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의 삶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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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를 찾기 위해 내면으로의 사유를 하기 마련인데, 아니 에르노는 밖의 삶으로 자아를 탐색하는 독특한 방법을 제안하는 것 같다. 새롭고도 유익한 사유법이 담겨있을 것 같다. 나와 사회를 동시에 알아갈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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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바깥 일기 + 밖의 삶 - 전2권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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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에르노는 아주 개인적인 것을 쓰면서도 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보여주는 글을 쓴다. 독특하고도 강렬한 시선을 만들어간 비밀 노트 두 권, 7년과 7년, 도합 14년의 기록이라니 - 한 작가의 시선이 만들어 지는 과정,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자신의 것을 연마하는 인내의 과정이 담겨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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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 일기
아니 에르노 지음, 정혜용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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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아니 에르노의 시선이 만들어진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일기. 엿보고 싶은 노트가 책으로 - 무궁무진한 글쓰기의 세계도 볼 수 있을 듯. 기대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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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사람들
캐서린 벨턴 지음, 박중서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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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권력 구조를 파헤치는 완결판 - 푸틴의 사람들 (원제: Putin's People: How the KGB Took Back Russia and Then Took on the West). 원제의 부제도 강렬하지만, 한국어판의 부제 '러시아를 장악한 KGB 마피아와 대통령의 조직범죄'도 만만치 않다.

러시아의 서사

이해할 수 없는 행보를 보이는 러시아의 시꺼먼 속내는 여기저기서 파헤쳐 지고 있다. 그중 '푸틴의 사람들'은 위용 있는 두께를 자랑하며 러시아의 이너서클의 모습을 완벽히 그려낸 책이다. 처음엔 부담스러운 분량(총 874쪽)이었지만, 사실 러시아는 이 정도로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는 한 이해 불가의 국가다. 그간 몇 권의 책과 컨텐츠로 러시아 관련 권력구조의 특이한 성질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이 책은 여러 사건을 다각도로 보여주며 현재 러시아의 서사를 완벽히 알려주었다.

러시아에는 차르라는 왕권국가의 시절이 있었다. 그리고 연방 공산당 시절도 있었다. 현재는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도 있다. 하지만 최근까지 러시아를 국제 무대에서 건재한 국가로서 가장할 수 있었던 '푸틴의 크렘린'은 거대하고 기괴한 돌연변이 시스템이었다. 푸틴이 중심에 있는 사건들에 집중해서 효과적으로 권력의 여러 모습을 알아가는 것은 의외로 너무 재미있고 효율적이었다.

푸틴 시대

푸틴이 어떻게 장기집권하고 있는 걸까가 궁금했던 건 러시아를 거의 알지 못했을 때였다. 왜 푸틴이 인기가 많은지를 생각했던 건 순진한 생각이었다.


푸틴을 누가 만들었는지, 왜 푸틴이 러시아에 필요한지, 푸틴을 둘러싼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가는 방법은 결국엔 '푸틴의 사람들'이 누구인지, 연결고리 하나씩 들춰보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푸틴을 누가 왜 만들었고, 푸틴의 역할이 무엇이 있는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푸틴이 힘을 휘두르기 시작할 때, 누구를 이용해 어떻게 권력을 공고화하는지 알아가는 것도 새로웠다.

읽을수록 독특한 사회다. KGB 안보부는 구시대적 산물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푸틴은 이 막강한 동력을 결코 사장시키지 않았다. 정보화 시대는 보편화된 지 오래지만 가치 있는 정보는 결코 보편화되지 않고 소수에게 이용될 뿐인데, 러시아는 이를 철저히 관리하고 창의적으로 이용한다. 더구나 러시아는 손쉽게 타국의 사법체계를 이용하고, 원하는 대로 부패를 심고, 필요에 따라 무엇이든 은폐하거나 폭로한다.


막대한 부를 가진 올리가르히를 막을 방법은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푸틴은 국외로도 수월하게 사정거리를 넓히고, 긴요한 것들을 동원해 재산과 신변을 가차 없이 처단한다. 이런 여러 과정이 책에 상세히 분석되어 있었고, 독특하고 은밀한 러시아의 시스템을 볼 수 있었다.



친절한 구성

1/3쯤 읽었을 때 점점 안갯속에서 걷는 느낌이 들어서 힘들었는데, 한국어판의 해제와 옮긴이의 말을 먼저 읽고 활력을 찾을 수 있었다. 유용한 푸틴의 연보도 한국어판의 친절한 구성 중 하나이다. 러시아 내용이 처음이라면, 아무래도 해제와 옮긴이의 말을 읽고 읽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어쨌든 친절한 구성에 힘입어, 여러 가지 주제로 러시아를 알아가고, 마지막 장으로 도널드 트럼프와 관련된 이야기까지 재미있게 읽었다. 딱딱한 책이었지만, 저자의 끈기 있고 치밀한 조사와 정리가 멋졌다. 의외의 단점은.... 이제 나도 음모론을 쉽게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아 조금 우려가 된다는 점.



은밀한 국가, 20년 동안 권력을 독점하고 안일하게 도태되지 않은 채, 자신만의 방법으로 여러 나라를 위협하는 러시아, 아니, <푸틴의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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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토머스 도드먼 외 엮음, 이정은 옮김, 브뤼노 카반 기획 / 열린책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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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수록 전쟁을 적확한 언어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

감정적인 동요의 근원

2권으로 이어진 3부에서는 군인과 시민의 '전쟁 경험'을 4부에서는 '전쟁에서 벗어나기'를 다루고 있다. 읽기 전에는 트라우마나 전쟁 후유증, 잔존하는 피해들에 대한 내용이 연달아 나올 걸로만 예상했고, '읽기 힘들겠다.', '감정적으로 동요가 될 것 같다.' 정도로 우려했었다. 하지만 그런 부정확한 예상은 이 책을 읽을수록 불식되었고, 전쟁 상황을 적확한 언어로 이해해 나가면서 훨씬 복합적인 인식과 정연한 사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전투 경험은 처음부터 끝까지 신체적이며, 전쟁은 강한 주관화가 이루어지는 경험이라는 점, 여타의 사회 경험과 비견할 수 없을 만큼 강한 정서가 동원된다는 것과 같은 내용들은 일종의 정의(definition)로 다가오며, 전쟁에 대한 논의의 올바른 토대를 마련해 주었다. 이런 내용은 무수히 많았고, 올바른 정의에서 시작한 전개를 읽는 모든 과정은 '감정적인 동요'의 근원을 파헤치고, 많은 것들을 차근차근 정리하는 과정이었다.



근대전, 만연한 폭력

이 책의 전쟁사는 명명된 전쟁의 역사를 되짚는데 그치지 않고 근대의 폭력까지 전쟁의 양상으로 아울러 담고 있다. 더불어 군인과 시민의 전쟁 경험이 과거와 현재가 얼마나 판이한지를 다각도에서 비교해 나간다. 사망자 수 대비 부상자 수가 얼마나 증가했는지, 생존자의 감각 체험이 왜 전례 없던 공포로 바뀌었는지, 새로운 시련과 혼란이 얼마나 무한하게 펼쳐질 수 있는지를 과거와 현재까지의 수많은 폭력 상황의 예와 함께 알 수 있었다.

수많은 사례를 알게 되었지만, 동요되는 감정은 감상적으로 빠지기 보다는 끊임없는 폭력 상황을 직시하게 만들었다. 각 주제별로 다루는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하나같이 포괄적인 분석과 현재의 폭력 상황과 미래의 예측을 담고 있는 점도 좋았다.

극단적 폭력과 전쟁을 유지시키는 상징들

물론 전쟁에 대해 알아간다고 해서 전쟁을 옹호하게 되지는 않는다. 전쟁은 그야말로 극단적인 폭력 상황이라는 점을 깨달을 뿐이었다. 가장 해로운 극단적인 폭력 상황으로 인한 병폐는 어느 정도 정점을 찍고 자제하는 질서를 세운 듯도 싶지만, 크고 작은 폭력 상황은 평화를 세계 곳곳에 계속 있어왔고, 우러 전쟁도 발발했다. 폭력은 과연 없어질 수 없는 것일까? 더불어, 전쟁이라는 대규모 집단 사회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는지는 분야마다 판이할 수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한편, 의외로 계속 의문이 드는 점은 전쟁과 관련한 희생을 숭고하게 생각하고 명예롭게 만들는 상징성이었다. 전쟁을 떠받치는 것들은 여러 개이지만, 개인이 전쟁을 옹호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차원의 인식부터 달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권보다 힘들 줄 알았지만, 더 깊게 읽을 수 있었던 <세상을 바꾼 전쟁의 모든 것 2>였다.

전쟁의 역사를 계속 훑어나가면서 전쟁에 대해 균형 잡힌 인식을 세워나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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