이 두려워서 아이를 업은 채로 집 앞 호수공원을 3~4시간씩 걸어다녔다. 유모차에 태우고 1층으로 내려옴과 동시에 안으라고 울어대면 아이는 아기띠로 안고 동수를 태운 채 하염없이 걸었다.


아이가 크면 나아질까 싶었으나, 자아가 형성되면서부터 #내가내가병 #싫어싫어병 에 걸린 아이와 상대해야했다. 떼를 쓰면서 차도로 뛰어들고, 길바닥에 드러눕고, 이유도 없이 2~3시간을 울어제끼고…
한 번도 해 본적 없는 죽순이를 놀이터에서 할 줄이야.. 그 시간이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세상 그 무엇도 줄 수 없는,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행복과 충만함을 안겨주었고, 한번도 가져본 적 없는 이름을 준 아이는 존재만으로도 선물이었음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왜 그렇게 그 시간이 힘들었을까…


‘엄마로 살면서 나답게 행복할 방법이 있을까?’
엄마로 살아온 지난 10년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시간이라는 최민아 작가. 10살과 6살인, 기질이 달라도 너무 다른 두 아들을 키우면서 냉탕과 온탕을 번갈아 경험하는 시간들, 열심히만 하면 다 됐던 시간과 달리 열심히 해도 안 되는 시간을 수없이 겪으며 느꼈을 좌절과 우울감. 커리어마저 포기했는데 좋은 엄마라는 타이틀이라도 거머쥐고 싶은 마음과 그 마음과 달리 좋은 엄마가 아닐거라는 자책감까지…
엄마들은 다 경험한다 이런 감정을… 난 좋은 사람이고 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나, 양육의 현장에서는 좋은 사람이고, 이성이고 나발이고 소용이 없더라. ㅠㅠ


나는 일상과 마음의 ‘틈새’에 주목했다. 일상에서 찾은 틈을 통해 마음의 틈을 메우는 방식을 아이에게도 확장해서 적용했다. 내 마음을 어루만지듯 아이들의 감정 틈을 채워주고, 동시에 아이들의 일상에 틈을 내어 숨통이 트이게 해주었다. 그러자, 아이들은 자신들의 틈새를 통해 스스로를 채우기 시작했다. 틈새가 만든 선순환이었다. p.7


너무 밀착하여 서로의 사이에 바람조차 드나들 틈이 없었던 관계. 아이에게만 집중하느라 내가 나일 틈을 주지 않았던 시간. 저자는 그 “틈”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100% 아니 그 이상 쏟아부었던 에너지를 자신에게도 쏟으라고 말한다. 짧은 시간이라도 나의 ‘감정’의 틈을 메우라고 말이다. 응급상황에서 산소마스크를 아이가 아닌 엄마가 먼저 착용해야하는 이유와 같은 것이다. 민아님은 그 시간을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글을 썼다. 그녀에게 글이 산소마스크였던 셈이다. 그 덕에 귀한 책을 읽는다.
나의 지난 시간을 마주하고, 지금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나와 아이에게도 필요한 것이 ‘틈’이라는 것을 다시 알려주고 있다.


책을 읽는 이 잠깐의 시간이 감정의 ‘틈’을 채워주는 시간이 되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서 두 팔 벌려 아이를 안아줄 수 있는 힘!! 엄마의 ‘감정 틈’은 채우고, 아이와의 ‘관계 틈’은 좁히고 모두가 성장할 틈을 만드는 #틈새육아 가 궁금하신 분들에게 권한다.


육아라는 세계에는 완벽한 엄마도, 완벽한 아이도 없다. 그래서 완벽하지 않은 틈 속에 육아의 답이 있다.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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