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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한 아기 토끼 - 이제 밤이 무섭지 않아! ㅣ 책장을 넘기면 그림이 스르륵 바뀌는 깜짝 변신 그림책
존 버틀러 글.그림, 노은정 옮김 / 아이즐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표지가 뚫려 있고, 그 속에 귀여운 토끼 한 마리.
<씩씩한 아기 토끼>와의 첫만남입니다.
궁금한 마음에 표지를 열어보면, 스르륵~ 토끼 그림이 바뀌지요.
’신기한 걸~’ 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열어본 <씩씩한 아기 토끼>이야기.
이 책에는 "이제 밤이 무섭지 않아!" 라는 관제가 붙어 있는데요.
"이제 밤이 무섭지 않아!"라는 문구를 본 순간,
이 책 우리 꼬맹이 좀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런데 이렇게 밤을 무서워하는 꼬맹이가 우리집 말고도 한 명 더 있었네요.
바로 이 책에 나오는 주인공 버니예요.
버니 역시 지나가는 말로 물어보았던 질문, "엄마, 저 숲 속에는 무엇이 있어요?"에 대한 답으로 "깊은 숲에는 유령이나 괴물이 숨어 있다가 밤마다 돌아다닌대. 그러니 숲에는 가면 안된다. 알겠지?"라는 말을 듣게 되지요.
그렇지 않아도 겁 많은 아기 토끼는 유령과 괴물이 돌아다니는 캄캄한 밤이 더욱 무서워졌어요.
우연히 숲속에서 길을 잃은 아기 토끼에게 새로운 친구들이 나타나며 더이상 밤은 무서운 존재만은 아니게 되었지요. 밤에 할 수 있는 것들, 밤이라서 더 좋은 것들이 많았거든요. ^^
우리 꼬맹이에게 읽어주기에는 제법 글밥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둠과 괴물출몰을 동급으로 생각하는
자신과 비슷한 아기토끼 버니를 보며 이야기에 쏙 빠져들었답니다.
처음에는 표지를 넘기면서부터 시작되는 스르륵 변하는 그림에
흥미를 가지고 보기 시작했지만, 엄마와 함께 보며 이야기를 들으면서부터는 내용과 그림에 집중하더라구요.
글 중간 중간, 극적 긴장감을 나타내는 소리라던가 상황 등이 적절하게 표현되어 있어서 우리 꼬맹이, 어떤 부분에서는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목을 움츠리며 이야기를 듣기도 했답니다.
바로 그때, 누군가 마른 가지를 밟으며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어요.
’괴물인가 봐!’ 버니의 가슴이 마구 뛰기 시작했어요.
투둑 툭! 툭! 투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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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스한 세밀화 분위기의 은은한 일러스트. 속닥속닥 정겨운 이야기가 있는 <씩씩한 아기 토끼>는 베드타임스토리로도 딱 좋아요.
우리 꼬맹이와 엄마는 목욕 후 잘 준비를 하며 이 책을 읽어요.
뜨끈한 바닥에 배를 깔고는, 이불에 폭 덮힌 채 둘이 나란히 엎드려서 이 책을 읽고 있노라면 소중하고 다정한 우리 둘만의 시간이 소록소록 쌓이는 느낌이랍니다. ^^
꼭 이 책 때문이라고 꼬집어 말할 순 없지만,
요즘은 우리 꼬맹이 혼자서도 불 끄고 잘 눕는답니다.
예전엔 엄마가 불 끄려면 ’불 끄지마~’라고 하거나, 이불 안에 폭 들어가서는 ’엄마가 꺼줘’라고 했거든요.
이젠 엄마가 ’불 꺼야겠다’ 라고 하면 자기가 먼저 가서 불 끄고 자리에 눕는답니다.
아기 토끼 버니처럼, 우리 꼬맹이도 책을 보며 또 조금 성장한 걸까요?
<씩씩한 아기 토끼>이야기는 우리 꼬맹군에게 기분 좋은 따스한 만남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
올해 4살 우리 꼬맹이는 사내아이임에도 겁이 많은 편이예요.
외할머니가 ’꼼지 온다, 들어가자~’ 라고 한 뒤로는,
꼼지가 엄청나게 무서운 괴물인 줄 알고 있구요,
불 끄는 것도 엄청 싫어하지요.
한 번은 불을 끄면서 밤동안 보일러가 돌아갈 온도조절을 미리 맞추었는데요.
얼핏 ’온도가 높네’라는 혼잣말을 했더니, 그 뒤부터는 ’온도’도 무섭답니다. ㅡㅡ;;
뿐만이 아니에요. 불을 끄려고 전깃불 얘기를 했더니, ’전기’도 무섭답니다.
아마 불을 끄고 잠드는 와중에 나왔던 말들은 다 무서운 것으로 느껴지나봅니다.
"엄마, 온도 무서워", "엄마, 전기 무서워"라고 하는데 뭐라고 해야할 지~~
온도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무섭다고만 하는 우리 꼬맹이가 황당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 그 천진난만함이 귀엽기도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