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어떻게 장기집권하고 있는 걸까가 궁금했던 건 러시아를 거의 알지 못했을 때였다. 왜 푸틴이 인기가 많은지를 생각했던 건 순진한 생각이었다.
푸틴을 누가 만들었는지, 왜 푸틴이 러시아에 필요한지, 푸틴을 둘러싼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가는 방법은 결국엔 '푸틴의 사람들'이 누구인지, 연결고리 하나씩 들춰보는 방법이 최선이었다. 푸틴을 누가 왜 만들었고, 푸틴의 역할이 무엇이 있는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푸틴이 힘을 휘두르기 시작할 때, 누구를 이용해 어떻게 권력을 공고화하는지 알아가는 것도 새로웠다.
읽을수록 독특한 사회다. KGB 안보부는 구시대적 산물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푸틴은 이 막강한 동력을 결코 사장시키지 않았다. 정보화 시대는 보편화된 지 오래지만 가치 있는 정보는 결코 보편화되지 않고 소수에게 이용될 뿐인데, 러시아는 이를 철저히 관리하고 창의적으로 이용한다. 더구나 러시아는 손쉽게 타국의 사법체계를 이용하고, 원하는 대로 부패를 심고, 필요에 따라 무엇이든 은폐하거나 폭로한다.
막대한 부를 가진 올리가르히를 막을 방법은 오히려 자본주의 사회에 없어 보인다. 하지만 푸틴은 국외로도 수월하게 사정거리를 넓히고, 긴요한 것들을 동원해 재산과 신변을 가차 없이 처단한다. 이런 여러 과정이 책에 상세히 분석되어 있었고, 독특하고 은밀한 러시아의 시스템을 볼 수 있었다.
친절한 구성