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멋진 할머니가 되어버렸지 뭐야
김원희 지음 / 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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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꿈이 있는 한 언제나 청춘

“내 아이가 몇이라 해도, 노년이 되었다 해도,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말자. 아직 죽지 않았다면 어쨌든 삶은 끝난 게 아니다. 아직은 더 섧고, 더 외롭고, 더 고독하고, 더 인내하고, 더 아픈 시간이 지속될 것이다. 그런 것들을 부여안고 내가 할 수 있는 무언가를 끝없이 해나가야 한다. 그래서 나는 지팡이 대신 캐리어를 끈다.” (p.13)

“나이들어 여행한다는 것은 어쩌면 내가 몰랐던 세상을 보러 가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내가 살아온 세상과 내가 지나온 시간을 보러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p.25)

“나이 먹으면 다리만 떨리고 가슴은 떨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나봅니다. 80이 되어도 90이 되어도 아름다운 것을 보면 가슴 설레고 슬픈 것을 보면 가슴 아프고, 좋은 글을 읽으면 감동합니다.” (p.97)


🔸 참 멋진 할머니를 만났다.
6.25전쟁 즈음 태어난 부산 할머니.
젊은 시절 외판원을 비롯해 안 해 본 일이 없으신 분.
인생의 후반을 멋지게 보내기 위해 친구들과 세계 22개국을 자유여행 하시고, 블로그 “할머니는 항상 부재중” 를
운영, 그리고 70세에 여행 작가가 되신 분. 스타크래프트 도전까지!
그 할머니가 전하는 여행, 일상, 그리고 인생에 대한 단상들을 기록한 에세이다.


🔹 책을 읽으면서 어쩌면 나도 못 해 본 일들을 이렇게 척척 해내실 수가 있을까 싶었다.
젊은 나이에도 뭔가에 도전하는 것이 두려웠던 내게 김원희 할머니가 하신 도전들이 참 멋있다 느껴졌다. 나이만 젋었지 어쩌면 내가 노인처럼 살아온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었다. 어쩌면 노인은 몸이 늙은 게 아니라 마음이 늙은 사람이 아닐까? 더 이상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 요즘 한국을 보면 커다란 세대간의 간극을 보곤 한다. 노인분들에 대한 적대감을 갖고 있는 젊은 사람들도 꽤 많고, 여러가지 신조어로 노인분들을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이 분들도 우리처럼 젊은 시절을 지나 지금에 이른 것을 그들은 모르고 있는 것일까?
어떤 프로의 인터뷰에서 한 어르신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마음은 여전히 20대 청춘인데, 몸과 생각이 맘처럼 따라주지 않아 버럭버럭 화를 내게 됩니다.”라고..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는 그 말씀을 하시면서
“조금만 기다려주면 할 수 있어요.” 라고 하셨다.


🔹 나이들어 몸이 생각이 조금 늦게 반응을 해도 하고 싶은 일도 많다고 하는 김원희 할머니.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는 것이 유일한 버킷리스트라고 하셨는데 코로나로 하늘길이 막힌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할아버지와 함께 나란히 걷기로 약속까지 하셨는데 말이다.
그렇지만 언젠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마치고 그 일을 기록한 책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지 않는가!
왜 그 책이 벌써부터 기다려지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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