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지 않을 이야기 - 팬데믹 테마 소설집 아르테 S 7
조수경 외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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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지 않을 이야기라 쓰고
써야만 하는 이야기라 읽는다. 

펜데믹 테마 소설집 “쓰지 않을 이야기”는 네 명의  작가가  집단 전염병 아래 감춰진 우리들의 진짜 얼굴을 하나씩 들춰내고 있다. 그 진짜 얼굴은 내 모습일수도 내 가족의 모습일수도 있다. 아직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을 뿐.... 

📕 조수경 [그토록 푸른]
- 31세 주소영. 택배 물류센터 근무.
여행사에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던 주소영은 집단 전염병으로 인해 해고되고 궁여지책으로 택배 물류센터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출근할 때마다 문진표를 작성한다. 문진표에는 '발끝과 손끝에 푸른 빛이 되는가?'라는 항목이 있다. 감염병의 증상 중 하나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발과 손가락 끝에 푸른빛이 도는 걸 발견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을 깨닫고 그녀는 갈등한다. 월세, 카드값... 그녀는 푸른 빛이 도는 부위에 파운데이션을 바른다. 푸른 빛이 보이지 않도록 꼼꼼하게.. 마치 그것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신을 보호라도 해 줄 것처럼. 전염병에 감염된 것이 치료받아야 할 일이 아닌 감춰야 할 일이란 듯이.. 

📗 김유담 [특별내난지역]
- 청도에 있는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는 아흔두 살의 치매걸린 노부와 손녀를 돌보는 일남의 이야기다. 전염병의 확산으로 더 이상 노부를 면회갈 수도 없는 상황에서 노부는 죽음을 맞이한다. 아버지의 임종도 지키지 못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를 표현할 수 없는 상황의 죽음은 그저 쓸쓸하기만 하다. 
게다가 엄마 없이 조부모 손에 크는 아이는 엄마란 사람이 보낸 카톡에 기뻐하며 엄마란 사람이 시키는대로 자신의 알몸을 찍어 보낸다. 디지털 성범죄의 표적이 됨을 일남은 깨닫는다. 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은 전염병만은 아니다. 노인과 아이. 가장 취약계층. 그들에게 전염병처럼 퍼져나가는 폭력적 상황. 실제로 친구의 아버지가 주인공 일남의 아버지와 같은 상황에서 돌아가셨던 터라 쉽게 읽혀지지 않았다. 

📘 박서련 [두, 痘]
-역질을 뜻하는 두(痘)
터미널에서도 차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외진 곳에 있는 학교. 그 분교에 부임한 진화의 시선으로 쓰인 이야기. “범죄 없는 마을”이란 표석이 그 마을에 대한 첫 인상이었다. 전교생이 열여덟 명인 아이들에게 갑자기 전염병이 발생을 한다.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는지.. 이 전염병은 여자아이들만 걸리는 병이었다. 더 약하고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여자 아이들 몸은 범죄가 일어난 장소였다. 오빠가, 삼촌이, 할아버지로부터 일어난 범죄의 장소. 이 피해는 비단 아이들만의 것은 아니었다. 학교에 부임해 온 선생님들도 피해자가 된다. “범죄 없는 마을”이 아니라 집단이라는 합의로 이루어진 범죄와 폭력이 난무했던 곳. 그 비뚤어진 합의가 무섭다. 

📙 송지현 [쓰지 않을 이야기]
-앞의 세 이야기가 전염병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마지막 이야기는 추억과 상실에 관한 이야기다.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진 줄 알았던 가족과 내가 살았던 곳에 관한 기억들 앞에 마주선다. 우리는 집단 전염병이 창궐하는 이 때, 이 시간을 견디면서 상실한 것들을 다시 보듬고 기억한다. 지금 우리가 상실을 경험한 감정들은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리고 그땐 어떤 이야기가 쓰여질지도 모르겠다. 


우리 삶에 조용히 그렇지만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듯 다가온 집단 전염병 앞에 우린 참으로 무기력하다. 하지만 그 무기력함 앞에 무릎 꿇지 않고 기억하고 연대하는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이 재난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우린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해당 리뷰는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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