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다 할 수 있어 - 스티커 놀이 그림책
김민주.손주희 지음 / 꼬리별 / 2011년 1월
평점 :
품절



 
꼬리별이라는 출판사에서 <나 다 할 수 있어!>라는 책이 새로 나왔네요.
<스티커 놀이 그림책>이라는 부제의 <나 다 할 수 있어!>
스티커를 붙여가며 직업놀이도 함께 할 수 있는 책이에요.
 
우리 꼬맹이가 스티커 붙이기 놀이를 워낙에 좋아하는터라,
제게는 이 책이 스티커책이라는 점이 흥미를 끌었던 요인이었어요.
그냥 스티커북이 아니라 얼마든지 떼었다 붙였다할 수 있는 매직스티커라서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보통 스티커와는 색다르다는 점에서,
우리 꼬맹이의 스티커놀이를 더욱 재미나게 도와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지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상 동화책>이래요.
모든 페이지에 다음 직업을 연상할 수 있는 그림이 숨어져 있다니,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이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재미까지 전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책의 표지를 넘겨보니 스티커에 대한 설명이 있어요.
붙였다 뗐다 할 수 있으며, 접착력이 떨어졌을 때는 젖은 수건으로 살짝 적셔주면 괜찮아진다고 합니다.



 
아이 이름에 동그라미 두 개. 딱히 주인공의 이름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책을 보는 아이들 모두의 이름이 주인공으로 등장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재윤아, 신나는 여행 잘 다녀오렴"하고 읽어주었답니다. ^^
 
숨은그림찾기를 해볼까요?
첫페이지는 책에 소개되는 모든 직업에 대해 그림으로 알려주고 있고,
요리사장면에서는 경찰차가 그려져 있어서
다음 장에 경찰이라는 직업에 대해 나올 것임을 짐작할 수 있어요.
정말 그림 속에 숨겨진 재미입니다. ^^
 
 

 
마지막장에는 <내가 화가가 되어 그려보아요!> 라는 지문이 있어요.
저 흰색의 액자 안에 아이들이 표현하고픈 그림을 그려봄으로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인 것 같아요.
책장의 재질이 모두 유광코팅처리 되어 있어서
매직으로 유성매직으로 그림을 그려도 쉽게 지워지더라구요.
책에 그림을 그리는 것에 대해( 뜨아~) 평소에는 쉽게 용납하지 못하는 엄마도
이 책을 가지고 놀 때만큼은 너그러이 유성매직을 권하게 됩니다. ㅎㅎ
 
 
 

 
스티커를 살펴볼까요?
두 장의 스티커가 있어 처음에는 '너무 적은 거 아닌가?' 싶은 생각이 약간 들었어요.
종지재질에 대해 좀 아시는 지인이 이 스티커의 재질을 보더니 '고급용지'라고 합니다.
막눈인 제가 보기에는 스티커가 너무 얇아서
아이가 힘을 주면 늘어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화학성분의 접착성분을 다 빼서 사용하는 아이에게는 더 좋을 것 같다고 하네요.
그래도 스티커를 자주 만질 아이의 건강을 생각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



 
책을 처음 본 날, 꼬맹군이 스티커를 직접 떼겠다고 해서 주었어요.
살살~ 조심해서 떼어냅니다. ^^;



 
책에도 붙여 봐요.
아이가 붙이고 싶은 곳에 붙였어요.
우리 꼬맹이는 뽀로로에 나오는 에디처럼 우주비행사가 되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었는데,
꼬마 스티커를 붙이며 "나도 이렇게 비행기를 탈꺼야."라고 하더라구요.
 
 

 
마지막 화가가 되어 보는 시간.
유성펜으로 그림을 신나게 그리고, 다시 그려야 겠다며 지우개로 쓱싹쓱싹~!
다른 아이들도 그렇겠지만 꼬맹이도 쓰고 지우고의 반복행위를 몇 번이나 질리지 않고 했어요. ^^
 
우리 꼬맹군, 붙일 때는 잘 붙였는데 스티커가 너무 얇아서
떼어낼 떼는 엄마의 도움을 청하더라구요.
책의 글밥 정도나 알록달록한 그림 등을 보면 더 어린 아기들도 사용할 수 있을 듯 한데
스티커가 얇아서 다섯살 꼬맹군도 처음엔 떼어내기가 쉽지 않았어요.
 
엄마는 아무래도 외형적으로 튼튼한가 오래 사용할 수 있는가도 따지기 때문에,
스티커가 약해보인다는 점과, 책의 제본만 좀 더 튼튼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하지만 아이는 즐겁게 책을 보며 놀아주네요.
얇아서 금새 찢어지거나 늘어날 것 같다는 엄마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스티커는 꼬맹군이 여러번 사용했어도 아직도 멀쩡히 잘 지내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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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법
신의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어린 아기였을 때는 그저 잘 먹여주고 재워주는 것에만 신경을 쓰면 되었었는데, 
아이가 말문이 트이고 자기의 생각을 말하기 시작하니 엄마가 점점 신경쓸 것이 늘어난다.
생활태도, 습관, 바른 교육을 위해 아이에게 요구하는 것도, 강요하는 것도 점차 늘어나게 된다.
아이가 내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으면 잔소리도 쉽게 나오고 화가 나서 소리도 치게 된다.
그 와중에 내가 무
심히 아이에게 대했던 말들, 눈길,
혹은 태도가 
아이를 섭섭하게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소아정신과 전문의의 이야기이며 솔직한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간혹 육아서를 읽을 때면 ’나는 절대 아이에게 소리지르지 않았다’거나,
’절대 매를 들지 않았다’라는 구절을 본다.
그런 부모이기에 육아의 귀감이 되어 이런 육아서도 썼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나랑 동떨어진 듯한 느낌에 괴리감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나타내는 발달징후를 이해하지 못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절박한 정으로 책을 들었던 나는
그런 구절을 볼 때마다 나랑 다른 사람이기에 저런 육아가 가능했을거라는,
지레 포기를 하게 되곤 했었다.

그런데 신의진 박사님의 이야기는 소아정신과 전문가로서,
두 아이의 엄마로서 담담히 들려주는 경험과 조언의 이야기로,
나에겐 구구절절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이런 소아정신과 전문교육을 받은 선생님은 절대 아이를 때리지도 않고,
아이에게 짜증내지도 않았다고 말할 줄 알았는데,
저자도 아이들을 키움에 있어서는 이론과 감정의 조절을 연습하고 노력하는 부모라는 점이 왠지모를 위안도 되었다.

나도 노력하면 현명한 부모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희망도 보았다.
저자의 그런 고백은 인간적으로 보이고 부모로서 공감도 되었다.




아이들은 세상의 규칙에 반하도록 태어났다... 규칙을 지키는 것은 어른들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왜 아이한테는 감당 못할 정도로 많은 규칙들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모두 지키기를 바라는가.
- p.26 [말 잘 듣는 아이가 위험할 수도 있다]

나도 아이에게 내가 정한 규칙을 지켜주기를 바랬다, 어떨 땐 강요도 했다.
"도대체 엄마가 몇 번 말했어!"가 아이를 야단칠 때 항상 나오는 내 레파토리였다.
몇 번이나 말했는데도 알아듣지 못하고 같은 행동을 계속 하는 아이를 보면 속이 터지기도 했다.
그런데 고작 몇 번을 말해놓고 아이의 행동이 수정되기를 바랬다는 것 자체가 나의 욕심이라는 걸 알았다.
나 역시 욕실을 사용한 후에는 물기를 좀 닦고 나와달라는 남편의 요구를 여지껏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혹은 마지못해 대충 들어주며 지내지 않았던가.
하물며 다 큰 어른인 나조차 들어도 매번 잊어버리는 것, 들어주기 싫은 요구가 있는 법인데, 내 아이라는 이유로 나는 아이가 내 말을 모두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아이를 위하는 말이니, 나는 아이의 초기습관과 행동을 교정해 줄 의무가 있는 사람이니, 당연히 나는 아이에게 야단치고 소리칠 권리가 있다고 철썩같이 믿었다. 
아이가 ’엄마’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수백번, 수천번이 넘는 ’엄마’라는 단어를 들어야 가능하듯이,
아이가 바른습관과 행동교정을 위해서는 역시 수백번 수천번이 넘는 엄마의 말을 들어야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는 고작 몇 번 말해놓고 아이에게 못 알아듣는다고 다그치고 있었다는 걸, 책을 보고 깨달았다.



무작정 아이의 버릇을 잡겠다고 무섭게 혼을 내면 아이는 절대 바뀌지 않을 뿐더러 부모와의 관계도 멀어진다.
부모는 아이를 혼냄으로써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닫기를 바라지만, 사실 아이가 느끼는 것은 부모가 자기를 미워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과 고통, 그리고 놀람 뿐이다. 이건 내 뼈저린 경험으로 깨달은 바이기도 하다.
- p.64 [매를 들어야 아이가 말을 듣는다는 생각부터 버려라]

목적을 위해 수단이 어떠해도 좋다는 생각을 접어야겠다.
아이에게 좋은 습관을 익히게 해주고 바른 아이로 자라기를 원한다면,
소리지르고 야단치기 전에 먼저 아이의 마음을 보아주려고 노력해야겠다.
아이를 이해하고 대화를 시작한다면 결과는 그 전보다 훨씬 더 좋아질 것 같다는 믿음이 생긴다.
좋은 밭에서 좋은 곡식이 자라듯, 아이의 마음이 평온하고 밝아야 바른 행동과 좋은 습관이 나올 것이다.

아이가 고집을 부리면, 그럼 "그럼 너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 라고 한 번 물어본다.
아이가 스스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할 때는 엄마가 두 가지 정도 선택거리를 주고 한 번 골라보라고 한다.
아이가 울 때는 울음을 멈출 때까지 기다렸다가 아이가 "진정됐어" 라고 말하면 이야기를 시작한다.
가끔 화를 참지 못할 때는 아이의 떼를 무시하는 것도 한 방법인 것 같다.
그 동안 내 화도 조용히 삭여질 것이다.
무엇보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아이가 사소한 잘못을 할 때마다 자동반사적으로 나오던
잔소리를 줄여야겠다는 생각을 가장 많이 했다.
엄마의 화를 온몸으로 고스란히 받는 아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고,
큰소리로 화를 내거나 잔소리를 하기 전에 아이를 먼저 이해해 보기로 다짐했다.

아이를 이해하지 않고는 행복한 육아도 없다는 사실,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말투부터 하나씩 고쳐야한다는 기본원칙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이 책은 아이를 이해하고 나를 위로하는 좋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저자가 솔직담백하게 풀어내는 이야기 속에는 주옥같은 말들이 많아서 메모장에 일부러 옮겨 적어 놓기도 했다.


아이가 뒹굴거리면서 "아이~ 심심해"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부모들은 "나가서 놀아", "책 읽어라", "숙제도 다 안 했으면서 뭐가 심심해"라는 식으로 말한다.
아이가 한 말에 대해 부모들은 명령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고, 훈계하는 것이다.
아이 입장에서 보면 그만큼 기분이 나빠지는 일도 없다.
그저 내 기분이 어떻다고 말했을 뿐인데 돌아오는 것이 이런 류의 반응이라면
아이는 ’다시는 엄마한테 이야기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하고 말문을 닫아 버리게 된다.
- p.111  [부모들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80:20 대화의 법칙 中]


이솝 우화에서 나그네의 외투를 벗긴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태양이었다.
도둑인 장발장을 타인을 돕는 헌신적인 사람으로 변모시킨 것은
그의 죄를 물으러 온 형사가 아니라 고통을 이해해 준 자애로운 신부였다.
무언가를 가르치고 싶다면 먼저 아이를 이해하라.  
- p.117 [아이를 정말 바른 길로 이끌고 싶다면 中]


대부분의 부모들은 자신의 아이가 정리는 좀 못해도 게으르지 않고 성실한 아이가 되길 바랄 것이다.
그랬을 때 ’게으름 피우지 마라’는 말이 먹히기 위해서는 ’책상 정리 좀 하라’는 말을 평소에 좀 참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게으름 피우지 마라’는 말이 지닌 중요한 가치가 ’책상 정리 좀 하라’는 잔소리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p.156 [내 말이 아이에게 잔소리가 되지 않게 하려면]


책을 읽는 동안 뜨끔했던 적이 여러 번, ’맞아, 맞아’ 고개를 끄덕였던 적도 여러 번,
내가 여태 배우고 모으고 체득해왔던 육아노하우가 속속들이 들어가 있는 듯 하여 마음이 시원해진 적도 여러 번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우리 아이가 그저 말 잘듣는 아이가 되기만을 바라지는 않기로 했다.
우리 남편은 아직도 이 책을 읽기 전의 나와 비슷하다.
예쁠 땐 한정없이 예뻐하지만, 아이가 억지를 써서 말로 안될 때는 좌절하고 의문스러워한다.
"도대체 아이들은 왜 저래?"
자기 자식을 이해못하는 저 남자, 하지만 밖에 나가면 아이와 잘 놀아주고 매일 목욕도 함께 하는, 우리 동네 아줌마들 사이에서도 꽤 자상한 아빠로 통하는 남자다.

내 보기에 남편은, 처음엔 대화를 하겠다고 시작했다가
나중에 아이가 억지를 부리면 자기도 모르게 흥분해서 아이와 똑같이 유치한 말대꾸를 주고 받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니 아이 말에 이기지 못하는 자기가 답답해지는 것이다.
나도 그러했겠지만, 남편은 그런 자신의 모습을 깨닫지 못했겠지. ㅎㅎ

며칠 전에는 우리 남편이 나에게 물었다.
"난 외국 육아서보다 한국사람이 쓴 육아서가 더 공감가던데, 저 책은 한국사람이 쓴 건가?"
유명한 소아정신과 교수가 쓴 거라고 했더니 "그럼 나도 한 번 읽어볼까"라고 한다.
아마, 우리 남편도 이 책을 읽는다면 생각이 좀 바뀔 것이다.
아니, 아이와의 대화법이 조금 바뀔 것 같다. 
대화법만 달라져도 아이에 대한 마음이 훨씬 편하고 여유로워진다는 사실을, 우리 남편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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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의 방
윤선미 지음 / 초록물고기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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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윤선미 작가의 <자매의 방>이라는 소설을 처음 보았을 때.

나는 두 자매의 비극적인 삶 이야기를 다루었다는 글을 보고 호기심이 동했다.

경악할 정도의 빠른 템포감을 가졌다는 것에도 매력을 느꼈다.

아이를 키우며 아이 책만 줄곧 접했던 내게,

나를 위한 책도 한 권쯤 읽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눈에 들어온 책이 바로 <자매의 방>이다.

 

남편과 이혼하고 딸아이 송아를 데리고 동생인 민희집에 얹혀사는 예희는 치열하게 살아왔지만

결혼과 동시에 가정밖에 몰랐던 어리숙하고 사회 한 켠에 물러서 있던 여자였다.

그렇게 이혼을 하고 싶어 했으면서도 이혼이라는 것에 적응하지 못하고 술에 의지하는가 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다가오는 사랑들에 휘둘리기만 할 정도로 다부지지 못한 것 같기도 하다. 

반면, 사회적 캐리어를 쌓으며 일중독에 빠진 것처럼 당차고 열심히 살아가는 민희.

하지만 당차고 똑부러지는 그녀도 사랑 앞에서는 설레이고, 기대하고,  이별헤 힘들어하는. 그냥 <여자>이다.

 

예희가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만두가게 요리사 명길의 집착적인 사랑,

경찰임에도 직분을 잊고 예희를 위해 살인의 공범을 자처한 준기의 사랑.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지키기 위해 사랑하는 민희를 버릴 수 밖에 없는 기태의 사랑,

다른 여자와 결혼하고도 계속 민희를 잊지 못하고 사랑을 키워온 철웅의 사랑.

두 자매의 주변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떠도는 남자들의 모습까지..

 

이들 두 자매를 둘러싼 남자들 또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고통받기는 한가지다.

그리고 한 집에 살지만 각자의 고민을 떠안느라 바빠서 식구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자신만의 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그들을 보며

가족, 특히 동성인 자매관계에 대해 다시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

 

나와 비슷한 얼굴을 가지고 오랜세월 비슷한 생활을 영위하며 자랐던 자매.

다 같은 사랑이라도 내 사랑, 내 고민이 더 중요한 법,

가끔은 언니의 고민이 무언지, 동생의 요즘 근황이 어떤지를 잊어버리기도 한다.

그녀들은 자신들의 생각에 너무 빠져서 바로 옆에 있는 핏줄에게 고민상담을 할 여유도 없었던걸까?

세상에서 가장 가까울 것 같은 가족, 그 중에 동성의 또래인 자매.

그들의 관심사는 같지만 소통은 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어떤 색의 사랑이든, 다른듯 하면서도 그 고통의 무게가 극단적인 선택을 할 만큼 힘들었다는 것에서 

그 두 자매의 사랑은 닮아 있다.

한 여자는 사랑이라는 심한 몸살을 앓고 사회로 당당히 걸어들어갔고,

또 한 여자는 사랑이라는 폭풍에 휘말려 출가를 결심한다.

이 둘의 인생행로 또한, 다른 듯 하면서도 사랑을 떨쳐버리려는 탈출구로 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는 점에서는 닮아 있다. 

 

우리네 인생에서 사랑을 빼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될까

남녀간의 사랑이든, 핏줄에 대한 사랑이든,

사랑에 울고 웃고 고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와중에도 언니와 동생, 딸과 조카에 대한 가족의 끈끈한 정이 곳곳에 묻어나는 책이다.

지문마다, 대사마다, 그 장면이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연상이 되었다.

어디엔가는 있을법한, 우리가 한번씩은 느껴봤을법한 사실적인 스토리는

페이지를 술술 넘어가게 만들고 어느새 다음 페이지를 궁금하게 하며 책을 금새 읽게 만들었다.

 

대단한 사랑의 홍역을 치른 그녀들이 선택한 길이

부디 마음의 안정을 찾아가는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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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아기 토끼 - 이제 밤이 무섭지 않아! 책장을 넘기면 그림이 스르륵 바뀌는 깜짝 변신 그림책
존 버틀러 글.그림, 노은정 옮김 / 아이즐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가 뚫려 있고, 그 속에 귀여운 토끼 한 마리.
<씩씩한 아기 토끼>
와의 첫만남입니다.

궁금한 마음에 표지를 열어보면, 스르륵~ 토끼 그림이 바뀌지요.
 








’신기한 걸~’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어본 <씩씩한 아기 토끼>이야기.
이 책에는 "이제 밤이 무섭지 않아!" 라는 관제가 붙어 있는데요.
"이제 밤이 무섭지 않아!"라는 문구를 본 순간,
이 책 우리 꼬맹이 좀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런데 이렇게 밤을 무서워하는 꼬맹이가 우리집 말고도 한 명 더 있었네요.
바로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버니예요.
버니 역시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았던 질문, "엄마, 저 숲 속에는 무엇이 있어요?"에 대한 답으로 "깊은 숲에는 유령이나 괴물이 숨어 있다가 밤마다 돌아다닌대. 그러니 숲에는 가면 안된다. 알겠지?"라는 말을 듣게 되지요.

그렇지 않아도 겁 많은 아기 토끼는 유령과 괴물이 돌아다니는 캄캄한 밤이 더욱 무서워졌어요.
우연히 숲속에서 길을 잃은 아기 토끼에게 새로운 친구들이 나타나며 더이상 밤은 무서운 존재만은 아니게 되었지요.
밤에 할 수 있는 것들, 밤이라서 더 좋은 것들이 많았거든요. ^^ 




우리 꼬맹이에게 읽어주기에는 제법 글밥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과 괴물출몰을 동급으로 생각하는 
자신과 비슷한 아기토끼 버니를 보며 이야기에 쏙 빠져들었답니다.
처음에는 표지를 넘기면서부터 시작되는 스르륵 변하는 그림에
흥미를 가지고 보기 시작했지만, 엄마와 함께 보며 이야기를 들으면서부터는 내용과 그림에 집중하더라구요.
글 중간 중간, 극적 긴장감을 나타내는 소리라던가 상황 등이 적절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우리 꼬맹이, 어떤 부분에서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목을 움츠리며 이야기를 듣기도 했답니다.


 


 바로 그때, 누군가 마른 가지를 밟으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괴물인가 봐!’ 버니의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어요.

투둑 툭! 툭! 투둑!



따스한 세밀화 분위기의 은은한 일러스트. 속닥속닥 정겨운 이야기가 있는  
<씩씩한 아기 토끼> 베드타임스토리로도 딱 좋아요.
우리 꼬맹이와 엄마는 목욕 후 잘 준비를 하며 이 책을 읽어요.
뜨끈한 바닥에 배를 깔고는, 이불에 폭 덮힌 채 둘이 나란히 엎드려서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소중하고 다정한 우리 둘만의 시간이 소록소록 쌓이는 느낌이랍니다. ^^
 


꼭 이 책 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요즘은 우리 꼬맹이 혼자서도 불 끄고 잘 눕는답니다.
예전엔 엄마가 불 끄려면 ’불 끄지마~’라고 하거나, 이불 안에 폭 들어가서는 ’엄마가 꺼줘’라고 했거든요.
이젠 엄마가 ’불 꺼야겠다’ 라고 하면 자기가 먼저 가서 불 끄고 자리에 눕는답니다.

아기 토끼 버니처럼, 우리 꼬맹이도 책을 보며 또 조금 성장한 걸까요?
<씩씩한 아기 토끼>이야기는 우리 꼬맹군에게 기분 좋은 따스한 만남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
 

 



올해 4살 우리 꼬맹이는 사내아이임에도 겁이 많은 편이예요.
외할머니가 ’꼼지 온다, 들어가자~’ 라고 한 뒤로는, 
꼼지가 엄청나게 무서운 괴물인 줄 알고 있구요,
불 끄는 것도 엄청 싫어하지요.
한 번은 불을 끄면서 밤동안 보일러가 돌아갈 온도조절을 미리 맞추었는데요.
얼핏 ’온도가 높네’라는 혼잣말을 했더니, 그 뒤부터는 ’온도’도 무섭답니다. ㅡㅡ;;
뿐만이 아니에요. 불을 끄려고 전깃불 얘기를 했더니, ’전기’도 무섭답니다.
아마 불을 끄고 잠드는 와중에 나왔던 말들은 다 무서운 것으로 느껴지나봅니다.
"엄마, 온도 무서워", "엄마, 전기 무서워"라고 하는데 뭐라고 해야할 지~~
온도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무섭다고만 하는 우리 꼬맹이가 황당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 그 천진난만함이 귀엽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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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 그림책버스 40
사라 윅스 지음, 박소연 옮김 / 달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하트 속에 제목이 쓰여진 <멍멍!>은
강아지와 고양이의 언어장벽에 대한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 책이랍니다.
재미있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책의 그림은 아주 독특한데요.
판화형식의 콜라주 기법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요.
그래서 그런지, 이곳저곳에서 입체적이고 다양한 스타일의 그림을 느낄 수 있답니다.





강아지는 오늘도 강아지처럼 생각해요. 뛰다가 헐떡이고,  
킁킁거리다 으르렁거리고,
데굴데굴 구르다 땅을 파고, 또, 늑대처럼 울부짖을 거라나요? 


전형적인 강아지의 모습을 그리고 있지요.
강아지의 모습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점이 재미있어요.
우리 꼬맹이도 강아지가 생각하는 모습, 혀를 내밀고 헐떡이는 모습,
데굴데굴 구르는 모습 등을 보고 따라해보더라구요.
꼬맹이의 외갓집에는 이 책에 나오는 강아지만한 개를 키우고 있는데요. 

이런 모습들은 이미 우리 꼬맹이에게는 익숙한 모습들이지요. ^^

 


꼭 우리 강아지 두리 같다고, 
"두리도 혀를 이렇게 내밀잖아~"라고 따라 혀를 내밀어보고,
데굴데굴이라는 의태어를 듣고는 
"강아지는 데굴데굴 도토리처럼 굴러~" 라고 얘기하며 저도 한 번 굴러봅니다.




이렇게,너무나도 강아지다운 평범한강아지를 
사랑에 빠트린 장본인은 바로 고양이였어요.
강아지가 가슴에 하트를 꼭 안고 있는 모습 좀 보세요.
하트가 점점 커지고 많아지는 그림을 보고 있으니,
꼭 강아지의 점점 커가는 사랑의 마음을 표현한 듯 해요.
특히 고양이의 코를 케이크 장식의 장미같다고 표현한 부분이 기발하지요? ^^




가슴이 콩닥콩닥~ 사랑에 빠져버린 강아지.
용기를 내어 고개를 들고-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사랑해!"라고 외쳐보지만
고양이에게는 그저 이렇게 들릴 뿐이었어요.
"멍멍멍!"
 
<고개를 들고- 입을 커다랗게 벌리고->
라고 강조되어 있는 부분을
꼬맹이와 엄마는 자기도 모르게 따라하고 있었답니다.
큰 소리로 "사랑해!"라고도 외쳤지요. ㅎㅎ
보는 우리야 너무나 이해가 가고 당연한 것이겠지만,
강아지나 고양이 입장에선 얼마나 답답한 일이었을까요?

서로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니, 그저 "멍멍!"과 "야옹!"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 밖에요.
이 부분을 읽던 우리 꼬맹이는 "고양이가 사랑한다는 말을 못 들었어?"라고 물어요.
엄마가 설명해주니 ’그럼 내가 고양이한테 얘기해주면 되겠다!’라고
묘안을 떠올린듯 손뼉을 치더라구요.
앞으로는 사랑의 메신저 꼬맹군이라고 불러주세요~ ㅋㅋ




아무리 사랑의 달콤한 말들을 속삭여도 못 알아듣는 고양이 때문에 강아지는 지쳤지요.
땅을 파면 기분이 좋아지는 강아지는 기분전환을 위해 땅을 열심히~파다가,
트럼본을 발견하곤 후~ 불어봅니다.

강아지가 고양이를 사랑하는 모든 생각과 감정들을 담아 불자,
비로소 고양이에게도 강아지의 마음이 전달되었어요.
못알아듣는 서로의 언어가 아닌, 음악으로요!
드디어 서로의 마음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지요. ^^

이 책은 사랑의 감정과, 고백과 하트가 빼곡히 숨겨진 책이에요.
재미있고도 로맨틱한 <멍멍!>을 읽다보면
왠지 마음이 노골노골, 말랑말랑해짐을 느낄 수 있지요.
말이 통하지 않아도, 혹은 꼭 말이 아니라도,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는 걸 알게 해주는 것 같아요.
진심만 있다면요~

이런 진심을 "멍멍!"이라고 할 때 우리 고양이가 알아주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잠시 들었네요. ㅎㅎ




이 책을 읽고 난 우리 꼬맹이는  책을 펼쳐놓은 채로 자석블럭을 가져와
책에 나오는 하트를 만들었어요.


 

항상 뭘 만들면 엄마에게 자랑하는 꼬맹이인데,
오늘은 "엄마, 이거 내 마음이야~"라고 얘기하면서 제게 보여줍니다.
엄마를 사랑하는 우리 꼬맹이 마음, 너무 예쁘지요?
오늘 감동했답니다. 



 

항상 이렇게 아름다운 마음만 나누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이 책을 읽고나니 저도 한 번 사랑을 고백해보고 싶은데요.
우리 꼬맹이에게 꼭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아도
하트 뿅뿅 서린 채 날리는 엄마의 눈길과,
꼬맹이의 이름을 부르는 엄마의 목소리만 들어도, 
우리 꼬맹군은 엄마의 사랑하는 이 마음을 느낄 수 있을까요?

12월 14일. 오늘은 허그데이라고 해요.
옆에 있는 우리 꼬맹이들을 사랑스럽게 한 번 꼬옥~ 껴안아 주시면 어떨까요?
그것만으로도 우리 꼬맹이들은 엄마의 사랑을 충분히. 느낄 수 있을거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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